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PC, 스마트폰 중심의 ICT(정보통신기술) 환경이 다양한 산업들과 융합되며 인류의 생활양식이 거시적, 미시적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ICT 기술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 ‘인류 문명’은 어떻게 변할까. 다소 허무맹랑해 보일 수 있지만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우주 개척 등 인류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는 SF(공상과학) 콘텐츠들이 있다.

▲ ICT 환경이 다양한 산업들과 융합되며 거시적, 미시적으로 인류의 생활양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30년 전 영화 ‘백튜더퓨처’에서 나온 기술과 모습들 중 타임머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슷한 모습으로 개발되거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현재 우리가 SF콘텐츠들을 통해 상상하는 미래 모습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호기심과 상상력이야말로 인류 문명발전의 원동력이었다. 기자가 소개하는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SF장르의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한 발 앞서 예측하고 상상해보자.

가상현실(VR)의 미래

현재 가상현실 기술은 ‘오큘러스 리프트’, ‘기어 VR’ 등이 대중화되고 있지만 시각적인 수준의 가상현실 구현에 머무르고 있다.

시각 수준의 가상현실을 넘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할 ‘완전몰입형 가상현실’ 기술을 그린 애니메이션 ‘소드아트온라인(sword art online, 이하 소아온)’이 있다.

인류가 가상현실 속에 갇혀 로봇들의 노예로 살아가는 영화 ‘매트릭스’가 가상현실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시각을 담았다면 소아온은 가상현실에 대한 희망과 메시지를 담았다.

소아온은 2020년 일본을 배경으로 풀다이브 환경의 ‘완전몰입형 가상현실’ MMORPG(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한 자리에 모여 즐기는 RPG게임)이 상용화 됐다는 설정이다. 이 게임을 통해 주인공들이 판타지세계를 모험 하며 우정과 사랑을 나누는 것이 주 스토리다.

▲ 일본 애니메이션 '소드아트온라인'의 한 장면 (사진=소드아트온라인 캡쳐)

소아온에 나오는 풀다이브 환경은 나오는 ‘너브 기어’란 VR 디바이스를 통해 게이머의 뇌 신호를 게임서버가 수신 한 후 게임 데이터를 다시 사용자의 뇌로 송신해 게임 속 가상환경을 실제 현실처럼 느끼게 하는 기술이다.

이 만화 속에서 게임 속 유저들은 키보드나 마우스를 통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뇌를 통해 자신의 게임 속 캐릭터를 컨트롤한다.

오큘러스 최고경영자(CEO) 브랜든 이리브는 여러 공식석상에서 “가상현실은 대중에게 일상이 될 것이다”며 “페이스북과 오큘러스는 많은 사람들이 가상현실 기반의 대규모 멀티플레이어 온라인세계에서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함께 꿈꾸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레이 커즈와일 구글 엔지니어 이사는 자신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를 통해 “실제 현실과 구분하지 못할 가상현실 기술의 상용화가 오는 2035~2040년으로 완료될 것으로 예측했다.

언젠가는 가족과 친구끼리 페이스북 같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웹 기반의 메시지나 채팅이 아닌 실제와 같은 가상현실에서 직접 만나 대화를 하며 소통을 하는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AI)의 미래

최근 IBM,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딥러닝을 바탕으로 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뛰어들며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헐리우드에서도 AI 관련 영화들을 쏟아내고 있다. 한 천재 로봇 공학자가 자신이 개발한 인공지능 미녀로봇과 사랑에 빠지는 ‘엑스마키나’, 한 과학자가 인류가 수억 년에 걸쳐 이룬 지적능력을 초월하고 자각능력까지 가진 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 ‘트랜센던스’, 인공 지능 비서가 탑재된 운영체제(OS)의 상용화로 주인공이 인생의 공허함을 회복하는 내용의 ‘Her’ 등이 유명하다.

기자가 소개하고 싶은 콘텐츠는 지난해 미국 AMC에서 방송된 8부작 드라마 ‘휴먼스’다. 드라마의 배경은 미국의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과 유사한 휴머노이드(인간과 유사한 로봇)가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다.

휴먼스에 나오는 휴머노이드들은 인간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나 월등한 신체 구조와 힘을 가졌다. AI칩이 탑재되어 인간을 대신하거나 인간과 협력할 수 있는 지능도 지녔다. 드라마 속에서 인류는 휴머노이드들을 흔히 3D업종이라고 인식되는 청소, 공사, 매춘, 생산, 제조 등에 인간대신 투입되어 노예처럼 부려진다.

▲ 미국 드라마 '휴먼스'에서 주인공이 휴머노이드를 구매하고 있는 한 장면 (사진=휴먼스 캡쳐)

세계적 미래학자이자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교수인 제러미 리프킨은 자신의 저서 ‘노동의 종말’과 ‘한계비용제로사회’를 통해 “IT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기계화, 자동화로 인해 인류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드는 노동비용이 제로에 가까워져 인간의 노동력이 필요 없어질 것이다”고 분석했다.

아무튼, 드라마 휴먼스에서는 한 프로그래머가 인간과 똑같이 자아를 인식할 수 있는 AI 프로그래밍을 시도해 이를 몇몇 휴머노이드에 탑재하게 되며 본격적으로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진행된다. 
 
휴머노이드의 인권을 챙기는 집단과 이에 반대하는 자들, 인간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기 원하는 휴머노이드와 인간에게 반발하며 대항하는 휴머노이드의 갈등을 보고 있으면 19세기 노예제도폐지를 놓고 대립하던 미국 사회가 연상된다.

로봇들이 인간들의 폭압에 못 이겨 반란을 일으키고 인류를 지배하게 된 후 많은 시간이 흐른 뒤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매트릭스의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으로 앞선 이야기를 보여주는 속편) 작품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영국의 세계적인 과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100년 이내에 AI가 사람을 넘어설 것이다”며 AI 발전이 인류 멸망을 부를 수도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한 바 있다.

한편, ‘휴먼스 시즌2’는 올해 중반기 방영예정이다.

우주개발의 미래

인류에게 우주는 미지의 세계다. 우주야말로 인류의 호기심을 가장 크게 자극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과거 마젤란, 콜롬버스 등 소수의 선각자들이 대서양 신항로, 아메리카 신대륙 등을 개척했듯이 현재 세계 경제 트렌드를 이끄는 IT기업들의 수장들도 우주 개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 수장들 중 우주 개척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 등 다양하지만 ‘우주 덕후(오타쿠)’로 가장 유명한 이는 현실판 아이언맨이라 불리는 엘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및 ‘스페이스X’ CEO다.

엘론 머스크는 비즈니스를 하는 목적 자체가 ‘화성(Mars)’의 테라포밍(우주행성의 지구화)이다. 테슬라모터스를 통해 전기차 개발 및 대중화에 서두르는 이유도 지구환경을 걱정하기 보다는 전기차가 우주 환경에 최적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외신을 통해 “화성에 인구 8만 명이 거주하는 우주 식민지를 개발할 것이고 화성에서 마지막 생을 마감하고 싶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 일본 애니메이션 테라포마스에서 주인공들이 바퀴벌레와 싸우고 있는 한 장면 (사진=테라포마스 캡쳐)

우주를 배경으로 한 대표적 영화로는 ‘스타워즈’, ‘스타쉽트루퍼스’, ‘인터스텔라’ 등 다양하지만 특히 엘론 머스크가 보면 매우 흥미로워할만한 애니메이션 한 편이 있다. 배경은 먼 미래의 지구로 UN에서 선택된 15명의 젊은이들이 중요한 임무 수행을 위해 유인우주선을 타고 화성으로 향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내용을 담은 ‘테라포마스’다.

이 만화에서 '화성에서의 중요한 임무'란 바퀴벌레 퇴치다. 누구나 알다시피 바퀴벌레는 지구에 공룡이 등장하기 1억 년 전부터 존재하고 몇 번의 빙하기를 이겨낸 생물이다. 화성에 바퀴벌레가 있다는 것이 황당할 수 있다. 만화 속 이야기의 전말은 과거 인류가 태양계 우주 행성의 테라포밍을 위해 비밀리에 대량의 바퀴벌레를 화성으로 보낸 것이다.

이 바퀴벌레들이 화성에서도 살아남아 고등 생명체로 진화를 하게 되고 원시문명을 이루어 테라포밍이 성공했다는 설정이다. 하지만 인류의 화성 이주에 이 바퀴벌레들이 큰 위협이 되자 지구는 진화된 바퀴벌레들을 퇴치하기 위한 특공대를 보낸다.

이 특공대는 무시무시한 스피드와 파워, 생존력을 갖춘 바퀴벌레 집단과 싸우기 위해 바퀴벌레 천적인 사마귀, 개미 등 지구의 다양한 곤충 DNA를 몸에 합성시킨다. 최근 인터넷 방송등을 통해 유행하는 충왕전(곤충을 이용한 종합전투기) 형식으로 전투를 해 곤충에 대한 공부도 된다.

화성과 관련된 드라마 한편도 있다. 현재 미국 Syfy에서 방영중인 ‘익스팬스(The Expanse)’다. 200년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 여성 실종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와 우주선 선장이 태양계를 오가며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다.

▲ 미국 드라마 익스팬스의 한 장면 (사진=익스팬스 캡쳐)

익스팬스의 세계관 설정은 매우 흥미롭다. 23세기 인류는 태양계 행성 전부를 식민지화 하고 UN이 세계정부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중 화성은 과거 대영제국에서 독립한 미국처럼 UN지구정부에서 독립해 강성한 세력을 갖춘다. 내해성계는 소행성대(화성과 목성 사이의 공간에 존재하는 소행성) 자원에 의존하고 과거 소행성대로 이주한 집단 ‘벨터’는 지구정부와 화성세력 사이에 끼어 착취당한다.

한 여성의 실종 사건이 나비효과가 되어 세 세력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며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의 상황에서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익스팬스에는 엘론 머스크 뿐 아니라 SF 매니아라면 열광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워프 항법, 우주 함대 전투, 각 세력 간의 정치와 음모, 대립, 우주생활에 필요한 과학 기술 등을 화려한 CG(컴퓨터 그래픽)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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