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세계 최대 주문자부착생산(OEM) 업체 폭스콘이 애플 물량의 감소로 새 고객을 위한 인프라를 강화한다. 바로 중국 시장을 휘어잡은 화웨이다. 애플의 주요 OEM 업체인 폭스콘은 최근 애플 하드웨어 제품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실적의 대폭 하락을 막기 위해 다른 고객을 확대하는 방안이 절실해졌다.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는 화웨이와 만날 수 밖에 운명인 셈이다.

■ 화웨이 회장의 고향에 화웨이를 위한 공장 짓다

중국 텅쉰커지(腾讯科技)가 일본 닛케이신문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폭스콘은 귀저우에 공장을 신설하고 있으며, 이 공장의 주요 고객은 화웨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2016년 화웨이는 폭스콘의 주요 OEM 고객으로 등극했다. 애플 제품의 성장 속도가 하락한 것과 달리 화웨이는 맹렬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귀저우성의 공장 프로젝트는 폭스콘의 명운이 달린 매우 중요한 일이 됐다고 중국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텅쉰커지에 따르면 또 다른 내부 소식통은 폭스콘이 이 생산라인을 지을 장소로 귀저우 성을 정한 이유가 바로 화웨이 창업자이자 회장인 런정페이(任正非)의 고향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 애플이 떠오르는 스마트폰 강자 화웨이를 위해 화웨이 회장의 고향인 귀저우에 공장을 짓고 8천여명을 채용했다. (사진=위키피디아)

화웨이는 최근 이미 폭스콘그룹의 휴대폰 OEM 고객이며 화웨이의 주요 협력 대상은 폭스콘그룹의 자회사이자 홍콩에 상장한 푸즈캉(富智康)이다. 푸즈캉은 화웨이뿐 아니라 샤오미, 오포 등 화웨이의 경쟁사들을 위한 휴대폰도 생산하고 있다.

많은 연구조사 업체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가운데 1분기 애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에 비해 16% 감소했다. 레노버그룹의 휴대폰 출하량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와 동시에 화웨이는 휴대폰 시장의 위너로 자리매김 했으며 판매량이 고속 성장하고 있다.

텅쉰커지는 “화웨이의 휴대폰 사업과 다른 중국 기업의 모습에는 현격한 격차가 있다”며 “화웨이는 샤오미의 모델을 응용해, 롱야오(荣耀)란 브랜드를 붙인 가성비 높은 제품을 온라인 유통 채널로 판매했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각지에서 하이엔드 플래그십을 내놓았으며 영국 런던에서 하이엔드 휴대폰을 발표하기도 했다.

■ 귀저우성에서 8000명 엔지니어 고용 계획

화웨이는 글로벌 통신장비 제조 3위 기업이다. 전 세계에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를 완비하고 있으며 화웨이의 스마트폰 사업 역시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주목할만한 점은 지난 몇 년간 폭스콘그룹 역시 귀저우성에 투자를 늘렸다는 것이다. 주요 목적은 인건비가 낮은 현지의 원가 경쟁력 우위를 활용하기 위함이다. 2014년부터 폭스콘은 이미 귀저우성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설립했으며 폭스콘은 관련 부처와 협력을 통해 이 성의 귀양시에서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 밖에도 폭스콘은 귀저우와 협력해 서버 연구개발 및 제조도 한다. 더불어 허난 등처럼 귀저우성 역시 폭스콘의 구인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폭스콘은 이미 3년 짜리 고용 계획을 발표했으며 귀저우성에서 8000명의 엔지니어를 채용할 계획이다.

보도에 따르면 폭스콘그룹의 오너인 궈타이밍(郭台铭) 회장은 이주 귀양시에서 열리는 과학기술전시회에 참석할 예정이며, 화웨이를 위해 짓는 휴대폰 OEM 공장을 직접 시찰할 예정이다.

▲ 폭스콘의 애플 제품의 물량 감소로 인해 새 고객 화웨이 모시기에 나섰다. (사진=위키피디아)

■ 애플의 공급업체 다원화 vs ‘고객 다원화’ 및 ‘고급 제조 단계로의 상향’ 나서는 폭스콘

지난 몇 년간 애플은 ‘공급업체 다원화’ 정책을 펼쳐왔으며 더 이상 모든 OEM 물량을 폭스콘 등 몇몇 개 기업에 몰아주지 않는다. 이는 폭스콘이 정체성을 고민하게 된 주요 동기가 됐다고 업계는 분석하게 됐다. 0

예컨대 결국 휴대폰 사업에서 애플은 다른 OEM 공장 페가트론(和硕科技) 등을 키우고 있다. 페가트론과의 주문 경쟁은 폭스콘의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분명히 폭스콘은 이에 맞서는 OEM 고객의 ‘다원화’ 정책이 필요하게 된 셈이다. 애플 이외에도 샤오미 역시 폭스콘의 주요 고객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폭스콘은 인도에 있는 휴대폰 공장에서 이미 샤오미 제품의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화웨이 역시 인도 현지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며, 마찬가지로 화웨이도 직접 생산라인을 건설할 수 없기에 역시 폭스콘과 협력해 공장을 짓게 된다.

이 외에도 최근 폭스콘은 3억5000만 달러를 들여 마이크로소프트의 ‘노키아’ 브랜드 피처폰 사업을 사들였다. 텅쉰커지는 “이는 폭스콘이 단순한 OEM 제조 업체에서 상품 설계, 마케팅, 판매, 브랜드 관리 등 부가가치 있는 업체로 향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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