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최근 웹툰 시장이 크게 성장하며 중소 ‘웹툰 전문플랫폼’ 업체도 많이 늘어났다. 거대 포털 웹툰 서비스 사이에서 생존하기 위한 이들의 전략은 무엇일까.

모바일에 익숙한 2030 세대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에서 서비스하는 웹툰들을 감상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국내 웹툰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 웹툰’이 53.6%, ‘다음+카카오(카카오) 웹툰’이 37.3%, ‘네이트 웹툰’이 3%를 차지하고 있다.

▲ 국내 웹툰 시장에서 주요 포털 3사(네이버, 다음, 네이트)와 통신사 제공 웹툰(SKT, KT)이 웹툰 시장에서 97%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자료=한국콘텐츠진흥원)

올해 약 3000억 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웹툰 시장에서 주요 포털 3사(네이버, 다음, 네이트)와 통신사 제공 웹툰(SKT, KT)이 웹툰 시장에서 97%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는 상황에서 사실상 30여 개('웹툰 인사이트' 통계 기준)나 되는 중소 웹툰전문플랫폼 업체들이 나머지 3%의 시장을 나눠먹는 구조다.

포털이나 통신사와 달리 웹툰만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웹툰전문플랫폼 업체끼리의 치열한 경쟁으로 관련 서비스들이 우후죽순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타다 코믹스’는 오픈 1년 만인 지난 1일 서비스를 종료했고 지난 3월 총상금 1000만원을 걸고 공모전까지 열였던 '조디악코믹스'는 정식 서비스 한 달 만에 사라졌다.

포털 웹툰에 대항하는 ‘성(性)’을 소재로 한 성인전용 웹툰

국내 중소 웹툰 플랫폼 중 대표적인 곳은 ‘레진코믹스’와 ‘탑코믹스’를 뽑을 수 있다. 레진코믹스와 탑코믹스는 유료 모델을 도입하며 ‘나쁜 상사’, ‘H메이트’, ‘연애 파라미터’ 등 성인들의 성을 소재로 한 성인전용 웹툰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실제 레진코믹스와 탑코믹스가 서비스하는 ‘탑툰’의 경우 연재 웹툰의 60~70% 이상이 성인전용 웹툰이다.

레진코믹스와 탑툰은 높은 작화와 탄탄한 스토리의 웰메이드 성인웹툰으로 기존의 마이너하고 음지적 이미지가 떠오르는 성인 만화의 부정적 인식을 변화시키고 유료 독자들을 확보해나가며 웹툰 산업 성장에 기여했다. 탑코믹스의 경우 지난 7월 기준 월간활성사용자(MAU)가 870만 명에 달하며 탑툰 최고 인기 웹툰 ‘썰만화 THE ORIGINAL' 한 작품으로만 2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 중소 웹툰플랫폼들이 '성'을 소재로 한 성인전용 웹툰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사진=탑코믹스) 

인천에 사는 취업준비생 최 모 씨(28세)는 “만화를 좋아해 네이버와 다음 웹툰을 많이 보지만 최근 취업 준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고자 좀 더 자극적인 소재의 작품을 찾아 성인 웹툰을 즐겨 보게 됐다”며 “단순히 자극적인 소재를 떠나 스토리도 볼만하다”고 말했다.

지난 4월 투믹스가 오픈한 웹툰 플랫폼 ‘짬툰’도 프리미엄 웹툰 플랫폼을 표방해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웹툰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계획이지만 신생 웹툰 플랫폼인 만큼 아직은 성인 웹툰 위주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투믹스 관계자는 “짬툰이 신생 서비스라 독자 확보를 위해 처음에는 성인콘텐츠 위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인 장르만으로 한계.. 새로운 장르 개척과 신인작가 발굴 노력 필요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웹툰전문플랫폼 업체들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성인들을 타겟으로 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전략은 효율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전략은 단순히 자극적인 내용을 담은 성인전용웹툰 플랫폼으로만 남고자 하는 경우는 크게 상관없겠지만 주 독자층이 한정적이라 지속적인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탑코믹스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웹툰 플랫폼이 쏟아져 나올 때 탑툰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성인웹툰 콘텐츠 위주로 서비스했지만 회사가 자리를 잡은 후 학원액션, 스릴러 등의 다양한 장르의 웹툰들을 많이 시도하며 일반 장르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기반이 잡혀있지 않은 나머지 웹툰 플랫폼들의 경우 독자별 성향에 맞춘 여성향, 남성향, 캐릭터 중심 등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예컨데 여성향 웹툰을 기반으로 성장 중인 '봄툰'이나 남성향 성향 중심의 '빅툰', 캐릭터 중심의 '코믹GT' 등이 있다"고 전했다.

▲ 웹툰전문플랫폼 업체들은 앞으로 성인전용웹툰 외 다양한 장르의 웹툰들을 시도할 예정이라고 전한다. 

투믹스 관계자도 “현재 짬툰이 프리미엄 웹툰 플랫폼을 표방한 만큼 비 성인물 웹툰을 점점 늘려가려 하고 있다. 실제 오는 12월부터 역사, 판타지, 무협 등 다양한 장르의 웹툰 라인업이 준비되있다”며 “웹툰전문플랫폼 업체들이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기반의 웹툰과 경쟁하려면 새로운 신인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다양한 장르를 시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레진코믹스 관계자는 “포털 웹툰이 꼭 웹툰전문플랫폼의 경쟁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포털 웹툰이 지상파 방송이라면 웹툰전문플랫폼은 케이블 방송이다”고 비유했다. 그는 “웹툰전문플랫폼은 꼭 ‘성’을 소재로 한 장르만이 아니라 포털에서 시도하지 못하는 다양한 소재의 웹툰들을 시도할 수 있다. 포털 웹툰이 레진코믹스의 경쟁상대라기보다는 웹툰 시장을 같이 키워나가는 동반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