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컴퓨터내 칩과 칩끼리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대가 왔다.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일반 실리콘 반도체에 기반한 광 송·수신 단일 칩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김흥남)는 8일 전기 신호가 아닌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미래 컴퓨터를 실현시킬 수 있는 실리콘 칩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성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지난 6월 10일 게재됐다.

컴퓨터에 ‘빛의 도로’를 내서 ‘칩들 사이’또는 칩 내에서 빛으로 통신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이른바 ‘실리콘 포토닉스’기술은 향후 컴퓨터의 구조까지도 바꿀 수 있다.

 

ETRI가 개발한 광 송·수신 단일칩 기술은 실리콘 전자회로 칩에 광데이터의 입출력 기능을 추가시킬 수 있는 독자적 플랫폼기술이다. ETRI는 전자 집적회로와의 통합성을 크게 증가시키고, 칩 사이에 광 데이터의 실용적 송·수신이 이루어질 수 있어, 향후 고성능 컴퓨터(HPC), 중앙처리장치(CPU), 메모리, 3차원 IC, 광부품 등 광범위한 산업에 적용 가능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은 기존 전기 데이터의 속도인 라인 당 최대 1~2 Gbps를 10배~ 수십 배로 끌어 올릴 수 있는 기술이다. 전송 거리에도 구애받지 않고, 일반 컴퓨터 환경에서도 광통신 속도를 그대로 구현, 채널당 10~40G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풀HD급 영화 1편인 4GB를 0.8초에 전송할 수 있는 속도다.

연구진은 세계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의 실질적 전자 칩 적용을 어렵게 하는 3대 주요 난제인, 기판(SOI), 소자의 크기와 성능, 칩-레벨 광원 문제 등을 극복, 전자회로와의 통합성 및 실용성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평면상의 데이터 광통신뿐만 아니라, 3차원 칩 적층 구조의 IC간 데이터 광통신에도 유리하다. 3D 적층형 메모리, 적층형 컴퓨터 시스템 등에도 응용 가능하다

ETRI는 실리콘 칩들 간에 라인당 초당 20기가 비트(Gbit) 데이터의 저전력 초고속 광연결 프로토 타입도 선보였다. 향후 기술이 컴퓨터 CPU, 메모리 등 미래 컴퓨터 칩에 플랫폼으로 적용될 경우, 비교적 저렴한 웨이퍼 수준의 양산 공정이 가능하며, 비약적으로 향상된 데이터 입출력 속도 및 대역폭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광 단일집적의 실용화에 큰 영향력이 예상된다. 또한, 실리콘 기반의 고성능 광 송·수신 소자들의 단일칩화에 따른, 소형화, 저가격화, 저전력화 등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따라서 ETRI는 향후 광통신 부품, 모바일기기, 센서, 디스플레이 부품 등 실용화에도 쉬워 큰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ETRI 김경옥 박사는“이번 성과로 차세대 광전융합 반도체 기술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며,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미래 컴퓨터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본 기술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실리콘 광 부품시장에 대비한, 액티브 광케이블, 고성능 광커넥터, 네트워크 광트랜시버, 휴대기기 등에 적용될 수 있는 저가격 고 경쟁력 실리콘 포토닉스 부품 들도 이미 확보 했다고 설명했다.

ETRI는 연구 개발된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들을 반도체 업체, 광부품 업체 등에 기술이전 한다는 계획이며, 산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빠른 상용화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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