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신현석 기자] 팬택이 최근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지 15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마쳤다. 이에 따라 한 때 국내 시장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베가시리즈로 명성을 떨쳤던 팬택의 차기 스마트폰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팬택의 한 관계자는 차기 스마트폰이 베가 시리즈의 후속모델인지를 묻자 “아직 알 수 없다”며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차기 스마트폰이 프리미엄급은 아니란 사실이다. 내년 6월 쯤에나 나올 것이기에 그 외 가격 수준 등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아직 없다” 라고 말했다.

▲ 지난해 11월 출시된 베가 팝업노트를 마지막으로 팬택의 베가시리즈는 중단된 상태다. (사진=팬택)

신설법인 팬택은 스마트폰 제조업을 이어가 인도네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중저가 보급형 스마트폰의 해외 수출을 계획하고 있으며, 내년 6월 쯤 차기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판 제품도 해외 수출 제품과 마찬가지로 내년 중순 쯤 같은 시기에 출시된다.

점차 쇠퇴의 길로 들어섰던 팬택이 지난 26일 법정관리를 마치게 됨으로써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시 팬택 제품을 만나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팬택은 이르면 이달 중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신설법인 출범을 할 계획이다.

팬택의 베가시리즈를 애용해왔다는 A씨는 “프리미엄으로 제작하지 말고 중저가폰으로 잘 만들어서 다시 몸집을 불렸으면 좋겠다”며 “LG전자처럼 프리미엄으로 가기 보단, 샤오미처럼 가성비 좋은 제품을 내놨으면 좋겠다” 라고 밝혔다.

■ 팬택..두 번 죽고 두 번 살아났다

1991년 박병엽 전 부회장이 무선호출기 사업으로 벤처기업을 시작한 것이 팬택의 출발점이다. 이후 1997년에는 휴대폰 사업을 시작해 국내 휴대폰 제조사 중 3위, 세계 5위 휴대폰 생산업체로 부상하지만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팬택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다.

▲ 팬택 상암 사옥 전경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고 5년 만에 다시 부활한 팬택은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스마트폰 사업에서 다시 두각을 나타냈다. 팬택은 스마트폰 사업 초기 국내서 가성비가 좋은 제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후 가성비를 넘어 단말 사양도 향상돼 ‘베레기’라는 오명을 벗고 날개를 펼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작년 10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후 국내 스마트폰 시장서 3위 수준을 유지하던 팬택은 공시지원금 상한제와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 때문에 차츰 설 자리를 잃어갔다. 고가라 구입하기 망설여지던 애플의 아이폰은 국내서 더 큰 인기를 끌게 된 것과 상반된다. 다시 경영난에 빠진 팬택은 지난 8월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이후 지난 6월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팬택 인수에 나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지난 7월엔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해 인수대금 400여억원 중 80억원을 먼저 납부했다.

지난 달 8일엔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미리 납부한 인수대금 80억원 외 나머지 금액을 최종 지급했다고 밝혔다. 팬택 인수에 들어간 총 비용은 애초 496억원 수준이다.

▲ 팬택 상암 사옥 후문 모습

이어 쏠리드-옵티스 컨소시엄이 팬택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인 ‘SMA솔루션홀딩스’와 인수합병 투자계약을 맺은 팬택은 지난달 16일 법원에 냈던 회생 계획안을 인가받았다.

결국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윤준 수석부장판사)는 팬택의 회생절차를 종결했다. 이로써 팬택이 두 번째 부활을 한 셈이다. 팬택 신설법인은 기존 회사의 상호 및 영업자산과 인력을 인수해 회생절차를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은 SMA솔루션홀딩스를 통해 지분 96%를 가지고 있는 쏠리드가 갖는다. 새 법인의 대표이사로는 정준 쏠리드 대표와 문지욱 팬택 중앙연구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아직 정확히 밝혀진 사실은 없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