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신현석 기자] 조준호 MC사업본부장이 조성진 H&A 사업본부장, 기존의 정도현 사장(CFO)과 더불어 LG전자의 각자 대표이사 중 1인으로 선임됐다. 이는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과 휴대폰 사업이 각자 대표의 책임아래 사실상 독립경영으로 전환됐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은  앞으로 조준호 사장에게 모든 책임과 권한을 주고, 성과를 묻게될 전망이다. 이와관련, LG전자는 각자 대표 체제가 대표이사 각자가 대표이사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경영 방식이어서 공동대표 체제에 비해 확실한 자율권이 보장돼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조준호 사장 [사진=네이버]

이로써 올해 출시된 LG클래스와 V10에 이어 LG전자는 차기작 준비에 있어 조준호 사장이 더 큰 책임과 자율성을 가지게 돼, 이후 LG전자 스마트폰 만의 색채를 더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LG전자, 최근 스마트폰 부진 씻고 더 자유롭게 비상할까

조준호 사장이 각자 대표이사 중 1인으로 선임되면서 향후 LG전자의 스마트폰 전략이 차질 없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최근 V10 등의 부진을 씻고 LG전자가 새 날개를 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올해 출시된 LG클래스와 V10은 중저가폰과 프리미엄폰 시장 모두를 놓치지 않겠다는 LG전자의 야심이 반영된 단말이다. 지난 10월엔 구글과 손 잡고 넥서스5X를 출시하기도 했다. 아쉽게도 V10은 출시 후 시장조사기관인 애틀러스리서치의 국내 판매량 순위서 한 번도 톱10안에 진입하지 못하며 기대치를 밑돌았다.

LG전자의 관계자는 V10, LG클래스 모두 자체적으로 판매량을 파악한 결과 잘 나가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LG전자 외부의 시선은 냉담한 수준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전자가 프리미엄폰을 너무 과도하게 투자해 제작하는 것 아니냐”라며 “세계서 1등을 먹는 삼성전자도 향후 스마트폰 사업에서 샤오미나 화웨이 등 저가 폰에 밀릴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삼성과 애플의 프리미엄폰에 정면승부가 되겠느냐”고 의견을 밝혔다.

 

▲ 지난 10월 V10 발표하는 자리서 조준호 사장이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LG전자)

하지만 V10을 내놓을 당시, LG전자의 내심은 달랐다. LG전자의 조준호 MC사업본부장은 지난 10월 초 V10을 첫 공개하면서 LG전자만의 특화된 아이덴티티를 강화해 LG 스마트폰을 사랑하는 마니아군을 형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국내외 시장을 양분하는 상황에서 LG전자의 나름의 고심이 녹아있는 설명이다. 즉 언뜻 보면 정면승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LG전자는 현실적 요건과 야심을 적절히 고려해 ‘의미 있는 3등’이라는 남다른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문제는 애플과 삼성만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화웨이, 샤오미 등 중저가 단말을 내세운 중국 폰들의 공세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LG전자 MC 사업본부의 올해 3분기 실적은 매출액 3조 3,774억 원, 영업적자 776억 원을 기록해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감소한 수치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MC사업본부가 매출 부진 및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판가 하락, 주요 성장 시장 환율 영향 등으로 손익이 적자 전환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V10 등 LG전의 단말이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거뒀음을 고백한 것이다.

V10에 대한 시장 반응은 삼성전자나 애플에 비해 좀 더 극단적으로 나뉜다.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사용자들은 V10이 삼성전자나 애플의 스마트폰에 비해 특화된 LG전자만의 기능을 탑재해 실제 조준호 사장의 자신감에 걸맞은 제품을 내놨다는 의견이 많다.

반대쪽에선 V10이 너무 무거워 활동하는 젊은이를 위한 폰이라는 기획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으며, 디자인에 있어 투박한 마감처리 등이 아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V10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시리즈나 애플의 아이폰보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다는 사실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부분은 V10의 기능을 두고 호불호로 의견이 명확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공통적으로 인정되는 사실이다.

다행인 부분은 중저가 단말로 내놓은 LG클래스가 지난 11월 2주차 국내 판매량에서 톱10 안에 진입했다는 사실이다. 중저가 단말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국내 중저가폰 시장에서 LG클래스는 삼성전자의 갤럭시센스(J5) 등과 함께 차기 중저가 단말로 일찌감치 점쳐졌다.

LG전자가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갈피를 잡게 됨으로써, 조준호 사장의 향후 스마트폰 전략이 더 자율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이 의미 있는 3등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 얼마나 더 특색 있는 폰이 나올지 향후 모습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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