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중국에서 애플페이의 인기가 시들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중국 인민망 국제금융보(人民网-国际金融报)는 “난관에 부딪친 애플페이는 ‘예쁘지만 먹을 수 없는 것’”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애플페이의 발전 추이가 세 달만에 정체기로에 서 있음을 전했다. 최근 출시된 월마트페이의 등장도 애플페이에 위협이 될 것이라며 중국인들이 애플페이를 외면하는 비결을 파헤쳤다.

■ 돈 찾을 수 있는 ATM기 제한...‘월마트’까지 뛰어든 페이 업계 경쟁사는 속출

애플페이의 출시 이후 각광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ATM에서 카드 없이 출금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비록 중국에서 광다은행, 건설은행, 자오상은행 등에서 카드 없이 출금이 가능하지만 현지 언론은 “애플페이를 이용해 카드 없이 출금을 할 수 있는 은행 ATM 기는 결코 많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애플의 애플페이가 지난 2월 18일 정식으로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모바일 결제 시장은 ‘사용 시도’를 하는 사용자들로 붐볐다. 이어 중국 시장에 삼성전자, 구글이 잇따라 서로 다른 페이 서비스를 내놓고 각종 ‘페이’들의 경쟁이 펼쳐졌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중국 국제금융보 기자가 직접 시장에서 조사한 결과 ‘애플 마니아’ 들의 애플페이 사용 열풍은 분명 식어가고 있으며  보안과 편의성 등 출시 초기에 강조됐던 장점들도 빛을 바래고 있었다.

▲ '예쁘지만 먹을 수 없는' 애플페이. 페이 서비스의 최대 격전지 중국 시장에서 애플이 삼성전자 구글 월마트 등에 밀리고 있다. (사진=엔가젯)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대형 유통사 월마트가 자체적인 모바일 지불 ‘월마트페이(Walmart pay)를 내놓으면서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5월 17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월마트는 월마트페이를 미국 내 110개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다고 이주 밝혔다. 이는 향후 매월 200만명의 월마트 고객이 월마트페이로 지불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하며, 월마트는 지난 주 앱에 기능을 추가했다.

중국 업계에서는 월마트의 월마트페이가 각 매장에서 사용됨에 따라 애플페이의 기세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금융보는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즉 아이폰6 이상의 기기 시장 점유율이 그리 높지 않다”며 “알리페이, 위챗페이 류의 결제 방식에 비해 애플페이의 경쟁 우위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월마트는 일찍이 2015년 말 월마트페이를 발표했으며 당시 애플은 애플페이를 정식으로 내놓은지 약 1년이 됐을 때였다. 비록 애플페이가 많은 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아직 보급 상황은 느리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애플페이와 달리 월마트페이를 사용하려면 우선 휴대폰의 월마트 앱을 찾아 월마트 페이 부분을 찾아 들어간 이후 코드를 조준해 스캔한다. 사용자들은 PIN 번호를 설정하거나 터치ID로 보안 인증을 할 수 있다. 월마트는 상당한 카드가 이 모바일 결제로 돌아설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국제금융보 기자는 “비록 애플의 애플페이가 발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2014년 하반기이래 월마트가 월마트페이를 출시하는 지금까지 줄곧 월마트의 압박을 받아왔다”며 지불결제 시장에서 두 공룡의 신경전을 전했다.

한 관계자는 “월마트는 비록 대형 유통사로서 스스로의 지위를 굳건히 하고자 할뿐 아니라 다른 제3자 지불 회사의 진입을 바라지 않는다”며 “자체적인 지불 및 청산 역량이 있기 때문에 월마트는 결산비용에 대한 원가를 낮추면서 자금에 있어 보다 독립성을 가질 수 있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모바일 지불을 통해 월마트가 고급 제품 공급업체들과 연계해 스스로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애플페이, ‘시리’와 같은 처지

국제금융보는 “애플페이가 처음 나왔을 때와 비교했을 때, 3개월이 지난 지금 상황이 좋아지지 않았다”며 “초기 시도자들의 기세가 꺾인 이후 애플페이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고 묘사했다.

상하이 푸동의 한 매장 직원은 “애플페이가 처음 출시됐을 때는 사용해보려는 고객이 비교적 많았는데, 그 이유는 당시 많은 은행들이 모두 우대 서비스를 펼쳤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사용량이 다소 하락해했으며 그 이유는 아마도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특별한 혜택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국제금융보 기자가 한 지하철 역 부근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러 계산대 옆에서 애플페이 사용자를 기다렸지만 30분 넘게 지나도 애플페이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반면 맥도널드, 스타벅스 등에서 오히려 많은 소비자들이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체는 아직 사용자들의 ‘습관’이 익숙해지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점 역시 모바일 결제 업계가 부딪친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다. 중국에서 알리페이나 위챗결제 같은 지불 방식이 많이 익숙해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소비자들이 서비스를 사용하려는 데 자꾸 어려움이 생기거나 많은 매장에서 지원해주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자꾸 서비스를 쓰지 않게 된다”고 언급했다.

국제금융보는 “이는 시리(Siri)가 이전에 맞닥뜨렸던 상황과 유사하다”며 “많은 사용자들은 시리를 사용해봤지만 그 결과가 이상적이지 않자 결국 이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게 됐다”고 묘사했다.

일상적인 지불 결제 수요를 만족시키는 것 이외에도 애플페이가 출시 이후 주목받았던 비결은 ATM에서 카드없이 현금을 인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최근 광다은행, 건설은행, 자오상은행 등에서 카드없는 현금인출이 가능하긴 하지만 관련 언론들은 애플페이를 사용해 돈을 찾을 수 있는 ATM이 많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금융보 기자가 일전에 한 자오상은행 지점에 갔을 때에도 ATM 기의 카드 넣는 입구 아래 쪽에 이 ATM기는 비접촉식 지불결제를 이용할 수 없다고 표시돼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애플페이로 돈을 찾을 수는 없었다.

이러한 상황은 공상은행, 평안은행 등 일부 ATM 기에서도 유사해 역시 애플페이는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애플페이의 출시 기간이 짧아 ATM 시스템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애플페이 사용자들은 향후 업그레이드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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