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구혜림 기자] 쇼핑, 배달, 숙박, 부동산 등 의식주와 관계된 모든 활동이 스마트폰 앱으로 설치돼 있다. O2O(온오프라인연계) 서비스 하면 이용자는 소비의 접점인 ‘앱’을 먼저 떠올린다. 이용 후기, 산뜻한 UI, 편리한 지불결제시스템이 필수다.

O2O서비스 앱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해 이용자에게 높은 편의성을 제공한다. 오프라인에서 가게를 인테리어하는 것만큼이나 온라인의 모바일 앱 개발은 중요하지만, O2O 서비스 기업들의 개발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요식업, 숙박업, 부동산중개업에 파고들어 이미 해당 분야의 대표주자가 된 O2O서비스 IT기업들의 오프라인에서 내실을 기하려는 시도들을 소개한다. 각 기업이 추구하는 미션과 걸맞은 조직문화를 사진으로 취재했다. 

■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기본에 충실한다 –  배달의 민족, 우아한 형제들

현재 배달앱 시장규모는 1조로 추산된다. 배달의 민족은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해 2015년 5월 기준으로 1천800만 건 누적 다운로드 됐다. 배달의 민족 앱을 통해 한달 500만 건, 하루 16만 건의 주문이 이뤄진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배달의 민족의 비즈니스 모델은 ‘음식’이다. 집밥의 배민프레시, 배달이 안 되는 업체의 음식을 대신 배달해주는 서비스인 배민라이더스 모두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배달의 민족의 기본을 충실히 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배달의 민족은 재미있고 유쾌한 마케팅을 지향한다. 영화배우 류승룡이 등장한 TV광고가 대표적이다. 한나체, 주아체, 도현체 등 글꼴을 개발해 홈페이지 우아한 나눔 메뉴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서체만 봐도 배달의 민족을 떠올릴 수 있게끔 홍보의 축으로 삼고 있다. '헐', '씻고 자자' 등 서체로만 이뤄진 브로마이드를 제작해 대학가에 배포했다. 이용자들에게 배달의 민족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배달의 민족의 이미지를 친근하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2014년 배달앱과 업소 간의 수수료 논란이 있었다. 배달앱으로 이용자가 주문해도 중간에서 배달앱 업체가 전화 주문을 대신하면서 높은 수수료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앱의 주문을 업소에 전달하는 방식이 당시와 지금이 동일하다. 단말기, 업소용 앱, 문자메시지, 전화였다. 당시 배달앱 사업이 초기였던 터라 전화 주문에 익숙했던 업소에서 대부분 전화 주문 방식을 선택했다. 중간에서 배달앱 직원들이 대신 전화로 주문을 했기 때문에 다른 방식들에 비해 수수료율이 높았던 것”이라고 말한다. 점차 사업주들이 배달앱의 주문 대행 시스템에 익숙해지면서 채 1년도 되지 않아 단말기와 앱 주문 방식으로 모두 전환됐다고 한다. 관계자는 "2015년 8월 1일부로 바로결제수수료는 0%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대표의 자제 이름을 딴 한나체, 주아체. 배달의 민족은 폰트로도 인상깊다.
▲ 매시브어택. 흰 바탕에 한나체로 재치 있는 문구를 인쇄해 이용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광고들이다. 슬며시 웃음짓게 만드는 것이 배달의 민족다운 광고 전략.
▲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잔소리를 하는 게 아니라 위트 있는 문구와 재미있는 그림이 실린 브로마이드로 사내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IT기업답게 서로 소통을 자극하는 문화가 강점”이라 말했다.
▲ 직원들의 소망이 담긴 버킷리스트. 이뤄진 것에 표시한다. 임직원이 함께 문화와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그림.

 ■ ‘좋은 숙박의 문을 열다’ 전천후 중저가 숙박 플랫폼 지향 – 야놀자

현재 오프라인 중소형 호텔(모텔) 시장의 규모는 14조원에 이른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2005년부터 PC기반의 숙박업 포털 예약 서비스를 시작했다. 2007년에 야놀자로 사명을 바꾸고 홈페이지를 공식 오픈했다. 2011년 야놀자 앱을 론칭한 후 2016년 3월에 1천만 건이 누적 다운로드 됐다.

현재 야놀자 사옥 2층에는 4월 25일 완공을 앞두고 좋은숙박연구소 공사가 한창이다. 모텔 운영자뿐만 아니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인테리어 플랫폼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야놀자는 작년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 받은 100억원을 오프라인 개발에 투자했다. 3조6천억원 규모의 호텔 시장을 제외한 모텔, 게스트하우스, 펜션 등의 중저가 숙박 시장을 고도화하기 위해 작년부터 오프라인 투자에 전념하고 있다. 자사 프랜차이즈 숙박업소 ‘코텔’에 열쇠 없이 앱을 통해 객실 결제와 이용을 할 수 있는 키리스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에 대해 야놀자 관계자는 “이용자는 프론트에 따로 갈 필요가 없어 편리하고, 객실의 이용 상황을 프론트에 바로 전달되는 시스템으로 사업주 역시 30%의 운영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LG전자와 친환경 스마트 호텔 시스템을 제휴했다. 스마트TV 솔루션이 적용된 롯데시티호텔 명동에서는 리모컨과 이용자의 스마트폰으로 조명과 온도 등 객실 제어가 가능하다. 요청 사항이 있을 때는 스마트TV 화면으로 전송할 수 있다.

IoT 기술을 본격 도입함에 따라 정보보안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 1월에는 O2O서비스 기업 최초로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를 획득했다. ISMS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가 관리하고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인증한다. 심사와 인증 유지가 까다로워, IT 분야 전체에서 현재까지 396개의 기업과 기관만이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일에는 KT와 업무협약을 맺어 ‘ICT 융복합 숙박’ 서비스로 차별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ICT기술과 O2O플랫폼을 결합해 기존 포화상태인 중저가 숙박 산업을 넘어 공간 기반 신규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이외에도 제휴 모텔 중 객실을 선정해 ‘마이룸’서비스를 하고 있다. 내 방과 같은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야놀자가 청소 상태 및 비품까지 관리한다. 야놀자가 자체 제작한 비품 브랜드 엠더블유의 ‘마이키트’는 여행 용품과 각종 쿠폰이 포함돼 있다. 관계자는 “’마이키트’는 롯데호텔급의 퀄리티다. ‘마이룸’서비스를 통해 이용자에게 공간 경험을 제공하고 재방문을 유도해 궁극적으로 제휴점과의 상생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한편 야놀자의 비전은 ‘놀이문화 선도 기업’이다. 앱 내 캐스트에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콘텐츠 본부를 따로 운영하고 있다. 최소 3주간 에디터들이 전국을 돌면서 여행하고 숙박하면서 현장감 있는 콘텐츠를 공급한다. 작년에는 영업이익을 내기 보다는 중저가 숙박 산업을 중심으로 공간 경험을 만들어내는 투자를 집중적으로 시행했다.

야놀자 관계자는 “그 결과 2016년에는 대표 여행 앱으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여행지, 맛집, 동선, 숙박을 한번에 연결하고 공간 중심의 놀이 문화에 각 분야와 제휴해 공간에 무엇을 채워 넣을 수 있을지 콘텐츠 확충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O2O 서비스야말로 앱에서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의 내실 있는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오프라인의 기술력 없이는 시장 영향력을 갖기 어렵다. 2016년과 2017년에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 사이에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18년에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좋은숙박연구소. 4월 25일 완공될 예정이다.
▲ 모델하우스처럼 직접 자재를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다. 코텔의 키리스 시스템도 시연해 볼 수 있다. 전천후 중저가 숙박 플랫폼을 목표로 하는 야놀자의 오프라인 시도.
▲ 모텔 현업에서 종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야놀자를 설립한 이수진 대표가 매일 하는 고민이라고 한다. 모텔 종사자를 ‘모텔리어’로 칭할 수 있도록 중저가 숙박 산업과 연관된 모든 문화의 개선을 고민한다.
▲ 야놀자는 출퇴근 시각이 정해져 있지 않고 근무시간이 고정돼 있지 않다. 업무 내용에 따라 필요한 시간대에 출퇴근을 하면 된다. 생산성의 향상을 위해 유연한 사내 문화를 장려한다.
▲ 휴게실은 '자자', 탕비실은 '마시자', 복사실은 '뽑자' 등 공간의 이름을 청유형으로 붙였다.

■ ‘믿을 수 있고 편리한 주거 플랫폼을 만든다’ 직방을 통하면 안심 – 직방

현재 부동산앱 시장규모는 2조원으로 추산된다. 2012년 앱을 론칭한 직방은 현재까지 1천200만 건 누적 다운로드 됐다. 회원 중개사를 7천명 가량 확보하고 있다. 안성우 직방 대표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건설 경기와 결부된 주거 관련 산업은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려운 관행과 담합의 문제가 있었다. 20~30대 1인 가구 중심의 정확한 고객층을 타겟팅하고 매매보다는 전월세 주거용 매물에 집중해 이를 돌파했다. 

유명 연예인을 기용한 광고에서 직방이 강조하는 카피는 ‘안심을 잇다, 직방’이다. 안심녹취서비스, 매물광고실명제, 안심피드백, 안심중개사 5계명, 헛걸음보상제 등이 안심직방시스템을 이루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철저한 매물 검수는 물론 중개사의 신뢰도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통화 후 중개사를 방문했는데 상담했던 방이 이미 나가고 없다거나 허위 매물일 경우 보상해주는 헛걸음 보상제는 부동산정보 서비스 중 현재까지 직방이 유일하게 운영하는 사후 보상제다. 안성우 대표의 사과문과 함께 클린키트와 현금 3만원을 제공한다.

허위 매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올해 1월부터 시작한 안심중개사 5계명에 대해 관계자는 “물론 대부분의 중개사들이 잘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 의해 이용자와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 문제다. 단순히 허위 매물을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안심중개사 5계명을 지키지 않는 중개사에 대한 신고가 들어오면 퇴출한다"고 말한다.

3개월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안심중개사 5계명 제도는 잘 작동하는 것으로 내부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안심중개사 5계명 제도가 매출에 도움이 되는 제도는 아니다. 2016년은 내실을 기하는 해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TV광고와 안심직방시스템을 통해 시장에 전하는 메시지는 ‘안심’이다. 정책과 광고를 통해 부동산정보 서비스 업계에 만연한 허위매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전달한다.

이용자와 중개사 모두 직방의 고객이다.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번 달부터 직방주거연구소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해 정보성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3회 발행했다. 카드뉴스 형태로 DIY팁, 생활정보 등을 제공한다. 자체 제작한 웹툰인 직방툰을 통해 방 꾸미기와 동네에 대한 관심 등 ‘내가 사는 공간’에 대한 콘텐츠를 확충해 새로운 마케팅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직방을 통해 집을 계약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1년 월세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중개사를 대상으로 롯데렌터카와 제휴해 직방카를 무료로 대여하고 있다. 안심중개사 5계명을 준수하는 중개사 중 지원대상자를 선정한다. 현재 15대를 운영 중이고 연간 확대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중개사가 중개보조인을 채용할 때 차량 보유 여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차량이 있으면 채용 문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고 현재 이용한 중개사들의 만족도는 높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10대와 20대가 부동산을 이용하는 패턴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직방 앱을 먼저 본 후 중개사무소를 방문한다. 광고 카피 그대로 ‘선직방 후방문’의 이용 형태다. “인지도 높은 연예인을 광고에 기용해 중개사 사무소 각각의 광고가 될 수 있게 했다. 중개사들의 지역 광고보다 이용자들이 친근하게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 직방은 프로의식을 강조한다. ‘선수’는 가족이나 동아리가 아닌 프로로서 서로를 존중하는 이름이다.
▲ 직방 사무실에 들어서면 음악이 공간의 부피를 채운다. 출근과 점심시간, 오후 근무 시간 등 시간대에 맞춰 기분을 고취하는 음악이 선곡된다. 안성우 직방 대표가 벤처캐피탈에서 심사역으로 일할 당시, 투자받을 회사를 평가할 때 식물 관리 상태도 중요한 체크포인트였다고 한다.
▲ 대기실은 '기다려방', 최고결정권자인 대표실은 '결정 해방', 집중을 위한 별도의 공간은 '정신과 시간의 방' 등 직방의 ‘-방’자 돌림으로 명명했다.
▲ 2015년 10월 1천만 누적 다운로드를 돌파한 직방은 내부 구성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천만多행’ 행사를 열었다. 관계자는 “모두의 행동과 책임이 천만 다운로드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라 말했다.
▲ 파티션이 없다. 내부 소통을 원활히 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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