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일상처럼 쉽게 듣는 음악이지만, 실제 음악은 인류의 역사와 괘를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류의 삶과 역사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개개인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더욱 아름답게 축복하기도 하고, 가장 슬픈 순간을 깊게 위로하며, 또한 어떤 시대, 어떤 문화를 대변하기도 한다. 심지어 같은 문화권의 사람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맥락의 감동을 주고, 비록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 소니코리아 오디오&미디어 사업부 김홍석 부장

1979년 소니가 워크맨을 내놓았을 때 전세계가 열광한 이유는 이러한 음악을 언제 어디서든 쉽고 간편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였다. 소니 워크맨 이후, CD, MP3 플레이어 등 음악을 듣는 도구는 계속해서 진화하였고, 2010년대에 들어서는 스마트폰이 그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네트워크 서비스와 연결하여 음악 스트리밍 시장이 발전하면서 무제한 음악 감상 시대가 열렸고, 음악 감상을 위한 헤드폰, 이어폰 등이 쏟아져 나와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음악 감상 환경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어떠한 어려움도 없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 헤드폰, 이어폰 시장 규모는 2009년 700억원~800억원 규모에서 2012년 1,200억원 규모로 급격히 성장하였고, 반면 MP3 플레이어와 같은 휴대용 뮤직 플레이어 시장은 2010년 2,000억원대에서 2013년 300억원 규모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 기간 동안 스마트폰은 그 어떤 시대, 그 어떤 디바이스보다 커다란 인기를 구가하며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스마트폰이 등장함으로써, “이제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내가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라며 해피엔딩으로 이 시대의 음악사를 평하기에는 조금 미진한 구석이 있다. 바로 “음질”에 대한 불만족이 그 이유이다. 특히 가정에 홈오디오 시스템을 갖추고 있거나, 아날로그적인 음악에 대한 향수가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훌륭한 성능을 자랑하는 헤드폰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성능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함에 따른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 “언제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내가 원하는 음악을 좋은 음질로 감상하는 것”이 휴대용 음악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로 떠오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최신 스마트폰들은 무손실 음원 재생 기능을 탑재하게 되고, 소비자의 변화에 민감한 네이버, 벅스뮤직, 엠넷, 지니 등 대형 포털과 음원 사이트들은 고해상도 음원을 내놓으며 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선보이고 있다. 또한 이러한 음질에 대한 목마름을 채워주는 움직임은 특히 음향 기기 업체들에서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소니의 경우 기존 CD의 음질을 뛰어넘는 고품질 음원 데이터를 의미하는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High Resolution Audio, HRA, 고해상도 오디오)라는 음질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지원하는 뮤직 플레이어, 헤드폰, 이어폰, 휴대용 앰프, 케이블 등의 HRA 풀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소니가 HRA 제품군을 선보인 이래, 소니 헤드폰, 이어폰 전체 매출에서 MDR-Z7과 같은 HRA 제품군의 매출 비중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워크맨 매출 비중에서 NW-ZX2와 같은 HRA 워크맨은 43%를 차지할 정도로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다. 이와 같이 HRA 헤드폰, 이어폰, 워크맨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고음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국내 고해상도 음원 시장의 확대가 있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2015년 들어 “휴대용 고음질 시장”은 급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하이파이 오디오 매니아들을 휴대용 음악 시장으로 끌어들임과 동시에, 음악을 가볍게 즐기던 사람들이 조금 더 진지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지금은 ‘작은 사치’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기술이 끊임 없이 발달하고 감동의 역치(閾置)가 계속하여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미 시작된 고음질 시장으로의 필연적인 대이동은 이미 시작되었고, 이는 음악의 역사에 있어서 또 한번의 진화로 기록될 것이다.

.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란?
하이 레졸루션 오디오 ‘HRA’란, 일반 CD(44.1Khz/16bit)의 음질 수준을 뛰어넘는 고품질의 음원 데이터를 의미한다. 스튜디오와 콘서트홀에서 최초로 완성된 마스터링 사운드, 즉 스튜디오 원음은 아티스트와 엔지니어가 의도한 그대로의 사운드를 담고 있다. 이러한 원음은 기존 CD 를 뛰어넘는 음질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4분짜리 음원이 있다고 가정하자. 최초 192kHz, 24bit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PCM 원음은 500MB 수준에 다다른다. 이를 무손실 압축을 한 HRA 음원은 270MB다. 하지만 이에 비해 일반적으로 고음질이라고 생각하는 CD(44.1khz/16bt)는 41MB, 손실 압축된 MP3(320kbps 기준)의 경우 9MB 수준이다.

따라서 HRA 음원은 기존 MP3보다 무려 30배에 가까운 풍성한 데이터를 지니고 있어 스튜디오 원음 수준의 생생한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다. 영상으로 비교 시, MP3는 SD화질, CD는 HD화질, HRA는 4K(UHD) 화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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