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신현석 기자] 올해 안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가 발표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각 컨소시엄의 막바지 준비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장을 낸 컨소시엄은 ‘KT컨소시엄(K뱅크)’, ‘I컨소시엄(I뱅크)’, ‘카카오 컨소시엄’으로 세 곳이다. 각 컨소시엄들은 1차 적격성 심사를 앞두고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을 사전에 미리 차단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자체검열의 단계를 밟고 있다.

지난 11일 효성 계열사는 각 컨소시엄에 인터넷전문은행 참여 철회 의사를 통보한 바 있다. 효성이 컨소시엄에 빠지게 된 것은 1차 대주주 적격심사 과정서 효성 사장이 배임·횡령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전력이 문제가 될 가능성 때문이다.

또한 현재 3개 컨소시엄 모두 현재 은행법상 ICT기업의 최대 지분율은 4%, 은행 최대 지분 10% 기준인 법에 따라 이면계약을 맺는 등 법 개정의 가능성을 두고 내부적으로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각 컨소시엄이 각자 가진 장점과 문제거리를 비교해볼만 한 상황이다.

■ KT컨소시엄(K뱅크)...중국 알리페이, 민앤지 참가하나?

K컨소시엄은 최근 중국 알리페이와 국내 기업인 민앤지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T의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없다”며 “과정이 진행 중인 상태라 공식적으로 말하기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K뱅크컨소시엄에는 휴대폰 보안·인증업체인 인포바인과 신분증 진위 확인 솔루션을 공급하는 모바일리더 업체가 포함돼, 보안 영역에서 강점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컨소시엄 중 가장 많은 주주사인 20여 곳이 참여하고 265만개의 가맹점을 가진 BC카드를 자회사로 둔 것도 차별화된 강점이다.

 

지난 달 28일 KT는 K뱅크의 향후 추진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서, KT컨소시엄이 금리 사각지대에 놓인 2000만 서민을 위해 대출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날 KT컨소시엄 측은 K뱅크의 핵심 장점을 ‘빅데이터를 근간으로 한 원가 경쟁력’으로 꼽았다.

이어 K뱅크는 검증된 빅데이터 역량과 월등한 정보력을 기반으로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금보다 저렴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리동네 네오뱅크'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K뱅크는 주주사들이 보유한 2.3만개의 ATM과 제휴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궁극적으로 고객과 가장 가까운 곳의 우리동네 작은 은행으로 진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세븐뱅크는 세븐 일레븐 편의점의 막강한 ATM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이는 ‘편의점 금융’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낸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K뱅크는 제 2금융권과 대부업체 등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이용하는 고객 중 빅데이터 분석으로 부실 가능성이 없는 고객을 발굴해 10%대의 중금리로 대출하는 서비스도 실시한다. 부실 가능성이 없는 고객을 발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리스크도 높다. K뱅크는 이를 해결할 핵심 포인트를 통신정보, 결제정보, 유통정보 등 다양한 정보와 풍부한 데이터의 양, 검증된 빅데이터 분석 역량이라고 봤다.

KT는 중금리 대출심사에 적용할 수 있는 3,000만명의 고객 이용정보와 자회사 BC카드의 2,600만 고객 결제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컨소시엄 중 유일한 카드 참여사인 BC카드의 265만 가맹점을 분석하면 중금리 대출심사에 적용할 수 있는 양질의 매출 정보, 가맹점 등급 정보를 알 수 있다. 컨소시엄으로 확대하면 주주사들의 보유 고객만 2억명 이상이고 3개 PG사의 2개 VAN사의 결제 정보 총합은 연 68억건이다.

이로써 KT컨소시엄은 금리사각지대에 놓인 서민의 경제 활동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금리사각지대는 4.9%~15.5%로 4~7등급에 놓인 2,076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 인터파크 주축 I뱅크...GS그룹 계열사 중복 참여 문제 제기

I뱅크는 인터파크를 주축으로 결성된 컨소시엄이다. 통신사선 SK텔레콤이 참여하고 IBK기업은행, NH투자증권, 현대해상화재보험, 한국증권금융, 웰컴저축은행 등의 금융사와 NHN엔터테인먼트도 포함됐다.

I뱅크에 참여하는 SK텔레콤 측에 따르면, I컨소시엄 참여사의 고객 수를 산술적으로 합산하면 2억명이고 사업자 수는 150만개에 이른다. 이를 활용해 은행, 증권 등 기존 금융 데이터는 물론 온.오프라인 소비정보와 통신플랫폼 이용기록, 온라인.모바일 게임 이용 내역, 결제정보 등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정교히 분석해 생활밀착형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I컨소시엄은 주주들간 컨소시엄 지분율이 10%이하인 부분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주주간 경쟁이 덜해 하나의 컨소시엄으로 작동해 타컨소시엄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터파크의 한 관계자는 “인터파크도 지분은 10% 수준이며, 나머지 참여사도 10프로 정도로 비슷하다”며 “지분 제한 4프로인 은산분리법이 바뀔 가능성이 작아 사전에 기획 당시 이렇게 맞췄다”라고 밝혔다.

현재 인터파크는 의결권 지분 4%, 의결권이 없는 지분 6%를 합해 총 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은행법상 ICT기업의 최대 지분율은 4%이며 은행의 최대 지분도 10%로 제한돼 있는 상황이다.

최근엔 KT컨소시엄 측에 GS리테일이 참여하고 I컨소시엄엔 GS홈쇼핑이 포함돼, GS그룹 계열사들의 중복 참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또한 KT컨소시엄에 참여하는 GS리테일의 허승조 부회장이 GS홈쇼핑의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어 더 논란이 되고 있다. 정보유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인터파크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참여사들이 컨소시엄 정보를 모두 알 것이라 생각하지만, 서로 참여하는 과정에서 컨소시엄 정보를 열람할 수 없는 형태”라며 “또한 고객 정보가 구체적으로 제공되지 않아 정보 유출 등의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 카카오 컨소시엄...대주주 적격성 논란

카카오 컨소시엄은 한국투자금융지주, KB국민은행, 이베이, 우정사업본부 등의 금융과 유통을 아우르는 참여사가 포함됐다. 또한 국내 자산 1위인 KB국민은행이 참여하고 전체 오픈마켓 상거래의 65%를 차지하는 이베이도 포함됐다. 넷마블, 로엔(멜론), 예스24는 물론, 우정사업본부도 참여해 여러 분야에 걸쳐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국내 최대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플랫폼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경쟁에서 차별화된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카카오 컨소시엄은 카카오톡의 대화창 안에서 수수료를 지불하고 외환 송금 및 환전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도 사용가능한 간단한 송금과 모바일 결제를 더욱 확대해 다양한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한 관계자도 “카카오 플랫폼과 연동해 웹툰, 모바일페이 등 많은 서비스를 더 풍성하게 담아내고 확장할 계획이다”라며 인터넷전문은행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3개 컨소시엄 모두 현재 은행법상 ICT기업의 최대 지분율은 4%, 은행 최대 지분 10% 기준인 법에 따라 내부적으로 눈치싸움이 치열한 상황이다. 카카오 컨소시엄의 경우, 지분이 10%에 이르지 않아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피할 수 있지만, 향후 해외 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김범수 의장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는 문제가 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