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유료 매체 KIPOST(www.kipost.net)에 2016. 2. 18 게재된 내용입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슈퍼 사이클(Super Cycle)’을 앞두고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계산이 바빠지고 있다. 

조만간 스마트폰용 중소형 능동형(AM) OLED뿐 아니라 TV용 대면적 화이트(White) OLED까지 대규모 투자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두 회사 OLED 전략은 완전히 달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은 AM OLED, 대형은 퀀텀닷(QD) LCD를 밀어붙였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대형은 W OLED에 집중했다. 

하지만 올 들어 두 회사 모두 중소형 AM OLED, 대형 W OLED로 똑같은 전략을 취하고 있다. 애플이 차기 아이폰 모델에 플렉서블 AM OLED를 채택하기로 하는 등 중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 큰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대형 LCD TV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면서 OLED TV 외 대안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미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은 소형부터 중대형에 이르기까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장악했다. 아직 55인치 이상급 고선명(UHD) LCD TV 시장에서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우위를 점하며 방어하는 상태다. 

하지만 BOE 등 중국 업체들이 10세대 이상급 LCD 라인 투자에 돌입해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고, 고선명 기술 확보에 성공한 만큼 대형 LCD TV 시장도 위태위태한 실정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자의든 타의든 이제 OLED에 올인할 수밖에 없다. 중소형과 대형 OLED 투자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올해부터 향후 몇 년간 유례없는 슈퍼 사이클이 도래한 배경이다.  

OLED 슈퍼 사이클은 세계 IT 산업 구도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프리미엄 매체 KIPOST가 3회에 걸쳐 향후 펼쳐질 OLED 시대를 점검해봤다.  

▲ BMW 차량에 적용된 OLED / BMW 블로그 제공

 

중소형 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시대가 왔다

 

그동안 고가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AM OLED와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하는 LTPS LCD 양대 축으로 유지돼 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 균형이 깨지고 말았다.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AM OLED를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까지 AM OLED를 채택하면서 향후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은 AM OLED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도 고가 스마트폰 라인에 AM OLED를 채택하고 있다. 올 상반기 출시할 신모델에 이미 엣지 타입 AM OLED를 적용하기로 했다. 

애플이 뒤늦게 LTPS LCD에서 AM OLED로 갈아타려는 이유는 뭘까. 

우선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폼팩터를 위해서다.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를 크게 히트시키면서 고속 성장을 구가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아이폰조차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 들어 아이폰 판매 속도가 크게 꺾인 이유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같은 새로운 폼팩터를 구현하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은 1000달러 수준의 값을 치르고 새로운 아이폰을 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가상현실(VR), 차량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기기를 위해서도 AM OLED는 반드시 필요하다. 오큘러스 리프트 등 고가 VR에는 대부분 LCD 대신 AM OLED가 채택된다. LCD는 잔상 효과 탓에 사용자에게 멀미 등 부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향후 애플이 아이폰 탈착식 VR을 전략적으로 밀려면 디스플레이를 AM OLED로 바꿔야 한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를 위해서도 AM OLED는 필요하다. AM OLED는 곡면뿐 아니라 폴더블로도 구현할 수 있다. 또 외부 충격으로 인한 파손 가능성도 LCD보다 적다. 

애플은 신성장 동력의 일환으로 2019년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는 대다수 전장 부품으로 구성된 만큼 이를 제어할 차량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사용자환경(UI)/사용자 경험(UX)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부터라도 AM OLED 기반 기술을 축적해야 할 상황이다. 

▲ ▲ OLED TV와 LED TV 차이점 / 삼성전자 제공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희비 엇갈려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애플 의존도가 높은 LG디스플레이로서는 최악의 직격탄이다. 연간 2억대 가량 생산되는 아이폰 중 LG디스플레이는 30% 가량의 LCD를 공급한다. 애플이 AM OLED로 선회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 공급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AM OLED 양산 투자에 적극 나선 이유다. LG디스플레이는 차기 아이폰용 AM OLED 공급비중을 20~30% 수준으로 선방한다는 목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AM OLED 사업에서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다. 애플과 삼성전자 차기 고가 스마트폰 물량을 사실상 선점했을뿐 아니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배가했다. 

현재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스마트폰용 AM OLED 양산 경험이 있는 곳은 삼성디스플레이뿐이다. 그동안 앙숙 관계로 으르렁 댔던 애플이 삼성에게 선뜻 손을 내민 것도 AM OLED 조달이라는 변수가 상당 부분 작용했다. 당초 애플은 LG디스플레이와 재팬디스플레이 중심으로 AM OLED 공급망(SCM)을 구축하려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과거 투자한 리지드(Rigid) AM OLED 라인 감가상각이 올 상반기부터 마무리되는 만큼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감가상각이 끝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 AM OLED는 동급 LTPS LCD 대비 20% 이상 가격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로서는 향후 중소형 디스플레이 사업 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중소형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AM OLED 공급 가격을 낮출 수도 있고, 동급 LTPS LCD와 비슷한 가격으로 공급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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