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백연식 기자] 팬택이 이르면 6월 말에 새로운 중저가폰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가운데, 이미 중저가폰 경쟁이 치열해져 팬택의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마트폰이 상향평준화됨에 따라 스마트폰의 스펙 경쟁의 의미가 예전보다 줄어들었고, 단통법 이후 실리적인 성향의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중저가폰이 인기 있는 이유다. 중저가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에 팬택은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 특별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팬택은 새로운 중저가폰을 출시 준비 중이다. 아직 출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르면 6월 말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현재 팬택이 통신사들과 협의해 새로운 스마트폰을 준비 중인 것은 맞다”며 “출고가와 출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미 알려진대로 스냅드래곤 430 프로세서와 마시멜로 6.0을 담은 중저가폰이다”라고 말했다.

▲ 사진=팬택

팬택이 2014년 11월 ‘베가 팝업노트’ 이후 시장에 내놓는 신제품이 중저가폰인 이유는 프리미엄폰을 내놓을 경우 삼성전자와 애플과 상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영업이익을 위해서는 프리미엄폰을 많이 팔아야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팬택은 그동안 ‘베가 시크릿 노트’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고집하며 삼성 애플 등과 경쟁해오다 경영위기를 맞았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출시 이후 프리미엄폰 시장은 애플과 삼성의 양강체재로 굳어진 상태”라며 “LG전자도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사업부분이 계속 적자를 기록하지만 계속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것도 가전부문에서 많은 이익을 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팬택이 중저가폰을 출시하는 것도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이 90%가 넘는 영업이익을 차지하고 있다. 프리미엄 폰을 많이 팔아야 영업이익이 좋은데 애플의 아이폰은 프리미엄 시장을 거의 독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이를 만회하기 위해 갤럭시S7등 프리미엄 폰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갤럭시J, 갤럭시A 등 중저가폰 라인업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삼성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갤럭시J5, J7의 2016년형 신모델을 글로벌 출시하고, 중국에서는 새로운 라인업인 갤럭시C 시리즈를 시장에 내놓는다. 중저가폰을 다량 출시하는 ‘박리다매’ 전략을 통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IM(IT·모바일)의 수익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LG전자도 G4가 부진하자 새로운 중저가 라인업인 K시리즈를 글로벌 출시했다. 전략 스마트폰 G5의 서브 모델인 ‘G5 SE’도 중남미 지역에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도 G5등 프리미엄 폰에 집중하지만 중저가폰의 출시도 확대하는 ‘투트랙’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팬택이 이런 삼성전자와 LG전자와의 중저가폰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TG앤컴퍼니 등 신흥 업자들이 SK텔레콤 등 특정 통신사와 협약을 맺고 전용 단말기를 출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TG앤컴퍼니의 ‘루나’가 인기를 끈 이유도 SK텔레콤이 많은 공시지원금은 물론 ‘설현’을 내세우는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 때문이었다. SK텔레콤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하지 않았다면 ‘루나’가 이렇게 인기를 끌지는 않았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통신3사 중 한 관계자는 “팬택이 이번에 출시하는 스마트폰의 결과에 따라 팬택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저가폰 시장도 이제는 치열해졌기 때문에 팬택이 선전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전략이 필요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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