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한국시장에서 AS 등의 문제로 갑(甲)질을 하던 애플이 인도에서만큼은 철저한 을(乙)이 됐다.

인도 정부가 지난 4일 인도 시장에서 리퍼폰(중고폰)을 팔 수 있도록 해달라는 애플의 요청을 거부했지만, 애플은 여전히 인도에서 리퍼폰을 판매하기를 희망하고 인도 당국의 공식 결정을 다시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폰아레나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현재 애플은 인도 정부의 환경부장관, 통신부 장관 등을 만나 전방위적인 설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도 현지 제조업체들도 애플의 리퍼폰이 인도 스마트폰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인도 당국에 압력을 넣고 있는 상황이다.

▲ 애플이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폰아레나)

현재 인도에서 판매되는 스마트폰의 70% 이상이 150달러 미만의 저가 스마트폰이다. 이 같이 인도를 향한 애플의 저(低) 자세는 아이폰SE, 리퍼폰 등을 통해 저가 아이폰을 인도 시장에 보급,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잃어가고 있는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인도 모리 총리 부임 이후 인도 경제가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원동력을 바탕으로 내년 중국에 이어 미국 시장을 제치고 전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인도는 특히 애플의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국가 중 하나로 인도인의 절반 이상이 애플이라는 기업을 알지 못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의 브랜드 인지도는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같은 경쟁 글로벌 기업들에 뒤쳐지는 수준이 아닌 마이크로맥스(Micromax)나 카본(Karbonn) 같은 인도 로컬 브랜드보다 떨어지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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