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배근미 기자] 지난해 10월 휴대전화 구매 보조금 지급을 금지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50만 원 미만의 중저가 휴대전화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휴대폰 구매 보조금이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실제 구매 부담이 늘어나 100만원에 육박하는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구입을 꺼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달 25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 출시된 전체 휴대전화 가운데 50만 원 미만의 단말기 판매 비중은 월 평균 34%로 나타났다. 단통법이 시행되기 전인 지난해 7~8월 중저가 휴대전화의 판매 비중이 평균 21.5%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여 사이에 1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단통법 시행 이후 현재 휴대전화를 구입하는 소비자 10명 가운데 3명 이상이 중저가폰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 중저가폰 시장의 확대, 중저가폰 마케팅 강화로 이어지다

이같은 중저가 단말기 시장의 확대는 단통법 시행으로 단말기 지원금 규모가 과거보다 축소되면서 고가의 스마트폰 구매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출시 중인 중저가 스마트폰의 성능이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기에 충분한 수준으로 상향 평준화되었다는 점과, 예전보다 다양해진 중저가폰의 라인업 역시 중저가폰 시장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단통법 이후 소비자들도 무조건적인 프리미엄폰 선호 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휴대전화를 찾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며 “기술이 발전한 만큼 가성비가 좋은 중저가 스마트폰이 많이 출시됐고 성능이 그만큼 상향평준화되면서 중저가폰 역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저가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통사들의 움직임도 덩달아 분주해졌다. 과거 프리미엄폰 위주의 마케팅 전략에서 벗어나 중저가폰에 대한 마케팅 강화에 나서게 된 것이다.

▲KT가 11월 26일 출시한 중저가 전용폰 삼성 '갤럭시 J7'

KT는 지난달 26일 삼성전자의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J7’를 단독 출시하며 중저가폰 인기몰이에 나섰고, SK텔레콤 역시 출시 한 달 만에 초기물량 3만 대를 모두 팔아치운 TG앤컴퍼니의 ‘루나폰’을 비롯해 ‘갤럭시그랜드맥스’에 최고 27만 원의 지원금을 책정하며 중저가폰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태세다.

LG유플러스 또한 갤럭시A5에 최고 26만 3000원의 지원금을 책정하며 꾸준히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 여기에 LG 클래스가 하루 평균 3000대 가량이 팔려나가며 중저가폰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SK텔레콤의 갤럭시 그랜드맥스(왼쪽), LG유플러스가 출시한 LG클래스(오른쪽) (사진=삼성전자, LG전자)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현재 중저가폰 시장의 확대로 통신사와 제조사 간 협업을 통해 출시된 각 통신사 별 전용폰도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이에 따라 홍보전략 역시 기존의 초고가 스마트폰 모델 하나만이 아니라 이른바 투트랙 전략으로 전환해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 시장 모두 앞세워나가는 방식을 시행해 나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30%가 넘게 형성된 중저가폰 시장이 결코 작다 할 수 없는 만큼 중저가폰 단말기의 공시지원금 책정이나 광고를 통한 홍보 등 보다 높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노력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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