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애플과 구글의 강세로 인해 제3의 모바일 운영체제로 지목된 다크호스들이 별다른 힘을 못 쓰고 있다. 당분간 2강 체제가 더욱 굳어질 전망이다. 저가 전략을 펼쳤으나 영향력은 크지 않았던 파이어폭스와 걸음마를 시작한 타이젠과 우분투, 개발자들마저 등을 돌린 윈도폰 운영체제 등 갈길이 먼 실정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운영체제 점유율에서 구글 안드로이드가 81.5%, 애플 iOS가 14.8%를 유지하면서 무려 96.3%라는 시장을 독식했다. 이 외에 제3의 모바일 운영체제들의 성적은 초라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폰은 2013년 3.3%로 오름세였으나 2.7%로 내려갔다. 저무는 해인 블랙베리도 1.9%에서 0.4%로 한 자릿수도 지키지 못했다.

▲ 전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 점유율 (자료=IDC)

당초 업계에서는 제3의 운영체제가 적용된 스마트폰이 피처폰 시장을 잠식하며 성장할 것이라 예측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피처폰 시장 판매량은 34% 하락했다. 2018년에는 최저 10%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저가형 스마트폰이 피처폰을 빠르게 대처함으로써 제3의 운영체제는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현실은 냉혹했다. 캐노니컬 우분투, 모질라 파이어폭스, 삼성 타이젠 등의 제3의 모바일 운영체제들은 0.2%에서 0.6%로 미약한 전진을 이뤘다는 데 만족해야 했다.

▲ 파이어폭스 스마트폰 ZTE 오픈

■ 안드로이드 끌어안는 파이어폭스
미국 비영리 단체 모질라 재단의 파이어폭스는 제3 운영체제 중 다크호스였다. 차세대 웹 표준 언어인 HTML5기반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별도 애플리케이션 없이 웹 브라우저 내에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즐길 수 있었고, 전세계 개발자들이 접근하기 쉬워 생태계 구축에 힘을 보탤 수 있었다.

특히 타 운영체제보다 발 빠르게 상용화 제품이 출시된 점 또한 이목을 집중시켰다. 가격 대비 준수한 성능도 인기 비결이었다. 첫 단말인 ZTE 오픈과 TCL 알카텔 원터치 파이어 등이 중남미와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 등 이머징 시장을 타깃을 출시됐다.

저가 시장을 개척하고자 했던 파이어폭스의 전략은 초반 힘을 받는 듯 했으나 영향력은 좀처럼 커지지 않았다. 크리스 비어드 모질라 CEO도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25달러 스마트폰이 시장에 큰 영향을 줄만큼 힘을 발휘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낮은 가격만을 생각치 않겠다고 토로한 바 있다.

모질라는 파이어폭스의 생태계 확장을 위해 TCL와 ZTE, 화웨이 등과 손을 잡고 스마트폰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모바일AP 공급업체인 스프레드트럼과도 협력하고 있다. 지역통신 사업자와 협력해 파이어폭스 공급 체인에서 스마트폰을 선보이기도 했다. 필리핀과 인도에서는 일부 파이어폭스폰이 30달러 이하일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편에 속한다.

최근에는 휴대폰과 커넥티드 기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인 ‘이그나이트 이니셔티브’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파이어폭스에서도 구동될 수 있도록 해줄 방침이다.

▲ 타이젠폰 '삼성 Z1'

■ 스마트워치에서 밀려나는 타이젠, 스마트폰 첫걸음
타이젠 운영체제는 스마트폰보다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과시했다. 삼성전자가 다양한 스마트워치에 타이젠을 적용하면서 점유율을 늘렸다. 다만, 구글 안드로이드 웨어의 약진과 애플 워치OS 등의 등장으로 인해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스마트워치 시장에 첫 발을 디딘 타이젠은 시작부터 승승장구였다. 마땅한 적수가 없었다. 지난해 2분기 스마트워치 시장점유율 47.8%를 기록하며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모바일 운영체제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기록 중인 구글이 지난해 6월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대상으로 한 ‘안드로이드 웨어’를 공개하며 삼성 타이젠을 위협했다.

이 후부터 타이젠은 내림세를 걷기 시작했다. 지난해 3분기 40%, 4분기 25.7%까지 점유율 하락을 겪었다. 올 1분기에는 23.1%까지 내려온 상태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지난해 4분기 50%를 찍은 후 옳 1분기에는 55.9%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 (자료=SA)

스마트폰은 이제 막 발을 땠다. 올해 초 인도를 시작으로 첫 타이젠 스마트폰인 ‘삼성 Z1’을 내놨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 Z1은 올해 1분기 인도 시장에서 약 50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방글라데시에서는 23.4%의 점유율을 가져가며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으로 부상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타이젠 운영체제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0.06% 수준이다. 갈길이 멀다. 삼성 Z1의 후속작 출시 및 서남아시아 뿐만 아니라 타 지역까지의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 우분투는 올해 첫 스마트폰을 내놨다.

■ 너무 늦은 우분투
캐노니컬 우분투는 우여곡절 끝에 올해 스마트폰을 내놓는데 성공했다. 첫 스마트폰은 스페인 모바일 제조업체 BQ에서 제작됐다. 캐노니컬과의 협력을 통해 완성된 모델이다.

우분투 첫 스마트폰은 유럽 시장을 대상으로 한 ‘아쿠아리스 E4.5’다. 169.90유로에 판매됐다. 제인 실버 캐노니컬 CEO는 “우분투 스마트폰 첫 출시는 매우 의미있는 이정표다”라며, “사용자를 위해 제조업체와 운영자 등의 새로운 경험을 위한 차별화를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매력적이고 꼭 필요한 변화다. 우리는 BQ같은 떠오르는 별이 기회를 알고 이를 실현하도록 돕는데 매우 기쁘다”고 말한 바 있다.

첫 우분투 스마트폰은 4.5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직접 홈 화면에서 음악과 소셜, 웹, 지역 서비스, 사진 등에 접근할 수 있다. 시각적으로 가장 중요한 디지털 생활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준다.

이어 중국 메이주가 ‘MX4 우분투 에디션’을 공개했다. 1920x1152 해상도 디스플레이에 미디어텍 MT6595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가격은 290달러다.

우분투의 스마트폰이 올해부터 줄줄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지만 업계에서는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다. 캐노니컬이 우분투를 선보인 때는 지난 2012년, 상용화까지 꼬박 3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우분투가 소모한 시간동안 경쟁 운영체제의 생태계는 보다 견고해졌다.

▲ 윈도10 모바일은 음성인식 코타나가 중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추측된다.

■ 신뢰 찾기 윈도
PC 시장에서 유명세를 떨쳤던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바일 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야심차게 내놓은 윈도폰8도 외면받고 있다.

무엇보다 개발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게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S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개발자들이 각각의 OS가 가진 중요도를 10점 만점으로 계산한 결과 지난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5’까지 올랐던 윈도폰은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기록, 타 운영체제인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의 절반도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개발자들에게 신뢰를 잃은 MS는 올해 공개할 예정인 윈도10에서 재기하지 못하면 더 큰 신뢰를 잃을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MS 윈도10은 PC와 모바일을 자유롭게 넘다드는 연속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애플의 아이튠즈와 비슷한 응용프로그램이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익스플로러 대신 엣지가 도입된다. MS의 앱스토어뿐만 아니라 타 앱스토어에서도 MS의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호환성도 높인다. 음성 비서 코타나도 든든한 지원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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