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국에서 압승을 거둔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AI) 알파고에는 총 1202개 중앙처리장치(CPU)와 176개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됐다. 알파고의 CPU와 GPU에는 각 분야의 대명사인 인텔과 엔비디아의 제품이 사용됐다. 엔비디아가 알파고를 통해 큰 마케팅 효과를 얻은 반면 인텔은 알파고를 통해서 별다른 마케팅 효과를 얻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첫 대국 전 날 보도자료를 통해 구글 알파고에 GPU 기술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대국이 한창 열리던 중에도 GPU와 알파고, 딥러닝, 인공지능 등과 관련된 수 차례의 보도자료를 통해 관련 내용이 기사화 됐다.

또, 엔비디아는 알파고 대국이 종료되고 기자들을 초청해 구글 알파고에서 GPU 기술이 어떤 원리로 작동되는지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 구글 딥마인드 인공지능 알파고에는 총 1202개 CPU와 176개 GPU가 탑재됐다 (사진=엔비디아, 인텔)

엔비디아에 따르면 GPU는 딥러닝 알고리즘을 처리할 때 순차 연산에 특화된 CPU 대비 월등히 높은 성능을 제공, 알파고가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의 수보다 많다는 엄청난 규모의 ‘바둑 경우의 수’를 빠르고 정확하게 연산 처리할 수 있었다.

알파고 개발 총책임자인 데이비드 실버 교수 또한 “알파고의 브레인은 100개가 넘는 GPU”라고 말하며 엔비디아의 마케팅 효과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업계에서는 “알파고의 핵심 하드웨어는 엔비디아 GPU”라는 인식이 수 많은 기사 등을 통해 대중들의 머리 속에 각인되며 엔비디아가 알파고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평가를 한다.

하지만 GPU가 아무리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더라도 알파고에 사용된 CPU 숫자에서 볼 수 있듯이CPU가 인공지능 컴퓨터를 구현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 엔비디아가 알파고를 통해 큰 마케팅 효과를 얻은 반면 인텔은 알파고를 통해서 아무런 마케팅 효과를 얻지 못했다 (사진=유튜브)

휴고 살레 인텔 HPC 플랫폼 그룹 마케팅 책임자는 “인텔도 머신러닝 분야 등에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알파고를 통한 마케팅은 제대로 쫓아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케팅 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이 최근 클라우드나 5G 등을 강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단기적으로 많은 수익과 레퍼런스를 얻을 수 있는 HPC나 제온 칩 쪽으로 마케팅이 포커싱 되어 있다”며 “최근 알파고 때문에 인공지능 분야가 이슈는 되고 있지만 인텔이 아직까지는 이를 먼 미래의 이야기라 생각해 크게 신경을 쓴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전략의 실패라기 보다는 관점의 차이다. 인텔 입장에서는 인텔은 이미 TV 광고 등을 통해 B2C 관점에서도 기업 인지도가 충분히 높고, 엔비디아는 엔터프라이즈 업계나 컴퓨터 마니아가 아닌 이상 잘 알지 못하는 기업이다”며 “엔비디아는 알파고를 일반 대중들에게 기업 인지도를 끌어올리려는 기회를 삼았고 인텔은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