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애플과 구글이 각각 개발자컨퍼런스를 통해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를 공개했다. 혁신적인 기능을 선보이기 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방향을 맞췄다. 두 진영의 업데이트된 OS는 모바일 시장의 향후 1년을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다. 전세계 약 95%가 이용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구글은 지난 5월 2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구글 개발자대회 I/O 2015를 열고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M를 선보였다. 애플은 열흘 후인 지난 8일 애플세계개발자대회 WWDC2015를 통해 iOS9을 발표했다. 모바일 생태계를 좌지우지하는 구글과 애플의 발표에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됐다.

▲ 8일 WWDC2015에 나선 팀 쿡 애플 CEO (사진=애플)

구글과 애플의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를 살펴보면, 혁신적인 기능이 추가됐다라기 보다는 기존에 있던 기능들을 더 갈고 닦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들판에 멋진 집을 짓고 난 후에 내부 인테리어 작업을 시작한 듯한 인상이다. 현관문은 어떻게 열어야 하는지, 거실은 어떤 형태로 활용해야 할지, 옷장의 옷은 거는 방식이 다른지, 주방의 수납장은 형태를 바꿀지 등 고민의 흔적이 곳곳에 숨어있다.

■ 구글 안드로이드M, HW 변화 SW 지원 
먼저 공개된 구글의 안드로이드M은 향후 출시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하드웨어적 변화와 함께 활용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을 전달하는데 집중했다. 지문인식은 안드로이드 페이를, USB타입C는 기기 호환성을, 앱권한과 크롬의 확대는 사용자경험(UX)의 향상을 가져다 줄 수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매터리얼’ 디자인이 첫 적용된 전 버전인 안드로이드 5.0 롤리팝을 계승했다. 안드로이드M 부터는 앱에 대한 하드웨어 접근 권한이 자동으로 넘어가지 않는다. 하드웨어 접근 권한으로는 카메라와 마이크, 연락처, 전화, SMS, 일정, 센서 등 8가지를 꼽을 수 있다.

이전에는 구글 플레이에서 앱을 내려받기 전에 접근 권한을 물어보게 되는데, 사용자가 8개 중에 임의로 고르는 게 아니라 자동으로 묶여 넘어갔다. 즉, 설치하는 동시에 권한을 모두 앱에게 넘겨주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앱 첫 실행시 권한들에 대해 묻고 설정하게 된다. 예를 들어 녹음 앱을 설치한 후 첫 실행하면 다양한 접근 권한 중 마이크만을 설정해놓을 수 있다.

크롬 브라우저는 웹 기반 환경에서 보다 활동적으로 바뀌었다. 웹에서 크롬을 자유롭게 부를 수 있다. 웹 환경에서 링크를 누르면 크롬 브라우저가 탭 형식으로 배치된다.

지문인식 기능이 운영체제 차원에서 지원된다. 향후 출시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생체인식 수단으로 지문인식이 대거 도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서는 삼성전자와 팬택이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주로 지문인식 솔루션을 활용했다. 최근에는 중국 제조업체들이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함에 따라 지문뿐만 아니라 홍채인식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지문인식 도입으로 구글 플레이에서 앱 다운로드 또는 결제 시 지문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가장 큰 변화는 안드로이드 페이와의 궁합이다. 구글 월렛을 통해 지원돼 왔던 결제 시스템이 한층 더 가다듬어졌다. 구글은 모바일결제를 위해 이미 마스터, 아메리칸익스프레이, 디스커버, 비자 등과 제휴를 맺은 상태다. NFC를 이용한 모바일결제가 가능할 전망이다.

▲ 구글 안드로이드 페이

USB타입 C포트 도입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포트 규격에 따른 다양한 기능 추가는 물론이거니와 모바일 액세서리 시장으로 전달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USB타입 C는 커넥터의 모양을 말한다. 기존 A, B보다 작다.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된 디자인이다. 게다가 상하구분이 없다. USB3.1 규격과 함께 쓸 수 있다. USB3.1은 1초에 10G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USB3.0보다 2배 정도 빠르다.

■ 애플 iOS9, 똑똑해진 UX
애플 iOS9도 전체적인 변화는 구글 안드로이드M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디자인은 지난 2013년 공개한 iOS7의 플랫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다. iOS8과 마찬가지로 iOS9도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한 마디로 기존 기능의 ‘지능화’라 부를 수 있다.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는 더 똑똑해졌다. 상황에 맞는 미리 알림 및 사진 및 동영상을 검색할 수 있다.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관련성이 높은 정보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기도 전에 특정 상황에 맞는 사용 패턴을 기억해서 자동으로 관련 앱을 실행시키거나 연락해야 할 사람을 추천하기도 한다.

iOS9은 사용자가 특정 장소 또는 시간에 들은 음악을 기억하여 헬스장에서 헤드폰을 꽂거나 출근을 위해 차를 탔을 때 자동으로 사용자가 선호하는 앱의 플레이백 컨트롤을 보여준다. 검색어를 입력할 경우, 스포츠 경기의 스코어나 스케줄, 비디오 및 간단한 계산까지도 보여주는 등 더 광범위한 카테고리에서 찾은 관련 검색 결과도 함께 제시한다.

iOS 9에서는 대중 교통 시스템과 스케줄을 추가로 지원하며 지하철 입구와 출구도 더욱 정확하게 지도에 표시된다. 지도 앱은 이동할 때 기차, 지하철, 버스, 도보 등이 다양하게 결합된 경로를 알려주며 새롭게 더해진 니어바이(Nearby) 기능은 주변에 음식점, 커피숍, 쇼핑몰 등이 있는지를 알려준다.

메모 앱은 손가락으로 빠르게 스케치하고 쉽게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해야할 일을 계속 확인 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됐다. 메모에서 바로 사진을 촬영할 수도 있다. 다른 앱에서 바로 중요한 항목을 메모로 가져와 저장 할 수도 있다.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모든 활성 기기와 연동시켜 동기화할 수도 있다.

▲ 애플의 다양한 디바이스

눈에 띄는 기능은 화면분할이다. 안드로이드에서는 제조업체들로부터 2011년부터 지원되던 기능이었으나 유독 애플 iOS에서는 추가되지 않았다. 스와이프 제스처를 이용한 슬라이드 오버’ 기능을 통해 현재 실행 중인 앱을 중단하지 않고도 다른 앱을 동시에 실행 할 수 있다.

‘가벼운 탭’으로는 두 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는 스플릿 뷰 기능이 활성화된다. 화면속화면(PIP)는 사용자가 좋아하는 앱을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과 페이스타임으로 영상 통화를 하거나 동영상을 볼 수 있게 한다. 내장 애플 앱은 멀티태스킹 기능을 모두 지원하며, 서드파티 개발자들은 API를 통해 그들의 앱에 멀티태스킹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시스템 적으로는 배터리 수명이 1시간 가량 늘어났다. 저전력 모드도 지원한다. 보안은 더 강화됐다. 사용자의 기기와 애플 ID를 더욱 강화된 암호로 보호한다.

한편, 구글 안드로이드M과 애플 iOS9은 올 가을에 배포, 또는 신규 스마트폰에 탑재돼 상용화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