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디지털 가상 화폐 ‘비트코인’은 지난 2009년 탄생 후 정부 및 중앙은행의 개입없이 개인간 거래가 가능해 새로운 대안 화폐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비트코인의 가치는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업계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전망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비트코인, 정체가 뭐냐?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가진 일본계 미국인 프로그래머가 개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트코인은 기존 인터넷 서비스 업계에서 사용되는 사이버 캐쉬와 유사하지만 발행 주체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비트코인은 ‘채굴’이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획득한다. ‘비트코인 마이너(Bitcoin Miner)’란 사이트에 접속해 수학문제를 풀면 비트코인을 획득할 수 있다. 이 수학문제들은 매우 난해하다. 채굴된 비트코인이 늘어날수록 수학문제 난이도는 더 높아져 사람의 머리로 풀 수 있는데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비트코인 전문 채굴업자들이 슈퍼컴퓨터를 통해 문제를 풀고 채굴하고 있다.

▲ 비트코인은 ‘채굴’이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획득한다 (사진=위키피디아)

비트코인은 여러 면에서 '금'과 닮았다. 총 발행량이 2145년까지 2100만개로 정해져 있어 모두 채굴된 이후에는 금처럼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 비트코인은 적십자사 기부, 여행 예약, 인터넷 쇼핑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계좌 역할을 하는 '지갑'이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를 통해야 모든 거래를 할 수 있다.

최근 보안업계에 따르면 해커들이 랜섬웨어를 통해 피해자들의 컴퓨터를 감염시킨 뒤, 실제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요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롤러코스터 타던 비트코인 시세.. 최근 규제 완화로 안정세 찾아

비트코인거래소 ‘비트코인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비트코인의 가치는 45억4703만 달러(한화 약 5조 4000억원)에 달해 2014년 대비 37% 포인트 상승했다.

비트코인의 시세는 지난 2013년 1비트코인(BTC)당 200달러(한화 약 24만원)에서 2014년 초 1100달러(한화 약 131만원)까지 피크를 맞아 급증했다가 세계 각국 정부의 규제로 인해 날개없이 추락하며 2014년 말에는 2013년 당시 시세였던 200달러 선까지 가라앉았다.

하지만 세계경제가 장기적인 침체국면으로 들어가자 미국과 유럽에서는 ‘디지털경제’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며 비트코인 시세는 다시 급등하기 시작, 지난해 11월 465달러(한화 약 55만원)까지 치솟았다.

▲ 지난 수년간 비트코인의 가치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플리커)

비트코인 시세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6일 기준으로 1BTC당 374달러(한화 약 45만원)선에서 큰 변동 없이 안정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미국 웨드부시증권은 비트코인 가치가 600달러(한화 약 72만원)까지 다시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CNBC에 따르면 지난해 비트코인 관련 사업에 투자된 자본만 10억 달러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델, 익스피디아 등도 비트코인을 통해 자사 상품 및 서비스를 고객들이 구입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최대 결제 시스템 업체 페이팔, 신생 결제 시스템 업체 스트라이프도 비트코인을 통한 결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최고 법원 ‘유럽사법재판소’도 지난해 10월 유럽 내 비트코인 거래가 부가세 면제대상이란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 화폐로 인정한 셈이다. 영국, 핀란드 등을 중심으로 비트코인 거래가 활발하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14년부터 비트코인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부 장관은 런던을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 사용이 가장 편리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전문가들의 엇갈리는 비트코인 전망

미국 투자자문업체 매지스터 어드바이저스는 지난해 11월 비트코인이 15년 안에 세계 6대기축통화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전 세계 100대 금융기관이 앞으로 향후 2년 동안 비트코인 및 관련 기술에 10조 달러(1경 2000조원)를 투자할 것이라 전망했다.

비트코인 및 스타트업 투자자로 유명한 로저 버 메모리딜러스닷컴 대표는 지난해 12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에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내년에는 2013년 1000달러 가까이 달했던 것보다 훨씬 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2013년에는 그 수준이 며칠밖에 유지가 안됐지만 2016년에는 몇 개월 동안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 로저 버 메모리딜러스닷컴 대표 (사진=유튜브 캡쳐)

베리 실버트 디지털커런시그룹 대표 또한 지난해 12월 CNBC를 통해 "비트코인이 금에 비해 유용성이 더 뛰어나고 트레이더나 헤지펀드, 고액자산가 등이 모두 비트코인에 조금이나마 투자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손실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를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달 18일 비트코인 유명 개발자였던 마이크 헌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비트코인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며 “비트코인의 가격은 단기적으로 어떻게 움직이든 장기적으로는 가치가 떨어질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비트코인 개발에 참여하지 않고 내가 가진 모든 비트코인을 매각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시장에서의 비트코인 전망과 관련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김정민 연구원은 “현재 핀테크가 급진적으로 국내에 적용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비트코인의 응용 서비스가 적응 기간 없이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하지만 기술의 장점을 수용하기 이전에 표면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부작용을 규제하여 도입 자체를 막게 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