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달(루나)이 별(베가)을 대신할 수 있을까”

TG앤컴퍼니가 오는 4일 국내 첫 스마트폰 ‘루나’를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하는 가운데,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도 이날 팬택 인수대금을 모두 지급, 회생 요건을 모두 마무리한다. 국내 시장 첫 발을 내딛는 TG앤컴퍼니와 해외 시장에서의 재기를 노리는 팬택의 엇갈린 행보도 관심거리다.

SK텔레콤은 오는 4일 국내 제조사 TG앤컴퍼니의 첫 스마트폰 ‘루나’를 단독 출시한다. 앞서 지난 1일부터 예약가입을 실시했다. SK텔레콤은 ‘루나’에 대해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출고가 40만원대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출시된다며 추켜세웠다.

공교롭게도 ‘루나’의 출시일은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팬택 인수를 위한 최종 대금을 지불해야 하는 날이다. 지난 8월 27일 팬택은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파산부에 회생계획안을 제출했다. 오는 4일 남은 인수대금납입이 완료된다면 오는 11일 팬택 관계인집회를 통해 인수가 확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이미 계약금과 중도금을 납입한 상태로, 오는 4일에도 무난하게 인수대금을 모두 지불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인수대금이 약 400억 원 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큰 변동을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고용 승계 규모 등이 결정되지 않아 약간의 변동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 TG앤컴퍼니는 SK텔레콤을 통해 첫 스마트폰 '루나'를 오는 4일 판매 시작한다.

■ ‘베가’ 빈자리 바라보는 ‘루나’
‘루나’는 단말 자체보다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틈바구니 속에서 이통사와 제조사의 긴밀한 협력으로 탄생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 루나는 국내 중견기업 중 하나인 TG앤컴퍼니가 설계하고 생산은 폭스콘이 담당했다. 이렇게 완성된 스마트폰을 SK텔레콤이 단독으로 출시한다. 높은 성능 대비 가격은 40만 원대로 저렴하다.

올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단말기 유통법의 영향으로 준수한 하드웨어 스펙 대비 낮은 가격의 제품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대표적으로 31만9000원의 낮은 가격이 책정됐으나 탁월한 성능으로 70만대 판매량을 돌파한 삼성전자 ‘갤럭시 그랜드 맥스’를 꼽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중저가폰이 프리미엄폰의 판매량을 앞선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다만, 팬택의 빈자리로 보급형 단말 라인업이 축소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도 줄어들었다. 팬택은 프리미엄 단말뿐만 아니라 비교적 저렴한 중저가 스마트폰도 여러 차례 선보인 바 있다.

특히 팬택은 가격인하 선봉장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팬택은 지난해 프리미엄 전략 스마트폰의 잠재적 가격 하한선인 80만원 선을 과감히 깨고 ‘베가 아이언2’의 가격은 70만원대로 낮춘 바 있다. 당시 70만원대 모델로는 삼성 ‘갤럭시 메가’, LG전자 ‘옵티머스GK’ 등 중급형 스마트폰이 포진돼 있는 상태였다. 

TG앤컴퍼니 ‘루나’의 큰 관심도 이러한 흐름 때문이다. 소비자 선택폭을 늘리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스마트폰 확대를 도모할 수 있다. ‘루나’의 하드웨어 스펙은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5’와 흡사하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A7’ 모델과도 비슷하다. 두 모델은 각각 66만6600원, 58만3000원이다. ‘루나’는 이보다 저렴한 40만 원대다.

▲ 팬택의 회생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사진은 팬택 베가 아이언2

■ 국내 첫 진입 TG앤컴퍼니, 해외서 활로 찾는 팬택
두 업체 모두 새로운 시장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다. TG앤컴퍼니는 스마트폰 시장에 첫 진출한다. 무대는 국내다. SK텔레콤이 든든한 조력자다.

SK텔레콤은 보급형 스마트폰으로써는 이례적으로 예약판매를 진행했다. 선착순 5만명에게는 SK텔레콤의 ‘T매니아’ 서비스 3개월 무료, 구글 플레이스토어 1만원 청구할인의 혜택을 모두 제공한다. T월드다이렉트는 예약가입 고객들을 위해서는 단말기값 최대 30개월 할부, 삼성카드 즉시결제, 삼성카드 포인트, T가족포인트, OK캐쉬백 등을 통한 추가 할인, 평일 밤 9시까지 야간 상담 지원 등의 특별한 혜택을 제공한다.

SK텔레콤은 ‘루나’ 구입 고객들을 위해 전국적 A/S 인프라망 구축도 완료했다. ‘TG앤컴퍼니’의 기존 A/S센터 52곳, SK네트웍스 A/S센터 56곳 등 전국 총 108개의 A/S센터를 완비했다.

SK텔레콤 김성수 SD본부장은 “SK텔레콤은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맞춘 차별화된 단말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루나’ 출시 또한 고객의 단말 선택권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은 팬택을 ‘한국판 샤오미’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인도네시아 시장을 겨냥해 부활하겠다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인도에 이어 다음 스마트폰 격전지로 떠오르는 곳이다.

컨소시엄은 인도네시아 국영통신사 텔콤인도네시아와 상호협력을 위한 MOU를 맺고 활로 모색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2018년 아시안게임을 기반해 ICT 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태다. 팬택은 국내서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단말 제조는 인도네시아 등에 공장을 세우거나 외주를 통해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곳이다. 전세계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눈독을 들일만큼 성장잠재력도 크다. 인도네시아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3800달러 수준이다. 베트남 등보다는 크게 높은 수준이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지난해 전체 인구 2억5000만 명 중 25% 수준이다. 포화상태에 이른 중국의 스마트폰 역성장에 따라 차기 지역으로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부상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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