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백연식 기자] 이통3사의 운명이 달려있는 주파수 경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통3사는 29일 오전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총 5개 대역 140MHz폭의 경매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각 통신사의 입장에 전략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 SK텔레콤, 2.1㎓대역에서 승자의 저주되나

통신3사들이 현재 모두 사용하고 있는 2.1㎓대역은 가장 인기가 높은 황금 주파수 대역이다. 통신망 설치에 수조원이 드는 신규 주파수와 달리 주파수를 확보할 경우 연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설치비용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2.1㎓대역에서 현재 SK텔레콤이 60㎒을, KT가 40㎒, LG유플러스가 20㎒을 사용하고 있다. 이중 SK텔레콤과 KT는 2.1㎓의 주파수 사용기간이 올해 말에 종료되는데 두 회사 모두 각각 40㎒을 재할당 받기로 했다.

그 결과 SK텔레콤이 사용하던 20㎒를 반납하면서 이 폭이 경매로 나오게 되는데 이를 누가 가져가는 지 여부가 이번 주파수 경매의 핵심이다.

SK텔레콤은 2.1㎓대역 60㎒ 폭 중 40㎒를 광대역 LTE로, 20㎒를 3G로 사용하고 있다. 만약 이번 경매에서 SK텔레콤이 이 영역을 타 통신사에 뺏길 경우 2.1㎓ 광대역 LTE가 무너진다. 가입자 수가 가장 많아 주파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SK텔레콤은 이 대역이 간절할 수 밖에 없다.

SK텔레콤이 2.1㎓대역 20㎒을 비싸게 싸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 경매로 나오는 2.1㎓대역 20㎒ 대역의 낙찰가가 SK텔레콤이나 KT에 재할당 받는 대역 가격과 연동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라 20㎒을 비싼 가격에 낙찰 받을 경우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 있다.

따라서 SK텔레콤과 KT가 2.1㎓대역 20㎒폭 낙찰을 포기하고 2.6㎓ 등 다른 대역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LG유플러스, 2.1㎓ 가져갈까? 가격 높일까?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가장 유리한 것은 LG유플러스다. 2.1㎓대역 20㎒폭 낙찰가가 재할당 대역에 연동되기 때문에, 만약 SK텔레콤과 KT가 이를 포기할 경우 인기 있는 대역을 저렴한 가격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대역을 사용하고 있는 SK텔레콤이 반드시 지키겠다는 입장으로 나올 경우 LG유플러스는 가져오지 못하더라도 낙찰가를 높여 SK텔레콤이나 KT를 곤경에 빠뜨릴 수 도 있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서는 2.1㎓ 20㎒를 확보해 현재 사용하고 있는 20㎒와 합쳐 광대역 LTE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가져오는 것이 최상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적극적으로 나올 경우 굳이 무리해서 가져올 필요도 없다. 가격을 최대한 높여 SK텔레콤을 승자의 저주에 빠뜨리고 2.6㎓ 40㎒를 새로 받아도 괜찮기 때문이다.

현재 LG유플러스는 2.6㎓에서 40㎒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번 경매에서 40㎒를 새로 확보하면 80㎒에 해당하는 초 광대역 LTE가 가능하다. 80㎒폭이 초 광대역으로 연결돼 있어도 현재 기술로는 단위 당 최대 폭이 40㎒이기 때문에 CA로 묶어야 한다.

통신3사 중 한 관계자는 “다른 주파수 대역을 CA로 묶는 것보다는 연결 대역을 묶는 것이 훨씬 안정적이긴 하다”며 “기술이 발전하면 80㎒을 한 단위로 인식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확보되면 주파수 활용에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 SK텔레콤 임형도 상무가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2.1㎓, KT는 SK텔레콤 눈치 볼 듯

KT는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에 비해 2.1㎓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 현재 KT는 2.1㎓에 LTE 20㎒, 3G에 20㎒을 사용하고 있고 모두 재할당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재할당 가격이다.

KT가 2.1㎓ 20㎒ 폭에 관심이 없어도 SK텔레콤이 이를 비싸게 가져갈 경우 이 가격과 연동돼 KT의 재할당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T는 전략적으로 SK텔레콤이 2.1㎓에 참여하는 것을 막고 2.6㎓에 참여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통신3사는 광대역 주파수인 700㎒ 40㎒폭, 2.6㎓ 40㎒과 광대역 주파수가 가능한 2.1㎓ 20㎒폭 중 하나만 받을 수 있는데 KT는 700㎒ 40㎒폭에 관심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700㎒ 대역 주파수가 재난망 용도의 주파수와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재난망 사업을 하는 KT는 아마 700㎒ 대역 주파수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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