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최근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를 허무는 ‘O2O 서비스’가 부동산 영역에서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부동산 앱’은 공인중개사무소를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지 않고 모바일 앱을 통해 원하는 방을 검색하고 찾을 수 있는 O2O 서비스다.

통계청에 따르면 부동산 앱 시장 규모는 약 2조원(지난해 기준)으로 추산되고 관련 앱은 250여 개나 된다. 올해 부동산 앱을 이용해 집을 구하는 이용자도 작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모바일 앱 통계 서비스 업체 ‘앱 랭커’에 따르면 올해 들어 부동산 앱 월실이용자수(MAU)도 200만 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부동산 앱의 성공 요인은 타깃 고객층을 정확히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온라인 부동산 중개 서비스는 주택, 아파트, 상가 등의 전월세•매매의 정보를 ‘불특정 다수’ 타깃으로 제공한데 비해 모바일 기반 부동산 앱은 20~30대 ‘1인 가구’를 위한 오피스텔•원룸 매물에 집중했다. 또한, 톱스타를 기용한 TVCF, 극장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기존 부동산 업계의 칙칙한 분위기를 세련되고 트렌디한 느낌으로 바꾸는데 성공하며 젊은 층에게 어필했다.

▲ 직방 성장 추이 그래프 (자료=직방)

부동산 앱 서비스 업체 중 가장 대표적인 곳은 직방이다. 직방은 지난 1월 앱 다운로드 수 500만을 기록한 뒤 현재 10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온라인 사이트 순위 정보업체인 랭키닷컴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직방의 설치 대비 이용률은 49.1%로, O2O 서비스 중 배달의 민족(52.7%)에 이어 2번째로 집계됐다.

직방에 따르면 현재 회원 중개사무소는 전국적으로 5000여 개, 누적 매물 수는 100만 개에 이른다. 매물정보를 올릴 때 드는 비용은 노출 개수에 따라 광고비를 받으며 이용자나 공인중개사무소로부터 중개 수수료 개념의 비용을 받지 않는다.

업계 선두주자 직방을 쫓는 또 다른 대표 부동산 앱으로는 스테이션3의 ‘다방’이 있다. 다방의 회원 중개사무사 수는 6000여 명, 누적 매물 수는 50만 건이다.

▲ 현재 직방과 다방 두 개 서비스가 부동산 앱 시장 점유율에서 90%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O2O 서비스 업체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적지 않다. 최근 부동산 O2O 서비스 업체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상표권 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직방과 스테이션3(다방)이 수개월간 진행했던 상표권 분쟁이 일단 스테이션3의 승소로 끝났지만 양사의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직방과 다방 두 개 서비스가 부동산 앱 시장 점유율에서 9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공인중개사들이 부동산 앱을 통해 단순 광고 효과를 노리고 허위매물을 게재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직장인 이 모씨(28세)는 “부동산 앱을 통해 괜찮은 방을 찾고 직접 해당 공인중개사무소로 가봤지만, 해당 방은 없고 전혀 다른 방들만 소개시켜줬다”며 불쾌감을 토로했다. 

▲공인중개사들이 허위매물을 게재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사진=직방, 다방)

부동산 앱 업체들은 이에 대해 허위매물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철저하게 관리를 해나간다는 입장이다. 직방은 허위매물 관리를 위해 ‘헛걸음 보상제’를 실시하고 있다. 앱에서 본 방을 중개소에 가서 보니 그 방이 이미 나가고 없다거나 허위매물일 경우에는 직방에서 현금으로 보상해 주는 정책이다. 직방에 허위매물을 신고하면 현금 3만원과 청소용품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또한 중개소에서 허위매물을 3회 올리면 더 이상 직방에 매물을 올릴 수 없다. 다방도 ‘자체 모니터링(신규 등록 매물 모두 확인)’, ‘허위매물 광고 중개사 패널티(허위 사실 확인되면 신고자에게 기프티콘 제공)’ 등으로 허위매물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는 지난 7월 발표한 ‘O2O와 결합한 숙박·부동산 시장의 변화’ 보고서를 통해 “온라인을 통해 부동산시장을 바꾸려는 부동산 O2O 서비스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면서도 업계의 오랜 관행, 관련 법규, 동종 업계 경쟁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라며 “둘 중 하나라도 놓칠 경우 사용자의 편의성과 기존 부동산 사업자의 이익을 높인다는 의미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