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백연식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달 29일부터 시작한 주파수 경매는 불과 이틀 만에 끝났다. 2일 미래부는 매물로 나온 700MHz(40MHz폭, A블록), 1.8GHz(20MHz폭, B블록), 2.1GHz(20MHz폭, C블록), 2.6GHz(40MHz폭, D블록), 2.6GHz (20MHz폭, E블록) 등 총 140MHz 폭 가운데 A블록만 유찰됐으며, B블록은 KT, C블록은 LG유플러스, E블록은 SK텔레콤이 최저가에 가져갔다고 밝혔다.

D블록의 경우 최저가가 6553억원이었는데 약 40% 오른 가격인 9500억 원에 SK텔레콤이 낙찰받았다. 이에 따라 이통3사가 어떤 이유로 주파수를 얻었는지에 대한 이유와 앞으로의 이용 방안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LG유플러스 강학주 상무가 주파수 경매가 실시되는 TTA에 들어오고 있다.

■ SK텔레콤 2.1GHz 승자의 저주 포기하고 실리 선택

가입자 대비 주파수를 가장 적게 확보하고 있었던 SK텔레콤은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실리를 선택했다. 주파수 경매 시작 전 SK텔레콤은 2.1GHz 대역에서 총 60MHz 폭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중 40MHz는 광대역 LTE로, 20MHz은 3G로 사용하고 있었다.

SK텔레콤이 사용하던 주파수 중 20MHz폭이 경매로 나오게 되는데, 문제는 가격이 너무 높아질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2.1GHz 대역은 현재 통신3사가 모두 사용하고 있어 따로 기지국 설치가 필요없기 때문에 황금주파수로 불렸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사용하던 대역을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지키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낙찰가를 너무 비싸게 가져갈 경우 재할당 되는 2.1GHz 40MHz 폭 가격도 같이 올라가기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

결국 SK텔레콤은 사용하던 2.1GHz 대역 20MHz 폭을 포기하고 LTE 표준 대역인 2.6GHz에 올인했다. 2.6GHz 40MHz 폭과 20MHz 폭을 낙찰 받은 것이다.

2.6GHz 40MHz 폭은 최저 경매가보다 약 40% 오른 9500억 원에 낙찰됐는데, KT나 LG유플러스가 경매에 참여해 가격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1.8GHz 35MHz 폭에 이어 2.6GHz 40MHz 폭을 보유하게 돼 더블 광대역 LTE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SK텔레콤은 이번에 낙찰받은 주파수를 모두 LTE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1.8GHz 35MHz(광대역), 2.6GHz 40MHz(광대역), 2.6GHz 20MHz(협대역), 2.1GHz 20MHz(협대역), 800MHz 20MHz(협대역) 등 총 135MHz의 LTE 주파수를 SK텔레콤은 보유하게 된다.

▲ KT 최영석 상무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KT, 광대역 LTE에 인접한 20MHz 폭 확보

KT는 1.8GHz에서 35MHz의 광대역 LTE를 보유하고 있는데, 바로 인접대역 20MHz 폭을 최저가격으로 얻게 됐다.

즉, 55MHz가 한 번에 연결된 주파수 폭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KT는 “국내 최초로 ‘초광대역’ 전국망 LTE를 즉시 제공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기지국 설비로는 최대 40MHz폭만 한 단위로 인식하기 때문에 55MHz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CA로 묶어야 한다.

미래부 허원석 주파수정책과장은 “KT가 확보하게 된 55MHz폭의 경우 35MHz과 20MHz을 CA로 연결해서 사용해야 한다”며 “현재 기지국 장비로는 광대역인 40MHz폭이 단위의 최대치”라고 말했다.

KT는 앞으로 900MHz에서 20MHz(협대역), 1.8GHz에서 35MHz(광대역)과 20MHz(협대역), 2.1GHz에서 20MHz(협대역) 등 총 95MHz를 LTE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재난망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접대역인 700MHz 40MHz에 입찰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2.1GHz에서 40MHz를 재할당 받는데 가격이 높아지는 점을 우려해 2.1GHz 20MHz 경매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 LG유플러스, 황금주파수 최저가격으로 가져가

2016년 주파수 경매에서 가장 유리한 입장이었던 LG유플러스는 예상대로 2.1GHz를 가장 저렴한 가격에 가져갔다.

주파수 경매 시작전 2.1GHz에서 SK텔레콤이 60MHz, KT가 40MHz, LG유플러스가 20MHz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결국 이통3사가 40MHz를 골고루 나눠갖게 됐다. 이 대역을 가장 경매 최저가로 샀으니 이번 주파수 경매에서 가장 큰 혜택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800MHz 20MHz, 2.1GHz 40MHz, 2.6GHz 40MHz 등 총 100MHz의 LTE 주파수를 가지게 됐다.

다른 주파수에 관심을 가지지 않은 이유는 타사들에 비해 가입자 수가 적기 때문에 이정도로 충분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 이통3사 담합 가능성 제기돼

이번 주파수 경매 결과는 이통 3사 모두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 이통 3사는 모두 입장을 내고 이번 주파수 경매가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KT는 “이번 경매가 시장원리에 따른 합리적인 경매”라는 입장이고, LG유플러스는 “이번 경매를 통해 2.1GHz 광대역 주파수를 최저가에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역시 “총 60MHz 폭의 가장 많은 주파수를 확보했다”며 “1MHz당 가장 적은 낙찰가격(5년 기준, SKT 106억, KT 113억, LG U+ 191억)으로 주파수를 확보해 투자의 효율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통3사가 주파수 경매 전 사전 담합을 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B,C,E 블록이 모두 경매 최저가격으로 낙찰됐고, SK텔레콤과 KT가 경쟁을 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D블록만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 경매가 이렇게 쉽게 끝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2일안에 종료된 것은 뜻밖”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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