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취업난, 경제난에 못 이겨 설 연휴 귀성길에 오르지 못하고 혼자 남은 남성들은 외롭고 쓸쓸하다. 그렇다고 인터넷 화상채팅으로 엄한 짓 해서 패가망신 하지 않으려면 조신하게(?) 보낼 필요가 있다. 최근 일명 ‘몸또(몸+로또)’라고 불리는 ‘몸캠 피싱’ 피해 사례를 입은 남성들이 늘고 있다.

네티즌들은 지인의 알몸 및 자위 영상을 카카오톡 등 단체 채팅 대화방에서 목격하게 되는 경우 몸또를 맞았다고 한다. 몸또란 몸+로또의 합성어로 희귀하고 재미있는 구경을 했다는 뜻이다.

몸캠 피싱은 이렇게 진행된다. 우선 피싱 전문 사기단이 젊은 조선족 여성을 고용해 남성들과 채팅을 시도 하거나 유사한 음란 영상을 구해 남성들을 속인다. 사기단은 해당 남성과 대화가 진전되면 서로 알몸으로 채팅을 하자고 한 뒤 채팅 해상도를 높여야 한다며 별도의 영상앱과 악성코드가 삽입된 'voice.apk' 등의 음성지원파일을 다운받도록 유도한다.

▲ 최근 일명 ‘몸또(몸+로또)’라고 불리는 ‘몸캠 피싱’ 피해를 입은 남성들이 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그리고 남성은 화면 상에 있는 여성과 서로 알몸을 보며 자위를 한다. 해당 남성은 자신이 단지 예쁜 여성과 ‘사이버 섹스’를 하고 있다는 생각만 하지 자신의 스마트폰이 해킹 됐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게된다.

이 과정에서 이미 피해 남성의 전화번호와 전화번호부 및 신상정보 등의 데이터가 사기단 손에 들어간다. 사기단은 피해 남성에게 얼굴, 성기 등이 나오는 영상을 가지고 있다고 일정 금액의 돈을 요구한다. 응하지 않을 경우 전화번호부에 저장된 지인들을 카카오톡 채팅방 등에 초대해 녹화된 알몸 및 자위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식이다.

대부분의 피해 사례를 보면 사기단은 피해 남성에게 300만∼600만 원을 요구한다. 경찰이 지난해 10월 검거한 한 ‘몸캠피싱 사기단’의 경우 약 8개월동안 피해자 718명에게 10억원 이상을 챙겼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몸캠 피싱 사기단은 대부분 조선족 출신으로 구성됐다. 공갈책, 유인책, 인출책 등으로 철저하게 세분화 되어있다.

▲ 사기단은 피해 남성에게 얼굴, 성기 등이 나오는 영상을 가지고 있다고 전하며 일정 금액의 돈을 요구한다 (사진=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또, 경찰에 따르면 장인에게 해당 영상이 전송되어 이혼당한 피해 남성부터 학교 게시판에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에 못이겨 자살한 대학생까지 극단적인 사례까지 발생했다.

금융감독원(금감원)도 알몸으로 화상채팅을 하자고 불특정 남성들을 유인해 해당 남성의 알몸 동영상을 확보하고 개인정보를 빼내 지인들에게 전송하겠다고 협박하는 방식으로 돈을 뜯어내는 사기 수법인 몸캠 피싱의 피해가 늘고 있다며 지난달 12일 주의를 촉구한 바 있다.

금감원 김용실 서민금융지원국 팀장은 "스마트폰 등으로 불법 거래를 유인하는 사기는 어떠한 경우에도 응해선 안된다"며 "만약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자금이체 내역서와 화면을 캡쳐한 사진파일 등 증거자료를 첨부해 경찰에 즉시 신고해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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