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경탁 기자] 국내외 내노라하는 IT 기업들이 챗봇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이 화두로 떠오르며 기업들 입장에서는 머신러닝 기술을 대중들에게 뽐내고, 자사의 기존 서비스와 연계해 플랫폼 영향력을 더욱 확장 시킬 수 있는 1석 2조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챗봇은 채팅로봇의 줄임말로 사용자가 메신저와 서로 대화를 주고 받으며 필요한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SW)다. 사용자들과 대화를 통해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높은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을 구사할 수 있다.

국내 사용자들에게 유명한 앱 ‘심심이’도 일종의 챗봇이라 할 수 있다. 심심이가 단순히 사용자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잡담을 할 수 있는 수준인 반면, 최근 IT 기업들이 출시하거나 개발 중인 챗봇은 쇼핑 및 길 찾기, 식당 예약, 금융 거래 같은 업무들을 도와줄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챗봇은 코타나, 시리, 나우, 알로 같이 꼭 구어체 기반의 자연어를 이해해야 하는 음성인식이 아닌, 텍스트 및 이미지 데이터만을 인식할 수 있는 수준만으로 개발해도 상관없기에 기업들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서비스라 할 수 있다.

▲ 머신러닝 기술의 발전으로 챗봇의 서비스가 갈수록 정교화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3월 공개한 챗봇 ‘테이’는 인종차별과 극우주의 발언 등의 답변으로 논란이 있은 후 하루만에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이후 MS는 챗봇 서비스를 재정비한 후 새로운 챗본인 ‘캡션봇’을 지난 4월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캡션봇은 사용자들이 올린 사진 및 영상 등 이미지 파일을 인식해 자동으로 간단한 댓글을 달아주는 챗봇이다. MS에 따르면 사람도 파악하기 힘든 이미지도 파악하는 등 높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페이스북도 지난 4월 개발자회의에서 사용자들의 쇼핑을 도와주고 교통정보 및 일기예보를 알려주는 챗봇 '판초'와 관련 개발도구를 공개했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메신저' 앱에 판초를 적용, 강력한 비지니스 플랫폼으로 확장시킨다는 목표다.

국내 대표 IT 서비스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챗봇을 개발 예정 중에 있다. 네이버는 자사 메신저 ‘라인(LINE)'을 통해 올해 하반기에 챗봇을 활용한 스마트폰 콜 센터를 오픈할 계획이다.

카카오도 카카오톡에서 ‘플러스 친구’를 서비스 중인 기업들이 챗봇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카카오톡 플러스친구에서 챗봇 기능을 지원하는 기업들을 통해 홈쇼핑을 하거나 원하는 자료들을 받아 볼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자체 챗봇은 내부적으로 계속 검토 중에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나올지는 아직 미정이다”고 전했다.

▲ 국내외 내노라하는 IT 기업들이 챗봇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인터파크 또한 고객의 쇼핑을 돕는 챗봇 서비스 ‘톡집사(Talk 집사)’를 자사 쇼핑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 전체에 확대 도입하고 이스트소프트 또한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인 ‘팀업’에 챗봇을 적용, 영업 CRM(고객관계관리), 구내식당 식단 확인, 날씨 확인 등 간단한 생활 정보 확인을 제공하고 있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챗봇은 사용자들이 가장 밀접하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에 딥러닝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기업 입장에서도 이를 통해 새로운 고객 경험과 서비스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왓슨 등으로 막강한 인공지능 플랫폼 및 머신러닝 기술력을 가진 IBM은 컨슈머용 챗봇을 직접 서비스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IBM 관계자는 “IBM은 전통적으로 산업 및 기업용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B2C용 챗봇 출시 계획은 없다”며 “대신 오픈형 왓슨 API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직접 왓슨 기반의 챗봇을 개발, 일반 소비자용도로 서비스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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