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중국 내 산업용 로봇 시장의 활황에도 불구하고 자국의 핵심 기술이 결여됐다는 점에 곳곳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인구 보너스 시대가 끝나는 중국이 각 기업의 빨라진 행보에 맞춰 전략적으로 산업용 로봇 시장에 대한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 세 가지 종류의 로봇, 향후 활황 기대

현재 중국의 로봇은 응용 영역 관점에서 크게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첫 번째는 산업용 로봇이다. 메이디(美的)와 상하이 GE 자동차가 공장의 생산라인에 산업용 로봇을 잇따라 도입한 것이 좋은 예다. 두 번째 분류는 특수 로봇이다. 의료 등 특수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로봇을 지칭한다. 세 번째는 소비자용 로봇이다. 예컨대 로봇청소기나 로봇 리모컨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중국경제보(中国经营报)에 따르면 메이디의 광저우 난사 에어컨 공장에서는 이미 로봇과 기계가 동파이프를 구부러뜨리거나 포장해 창고에 적재하는 일 등을 빠른 속도로 처리하며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 바코드 상표를 달거나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는 정교한 작업에도 투입되고 있다. 메이디의 광저우 난사 공장은 5000여대의 센서를 배치하고 각종 생산 과정에서 실시간 정보가 즉시 중앙 관제실로 전송되도록 하고 있다. 메이디의 에어컨 스마트 생산 라인 협력업체는 “이러한 센서는 운영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해주며 5년에서 10년의 긴 기간도 추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로봇과 기계의 응용 덕분에 메이디의 에어컨 라인에는 이미 40%의 생산 인력이 줄었으며 향후 3년 내 인력이 30%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가전기업 뿐만이 아니다. 상하이 GE 자동차는 캐딜락 공장의 스마트 생산라인을 조성하고 IT와 결합한 세계적 수준의 제조 공장을 구현했다. 공장 내에는 386대의 로봇이 있으며 차체와 연계된 기술을 100% 자동화 했다. 차량 도색 등도 100% 로봇으로 이뤄지고 있을 정도다.

대형 제조기업들의 스마트화 프로젝트는 줄을 잇고 있다. 지난 2015년 3월 메이디와 몇몇 협력업체는 스마트 생산라인 건설을 시작해 회사의 업무량 급증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있다.

▲ 중국의 로봇 산업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핵심 기술이 없어서 한계에 봉착했다. 사진은 혼다 로봇 P시리즈 (사진=위키피디아)

 
■시장은 크지만, 혁신은 없다...현 상황 자책

소비자용 로봇 역시 중국은 거대한 시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 중국경제보에 따르면 산업용 로봇의 전망에 대해 한 전문가는 “향후 스마트 제조는 중국 산업 발전이 가야할 길”이라며 “기업이 어떻게 하느냐에 형세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로봇의 사용 범위가 갈수록 넓어질 전망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최근 로봇은 환자의 침상에서도 이용되고 있으며 로봇이 수술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가 더 빨리 퇴원하면서 발병률은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소비재 부문 로봇이 각 가정으로 보급될 날도 머지 않았다.

2015년 말 로봇대회에서 국제로봇연합의 한 전문가는 “중국은 전 세계 최대 로봇 시장이며 지난해 전 세계 판매량의 56%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2013년부터 중국은 글로벌 최대 산업용 로봇 시장으로 등극했다.

문제는 핵심 기술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경제보는 중국 이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중국내에 약 500개 제조업체들이 난립해 있지만 핵심 기술을 가져 경쟁 우위가 뚜렷한 기업은 없다고 지적했다. 브랜드만 홍보하려는 기업이 넘쳐난다는 설명이다. 이 매체와 인터뷰한 한 중국 국책 연구원 관계자는 “중국은 고급 로봇의 설계와 제조 역량 측면에서 갈수록 뒤쳐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국로봇연합은 2014년 중국 로봇 산업의 연구 보고서를 통해 중국 로봇 산업의 창의성과 혁신성이 없음을 꼬집기도 했다.

한 가전 업체 CEO는 “최근 소비자용 로봇 시장의 발전 단계는 10년 전 휴대폰 시장과 유사하다”며 “당시 휴대폰 시장에서 통일된 운영체계가 없다 보니 피처폰이 브랜드 전쟁을 펼치며 가격 출혈 경쟁을 했다”며 “소비자 로봇 분야도 마찬가지로 특수 분야와 산업 분야가 이미 기술적으로 견고함을 다지는 시기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격 전쟁만 펼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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