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문기 기자] "첫 다이빙 기록을 남길 수 있어 다행이다"

지난 6일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다.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 다이빙 때 문제가 없다고 했다. 전날 제 시간에 잘 눕기는 했지만 눈 떠보니 해가 쨍쨍하다. 정신이 번쩍하고 뒷통수를 때린다. 헐레벌떡 짐을 싸들고 로비로 향했다.

▲ 오키나와 케라마제도 자마미섬

우리가 찾아간 곳은 일본 오키나와에서도 보트로 약 1시간 가량 달려야 만날 수 있는 케라마제도 자마미섬 근방 다이빙 포인트였다. 수중에서 시야가 약 40m에 이를 정도로 맑고 청아한 곳이다. 볼거리도 풍부하다. 얇고도 깊은 굴곡진 수심과 그 위를 뒤덮은 다채로운 산호, 그 속을 유영하는 물고기들이 가득하다. 강렬한 광량은 바다를 비추는 플래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일본은 케라마 제도를 최근 국립공원으로 지정해 관리 중이다.

▲ 오키나와 본섬에서 한시간 가량 떨어져 있는 케라마제도 자마미섬으로 이동 중이다.

첫 스쿠버 다이빙을 체험하고 있기는 하지만 매년 다이빙을 체험하는 초심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전세계 다이버의 60%를 보유하고 있는 PADI에는 누적 라이선스 취득자가 2000만 명이 넘는다. 이 중에서 절반 가량인 1000만 명은 활발하게 활동 중인 다이버다. 남성 다이버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여성 다이버도 증가하고 있다.

예쁜 광경을 바라보게 되면 혼자 즐기는 게 아쉬울 때가 있다. 주변의 지인들에게도 자신이 얻은 감동을 선사하고 싶을 때가 많다. 다이빙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욕심이 불끈불끈 솟아난다.

▲ 오키나와 케라마제도 자마미섬. 다이빙 포인트로 유명한 곳이다.

최근 출시되는 카메라를 살펴보면 방수방진을 지원하는 아웃도어형 카메라가 지속적으로 출시 중이다. 일반적인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도 방수 하우징을 통해 수중촬영이 가능하다. 물론 모든 제품이 다이빙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적절한 제품을 자신에게 맞게 고를 필요가 있다.

그렇다해도 고르기가 영 쉽지 않다. 그래서 전문가에게 추천받은 모델이 올림푸스의 아웃도어 콤팩트 카메라인 TG-4다. 최근 출시된 제품이기도 하고 TG-4 정도면 초보 다이버나 수중촬영자에게는 꽤 괜찮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다이빙 초심자에게 이보다 더 높은 미러리스나 DSLR은 오버스펙일뿐이라고 단언한다. 연신 고개를 끄떡였다. 내 목숨 건사하기도 쉽지 않아 보였다.

올림푸스 TG-4는 TG 시리즈 중 최상위 기중이다. 현미경 컨트롤 모드, 수중 HDR 모드 등 전문성을 강화하고 프로 유저들을 위한 RAW 이미지 기록, 조리개 우선모드, AF 타깃 선택 등 고급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수중 15m 깊이에서의 완전 방수, 2.1m 높이에서의 충격방지 및 영하 10℃에서도 작동하는 방한 기능을 갖췄다. 100kgf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 올림푸스 TG-4 방수하우징 모델. 첫 다이빙을 함께했다.

F2.0의 밝은 렌즈와 올림푸스의 렌즈교환식 카메라 탑재되는 이미지 프로세서인 트루픽 VII 엔진을 탑재했다. 특히 수중 HDR 촬영 기능을 지원해 명암 차가 큰 수중 촬영 시에도 피사체의 색감과 질감을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다. 수중 촬영을 위한 ‘수중 모드’가 다이얼에 포함돼 있기도 하다.

수중은 지상과 다르기 때문에 물 속으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붉은 색이 제외된다. 붉은색 계열이 빠지기 때문에 이를 보완해주는 모드가 바로 ‘수중모드’다. 수중모드 지원이 없다면 녹색 등의 기운이 보다 강해져 이에 따른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내놓게 된다.

안정성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포츠 홀더 ‘CSCH-123’과 수중 40m까지 방수를 지원하는 방수하우징을 이용하는 것 또한 한 방법이다. 이번 다이빙이 첫 경험이기도 하고 안정성을 보장 받기 위해 이러한 액세서리의 도움을 얻었다.

▲ 조교들의 도움을 얻어 수중 촬영을 무사히 마쳤다.

불행하게도 같이 떠난 인원들 중 가장 먼저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됐다. 1번이라고 해서 봐주지는 않는다. 물갈퀴를 신고 물안경을 쓰니 바로 뒤쪽에서 산소통을 장착한 조끼가 몸을 감싼다. 먼저 물어 들어간 조교가 준비를 마치자마자 물 속에 들어올 것을 종용한다.

첫 다이빙이었기 때문에 2인 1조로 조교의 리드대로 움직였다. 좀 더 쉽게 표현하면 조교의 양손에 목덜미를 잡힌 채 해당 경로를 진행하게 된다. 중간중간 오케이 싸인에 대응하고 엄지를 아래로 내리는 제스처로 상황에 맞게 원하는 코스를 수정할 수도 있다.

▲ 올림푸스 TG-4 촬영 결과물

정해진 코스로 가는 것도 그렇거니와 초심자였기 때문에 깊숙하게 들어가지는 않는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다보면 더 들어가고픈 욕심이 생긴다. 물론 쉽지는 않아 보인다. 간혹 고개를 들거나 팔을 펴는 것만으로 몸이 좌우로 흔들리거나 다리가 위로 올라가면서 뒤집힐듯 위태롭게 움직인다.

▲ 올림푸스 TG-4 촬영 결과물

현장에서 바람이 심하게 부는 통에 스노쿨링은 조교의 지시아래 단체로 움직였다. 바닷물을 몇차례 들이마시다보면 꽤 괜찮은 촬영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 올림푸스 TG-4 촬영 결과물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하다보면 두 가지 생각이 엇갈린다. TG-4로 촬영한 결과물이 괜찮게 보이는 통에 더 좋은 사진에 도전하고 싶다. 그러려면 다이빙 라이센스를 갖춰야 한다. 라이센스를 취득하게 되면 또 다른 수중촬영 액세서리를 구비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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