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올 하반기 스마폰 핵심 부품인 모바일AP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된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에 따라 모바일AP 경쟁도 제로섬 게임으로 돌아섰다. 뺏고 뺏기는 싸움이 시작된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용 모바일AP 출하량은 14억7900만 대다. 전년 대비 27.8% 성장했다. 매출액도 올랐다. 18% 오른 204억28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성장폭은 줄었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에 따르면 결과다.

모바일AP 시장은 구조상 스마트폰 출하량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은 역성장 중이다. 특히 중국에서 6년만에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관련 업계의 고민이 깊어졌다.

▲ 하반기 모바일AP를 둘러싼 업체의 경쟁이 보다 치열해진다. (사진=엑시노스 홈페이지)

지난해까지 모바일AP의 최강자는 ‘퀄컴’이다. SA에 따르면 출하량에서 6억370만 대를 기록하며 점유율 40.8%를 달성했다. 매출로는 108억1500만 달러로 52.9%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퀄컴의 뒤를 쫓고 있는 곳은 미디어텍이다. 중저가 시장에서 퀄컴보다 강세를 보이는 업체다. 출하량은 3억5260만대로 23.8% 점유율을, 매출은 30억7700만달러로 15.1%를 차지하고 있다. 직접 모바일AP를 설계하는 애플도 만만치 않다. 프리미엄 제품을 타깃으로해 출하량은 1억8800만대로 미디어텍에 미치지 못하지만 매출은 32억6400만달러로 앞서있다.

올해는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갤럭시S6 시리즈에 자체 모바일AP를 고집하면서 업계 1위인 퀄컴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갤럭시S 시리즈는 애플 아이폰 다음으로 단일 판매량이 높은 모델이다. 업계에 따르면 퀄컴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이상으로 크다.

떠오르는 신예 미디어텍의 부상도 눈길을 끈다. 대만IT전문매체 디지타임즈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디어텍이 올 하반기 중국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셰 칭-지앙 미디어텍 회장은 최근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중국 4G 시장의 점유율 목표치인 40%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미디어텍의 상반기 점유율 예상치는 20% 수준으로 하반기 2배 이상 성장한다는 예측이다.

삼성전자와 인텔의 기세도 무섭다. 삼성전자는 14나노 핀펫 공정 양산에 성공하면서 갤럭시S6에 엑시노스7420을 안착시켰다. 향후 성능과 전력효율을 더 높인 차세대 모바일AP를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갤럭시노트5에는 개선된 엑시노스7422 또는 엑시노스7430이 거론되고 있다.

베이스밴드에서도 괄목한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퀄컴에 앞서 3개의 LTE 주파수를 연결해 하향 최대 450Mbps 속도를 낼 수 있는 ‘엑시노스 모뎀 333’을 상용화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 S-LTE에 첫 장착된 후 갤럭시S6에도 결합됐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중저가를 대상으로 한 원칩 솔루션을 프리미엄 시장까지 확대할 수 있다. 원칩 솔루션이 도입되면, 다이 크기가 줄어들뿐만 아니라 전력효율도 높일 수 있다. 퀄컴이 LTE 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태블릿 시장에서 가능성을 엿본 인텔은 올해 스마트폰 시장을 향해 전력투구한다. 인텔은 태블릿PC 시장에서 애플에 이어 2위 자리를 차지했다. SA에 따르면 출하향은 4330만대, 매출은 7억7000만 달러를 달서했다. 점유율은 각각 14.8%, 18.3%다.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원칩 솔루션 코드명 ‘소피아’는 지난 3월 열린 모바일월드콩글레스 MWC2015를 통해 공개됐다. 정확한 명칭은 ‘아톰 X3’이다. 64비트 명령어 체계를 따른다. 3G뿐만 아니라 LTE도 가능하다. 100달러 미만 제품에 탑재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텔은 지난해 중국 칭화유니그룹에 15억 달러를 투자해 20%의 지분을 확보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스프레드트럼과 RDA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거드리고 있다. 인텔은 스프레드트럼을 통해 주국 내 점유율 확대를, 스프레드트럼은 미디어텍을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스프레드트럼은 중국 지역을 기반으로 중저가 제품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업체다. 출하량은 1억4880만 대로 삼성전자보다 앞선 10.1%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매출도 8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인텔로써는 이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한 스프레드트럼을 통해 초기 시장 대응을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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