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유료 매체 KIPOST에 2015년 11월 14일에 게시된 기사입니다.>

삼성과 애플이 각각 절반씩 투자해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을 신설한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애플은 그동안 태블릿PC 일부, 스마트워치에 OLED를 사용한 적 있지만 이렇게 대대적으로 OLED 물량을 확보한 적은 없습니다. 그것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삼성과 손잡았다는 게 의아한 점이죠.  

두 회사의 결정 배경은 무엇인지, 앞으로 산업계가 어떻게 변할지 KIPOST 기자들이 직접 토론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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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S6 엣지/ 삼성투모로우 제공

 

①애플과 삼성이 손 잡은 이유

 

Bryan Ahn(이하 안)=일단 올해 초에 애플 직원들이 한국에 파견돼 OLED 공급망을 훑고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 아이폰 ‘엣지’가 나온다는 소문도 돌았다. 삼성이 ‘갤럭시S6 엣지’로 재미를 본 만큼 아이폰도 디자인적으로 뭔가 바뀌는 게 아닌가 하는 전망이었다.

지금까지 취재한 내용을 종합해보건대,  애프은 엣지보다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준비하는 것 같다. 애플이 LCD만 쓰다 OLED로 돌아서게 된 건 화질이 아니라 기능 문제다. 화질로만 치면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만으로도 충분하다.

Lyan Lee(이하 이)=그러면 스마트폰 진화의 완결편은 ‘트랜스포머’라고 봐야 하는걸까? 태블릿, 패블릿, 폰이 완전히 하나가 되는 것?

안=첫 버전은 일단 접어서 작게 쓰고 펼쳐서 크게 쓰고 그런 것까지는 아닌 것 같고 일단 어느정도 접어서 이동성을 개선한 방식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평판 디스플레이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Jerry Oh(이하 오)=플렉서블이 단순히 접었다 펴는 것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디자인이 모두 가능하다는 게 중요하다. 워치처럼 둥근 형태는 물론이고 곡면에 씌울 수도 있고,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이=언브레이커블 디스플레이가 가능하다. 폴리이미드(PI)가 드롭에 강해서 웨어러블, 자동차 전장 쪽에 적용할 수 있다.

오=OLED가 플렉서블에는 강점이 있지만 수명이 짧고 습도에는 약하다는 건 해결 과제다. 교체 주기가 짧은 IT 기기는 수명이 짧아도 어느정도 용인이 되지만 교체주기가 10년 이상인 제품에 적용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난관이 꽤 있을 것 같다.

안=삼성과 애플이 으르렁 거리다 어느순간 합작까지 하게 된 이유는 뭐라고 보나

이=일단 OLED를 하고 싶은데 삼성이 기술이나 생산능력면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게 첫번째다. LG디스플레이나 재팬디스플레이만 갖고는 플래그십 모델을 끌고 가기 힘들다고 본 것 같다. 달리 보면 이제 삼성은 경쟁상대가 아니라는 자신감이 붙은 것도 같다. 2년 전 같은 박빙 상황이면 삼성과 손 잡지 않았을 것 같다. 삼성이 한 해 8000~9000만대를 파는데, 고가 비중을 따지면 차이가 많이 나니까.

안=외신들이 전하는 것처럼 삼성이 ‘프로젝트 밸리’를 내년 1월에 조기 출시한다면 삼성이 멍석을 깔고 애플이 실속은 다 차리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수요처를 찾았다는 점에서는 반길만하지만 한편으로는 단순한 부품 공급사로 남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오=삼성이 초기에 애플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반도체 외주생산(파운드리)을 하면서 시스템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익힐 수 있었다.  스마트폰 후발주자지만 애플을 제일 먼저 따라잡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핵심인 AP 기술을 확보해씩 때문이라고 본다. AP를 아니까 같은 퀄컴 칩을 갖다 써도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체들보다 삼성폰이 성능이 좋았던 것 아니었나.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생각이 아닌가 싶다.  

안=프로젝트밸리는 이미 기정사실화 됐고 언제, 어떤 퀄리티로 나올 것인가는 여전히 내부에서도 이견이 있다고 안다. 무조건 ‘새끈하게’ 내면 된다고 볼 수도 있는데, 이게 또 애플한테 경계감을 줘서 OLED 딜이 깨질 수도 있으니 고민이 될 거다. 애플이 팔로잉(following) 한다는 인상을 안 주면서 프로젝트밸리로 삼성의 건재를 과시해야 하는 줄타기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서로가 리스크와 기회를 함께 가질 수 있을 것. 일방적으로 불리한 딜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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