[아이티투데이 정일주 기자]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택시와 같은 O2O(온오프라인연계) 서비스 영역을 퀵서비스와 대리운전 등 인근영역까지 넓히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 소식을 접한 기존 대리운전 업계는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며 대책 강구에 나서고 있다. 

21일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택시의 서비스를 퀵서비스, 대리운전 등 인근영역으로 넓히는 것에 대해 검토 중인 것이 맞다”고 밝혔다. 아직 세부적인 서비스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와 관련한 신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기존 대리운전 관련 업계는 다음카카오의 검토 발언만으로도 비상이다. 대리운전 모바일 앱 서비스 업계는 물론 대리운전 회사들도 다음카카오의 사업 진출에 대해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다음카카오가 카카오택시 서비스 영역을 퀵‧대리운전 등 인근영역까지 넓히는 것을 검토 중이다.
 
대리운전 앱대리24 앱을 운영 중인 '앱천사'의 박경련 이사는 “다음카카오의 대리운전 검토 소식을 듣자마자 대리운전협회를 중심으로 대책회의에 돌입했다”며 “카카오의 진출이 절대 반가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모바일 앱 버튼대리 서비스를 제공 중인 '버튼테크놀로지'의 의견도 다르지 않았다. 구자룡 버튼테크놀로지 대표는 “다음카카오가 영세한 스타트업들이 서비스를 이어나가고 있는 대리운전 앱 시장에 진출한다는 것은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침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그나마 굵직한 기업들이 있었던 콜택시앱 서비스와는 다른 상황이며 지금 시장 업체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아쉬움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리운전은 택시와 다르게 별도의 면허가 필요치 않다. 일반적인 1종 보통/2종 보통 등의 자동차 운전면허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다. 개인택시면허를 발급받기 위해 택시회사서 10년 넘게 일해야 하는 등의 제약도 대리운전엔 없다. 이 때문에 대리운전 기사들에게 대리운전콜 회사가 필요한 주된 이유는 바로 고객과의 연결이다. 카카오택시에 대리운전 기능이 추가되고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경우 고객들 뿐만 아니라 대리기사들이 기존 업계를 떠나 카카오택시에 몰릴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전국 대리운전 노동조합에 따르면 대리운전콜 업체들은 대리운전 기사로부터 평균 20%의 수수료를 뗀다. 그 외에도 콜 취소비, 업소비 등 갖가지 항목으로 대리운전 기사로부터 여러 비용들을 받아내는 업체들도 있다. 다음카카오가 이 상황을 대리운전 기사들에게 유리하게 바꿔나갈 경우 시장 주도권을 잡기는 더욱 쉽다.
 
그렇지만 대리운전 기사들이 다음카카오의 서비스 진출을 모두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전국 대리기사 협회에 소속된 한 대리기사는 “카카오대리(가칭)가 들어오면 (대리기사들의)또 하나의 족쇄가 될 뿐”이라며 “카카오는 결코 봉사 단체가 아니니 착각하지 말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택시의 인근 서비스로 대리운전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아직 서비스도 나오지 않은 상태서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고려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한편, 다음카카오가 밝힌 카카오택시 이용자수는 110만 명, 등록된 기사수도 7만 여명에 달한다. 카카오택시는 출시 후 약 두 달여 만에 콜택시 앱 업계 선두가 됐다. 기존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를 카카오톡처럼 강력한 플랫폼으로 키우기 위해 이용자 확보에 우선 집중한다는 방침을 내세워왔다.

카카오톡은 초기 수익구조 없이 이용자를 확보한 뒤 카카오 선물하기, 카카오 게임하기 등 다양한 서비스를 붙여 수익창출에 성공했다. 카카오택시도 다음카카오 측이 충분히 이용자 확보를 마쳤다고 판단할 쯤 퀵서비스나 대리운전 서비스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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