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구혜림 기자] 유료 웹툰플랫폼에서 이용자들은 한달에 1인 평균 1만 5천원에서 2만원을 결제한다. 첫 회를 포함해 연재 작품의 일부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작품에 대한 충성도를 높인다. 해당 작품의 최신 회차를 감상하기 위해 유료로 결제하는 코인 구매를 유도한다.

■ 레진 모델, 유료웹툰플랫폼의 표준 결제모델

유료 웹툰플랫폼 관계자들은 결제방식에 있어서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코믹스(이하 레진)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한다.

레진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 결제 모델은 “국내 게임사의 부분 유료 방식을 참고”했다. 작품 왼쪽 상단에 ‘며칠 후 무료’와 같은 자물쇠 표시가 있다. 관계자는 “시간을 팔고 사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능력치를 올리거나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해 시간을 들여 퀘스트를 수행해야 한다. 이 시간을 아이템 구매로 단축한다.

레진의 관계자는 “게임이 결제를 통해 노력을 앞당기는 것처럼 레진코믹스에서 이용자가 다음 회차를 보고 싶다면 며칠간 기다리지 않고 유료 결제로 바로 감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 레진의 부분유료 결제방식은 국내 게임사를 모델로 했다. (사진=레진코믹스 모바일 앱 화면 캡처)

또한 모바일 앱과 웹을 동시에 서비스하고 있는 레진의 간편결제방식은 업계 표준으로 인식된다. 플랫폼에서만 유통되는 '코인'은 유료로 결제해 충전할 수 있다. 서비스 초기, 모바일에서 결제가 어려웠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경우 모바일 플랫폼에 인앱결제를 도입하면 결제 수익의 30%를 구글에 수수료로 지급해야 한다. 구글의 정책 상 앱과 웹을 동시에 서비스하는 멀티플랫폼의 경우 인앱결제가 의무는 아니다. 관계자는 “작품을 모바일에서 감상하는 독자들의 몰입감을 위해 30%의 수수료 지급을 감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인 충전 방식 외에도 유료 웹툰플랫폼은 다양한 결제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짬툰은 오프라인에서 쿠폰을 발급해 홈페이지에 등록하면 특별 카테고리에서 4, 5편의 작품을 한번에 관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탑툰 관계자는 "자유이용권 서비스를 유료웹툰플랫폼에서 최초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한달 기준으로 3천 300원이면 웹툰, 웹소설, 출판만화 단행본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구글과 애플의 앱 정책 상 성인 콘텐츠 서비스에 제한이 있어 관계자들은 모바일 앱에서 자유이용권과 같은 결제방식을 자유롭게 시도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 K-Toon, K-Platform

레진의 관계자는 2015년 12월 미국 진출 당시 미국 시장에 대해 "아직 웹툰이 초기 단계지만 기본적으로 연예, 오락 분야에 대한 소비자층이 두텁고 콘텐츠 유료 결제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3개월 여의 서비스 후 레진은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관계자는 "미국에서 웹툰은 아직 익숙한 포맷은 아님에도,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흡수가 활발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용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 레진코믹스 미국 서비스 화면. (사진=레진엔터테인먼트)

또한 콘텐츠의 형태에 대해서도 탑툰의 김춘곤 탑툰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코믹스는 만화에 글이 많다. 콘텐츠가 아직 웹툰 시장 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마존, 반디앤루니스 등을 통해 출판만화 형태의 디지털만화로 변환해서 서비스하고 있다"고 밝혔다. "작품 자체의 인식이 높아지면 차후에 플랫폼을 오픈할 때 독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미시장은 플랫폼에 이용자들을 유도하기 위한 광고비 단가가 매우 높아, 자본력과 인력을 확충한 다음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미국 시장의 성과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현재는 사업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진출 시도를 의미있게 만들기 위한 도전을 계속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저패니메이션, 재팬망가’를 일반적으로 쓰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만화 업계에서 일본 진출은 큰 의미를 갖는다.

김춘곤 탑툰 대표는 “일본사회 특유의 보수적인 성향, 변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만화 업계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출판만화에서 웹툰으로 넘어오는 것에 망설임이 있다. 바로 그 점이 한국 유료웹툰플랫폼에는 기회”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 선점의 적기라는 것이다.

2013년 10월 일본 현지법인 NHN 코미코 코퍼레이션(당시 NHN플레이아트)는 코미코를 출시했다. 무료 서비스로 일본 내에서 ‘웹툰’의 저변을 넓히면서, 2년만에 성인 콘텐츠가 포함된 유료웹툰플랫폼 코미코 플러스를 출시했다.

여타의 유료웹툰플랫폼이 국내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장한 다음 해외 진출하는 것과는 달리, 코미코는 해외에서 먼저 선보인 현지화된 플랫폼이다.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코미코 간 작품 교류를 하고 있고, 사업의 방향성을 맞춰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일본 내 웹툰 서비스 1위로 자리매김했다. '망가'의 본고장인 일본에 웹툰 시장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 코미코 일본사이트. 2013년 10월에 일본에서 론칭돼 1천 200만 건 다운로드됐다. (사진=코미코 일본)
▲ 김춘곤 탑툰 대표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의 웹툰플랫폼 '콰이콴'을 소개하고 있다.

김춘곤 탑툰 대표는 "중국의 웹툰 플랫폼 '콰이콴'은 2천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중국 시장에 웹툰 수요가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웹툰은) 한 컷, 한 컷의 작화 능력은 높지만 스토리, 화면 꾸미기, 이야기 전개 능력은 아직 한국 콘텐츠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케이 툰(K-Toon)'은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콘텐츠 측면에서 성공을 자신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은 ICP, 인터넷 콘텐츠 프로바이더 라이선스를 얻는 게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콘텐츠 수출을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함을 언급했다.  또한 "가령 중국에서는 출판만화 잡지가 천만 부씩 팔린다. 그런데 당에서 딱 30개만 허가해서 판매한다"며 중국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과 진입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설명했다.

한편 탑툰, 코미코는 모두 대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각종 규제로 진입 장벽이 높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인 셈이다.

이에 대해 현지화를 주요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는 코미코는 대만 시장만의 장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대만은 중국 본토와 정서 및 시장의 성격이 다르다. 중국어 번체를 쓰기 때문에 홍콩과 말레이시아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또한 “대만은 자국의 문화 콘텐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히 높다. 하지만 아직 만화 시장의 자생력이 그에 미치지는 못한 상태다. 일본만화를 스캔한 해적판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 코미코 대만서비스는 2014년 7월에 시작해 현재까지 300만 건 다운로드됐다. 현재 120여 편의 작품이 연재 중이다. (사진=코미코 대만 홈페이지)

코미코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서비스 초기에 해당 국가의 작가를 발굴하고 작품을 확보했다. 각국에서 독자적인 편집인과 운영팀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국가 간 플랫폼에서 교류하는 글로벌 작품 연재에 관련해서는 각국 사업 담당자들이 협의해 서비스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한 작품을 여러 차례 번역하고 검수하는 과정을 거친다. 독자 취향과 현지 정서를 고려해 작품을 검토하는 과정을 교류"하고 있다.

관계자는 이러한 전략을 통해 “콘텐츠뿐만 아니라 '케이 플랫폼(K-Platform)', 한국형 플랫폼을 정착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료웹툰플랫폼의 관계자들은 "해외 시장 진출과 현지화 전략을 통해 플랫폼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안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 진출로 웹툰 시장의 규모가 커져야, 유료웹툰플랫폼에서 작품이 유통되고 동시에 내실을 다지는 선순환의 시장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