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신현석 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이후 용산 전자상가와 신도림테크노마트 등 휴대폰 할인 판매업계가 여전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단통법에 이어 올해 6월에 닥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까지 악재가 겹쳐 고객이 뚝 끊긴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9월에는 이동통신사에 대한 제재논의도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주 금요일 기자는 서울 용산 나진상가에서 판매업을 하고 있는 김 모씨를 만났다. 김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용산 휴대폰 매장들이 이렇게까지 한산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초중고 학생과 성인 할 것 없이 평일이라도 많은 사람들로 붐볐던 용산 상가가 이렇게까지 몰락할 줄은 몰랐다는 설명이다.
2010년대 이후 이통사 대리점이 더욱 증가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품과 다양한 보조금이 나타났다. 굳이 용산을 가서 전자제품을 사야한다는 인식이 줄기 시작했다.
특히 작년 10월에는 단통법이 시행되고 전국의 보조금 지급이 같아지면서 고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지역의 상징적인 공간으로서 존재했던 용산전자상가의 몰락은 작년 10월부터 가속화된 것이다.
김씨는 “작년 10월 단통법 이후로 거의 다 죽었다고 보면 된다”며 “올해 메르스 여파 때문에 더 줄었다. 사람들이 밖을 안 나온다”고 말했다.
또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에서 휴대폰 판매업을 하는 이 모씨는 “도저히 수지가 안 맞아 장사를 접고 나간 곳도 있다”며 텅 빈 공간을 가리켰다. 얼마 전까지도 휴대폰 판매업이 이뤄졌을 공간엔 ‘ㅇㅇ통신’이라는 낡은 현수막만 외롭게 놓여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도림 테크노마트에는 사람들로 붐볐다. 이씨는 “휴대폰 판매가 개인 역량에 달렸지만 소비자 사이에 이 곳에서 비교 구입을 하면 더욱 싸게 구입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어 업자 모두 잘 될 수 있는 시기도 있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단통법 이후로 파리만 날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6월엔 메르스 여파가 닥쳐 발길이 더 줄었다”고 밝혔다. 그는 “8월이 다 지난 요즘 메르스 사태는 끝나가지만 체감상 고객이 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염려스러운 것은 이러한 침체가 비단 용산이나 신도림 같은 휴대폰 할인상가 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9월에는 휴대폰 업계 전체의 고난이 예상된다. LG유플러스의 다단계 불법행위와 SK텔링크의 공짜폰 허위광고 등에 대한 제재 논의가 9월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SKT의 영업 정지 1주일 제재가 언제 이뤄질지도 9월 중에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휴대폰 업계의 침체된 경기 등을 이유로 SKT 영업정지 건을 연기했지만 제재를 피할 수 없어 9월에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이종천 상임이사는 "용산 전자상가나 신도림 테크노마트 등 현장에서 직접판매하는 매장은 9월 이통사 제재 관련하여 타격을 받을 것이다"라며 "일례로 SKT 영업정지라고 하면 소비자들은 영업을 안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현장 판매자들에게 직격탄이 된다. 이통3사 직영점보다 휴대폰 판매업자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