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길주 기자] "백화점에서 보고 인터넷으로 구매한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인터넷 가격으로 나오는 프로모션을 꼼꼼이 살펴본다."

어쩌면 '당연한' 손해 보지 않고 가전제품을 구매하는 방법이다. 이렇듯 가전제품을 고르다 보면 궁금한 점이 생긴다. 똑같은 제품인 것 같은데 파는 매장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과연 동일한 제품이 맞는건가 하는 의심도 생긴다. 가격대비 성능 중심으로 가는 소비패턴에 소비자들이 능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이점에 대한 궁금증은 한층 더해졌다.

동일한 제품이라면 가격 차이가 왜 나는 것일까. 소비자를 유혹하는 마케팅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과거에는 동일 제품에 모델명이 비슷하거나 같아도 기능에 문제가 없는 부품들을 빼거나 저등급 부품으로 교체해 매장마다 가격 차이가 나기도 했다. 백화점, 마트, 홈쇼핑, 인터넷 등에 각기 다른 전용모델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제품 모델명이 같으면 세부 부품의 차이도 없는 동일제품이다. 그러나 여전히 판매하는 곳에 따라 가격 차이는 꽤 심한 편이다.

■ 냉장고 인터넷은 273만원부터 오프라인 450만원...대체 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기자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그리고 제조사별 직영점 및 인터넷 쇼핑몰 등 유통 채널별로 발품을 팔았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현장 판매가가 큰 차이는 없었지만, 인터넷과는 가격 차이가 제법 있었다.

일례로, L사의 냉장고(모델명 : JB27SS33)의 가격을 비교해보니 백화점은 431만원, 대형마트는 450만원, 직영점은 435만원, 인터넷은 최저 273만원부터 최고 390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또한 TV(모델명 : 55EG9370)는 백화점 360만원, 대형마트 370만원, 직영점 360만원, 인터넷은 최저 270만원부터 최고 400만원으로 가격 차이가 났다.

▲ 백화점, 대형마트, 인터넷 등 각 가전제품 판매처별 가격 (2016년 6월말 기준)

물론,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대부분 가전제품은 적혀있는 판매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할인을 해준다. 현장/일별/주말 프로모션이나 백화점 카드 할인, 제휴카드 할인,회원 등록,시즌 특별행사 할인,보상판매 할인 등이 그것이다. 이 때문에 정확한 가격 정보를 알 수 없어 실질적인 비교는 어려웠으나 가격 차이는 분명 있었다.

그 이유는 유통업자가 가격을 정하는 오픈프라이스 제도에 기인한다. 유통 채널별 마케팅 전략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제품이어도 매장별 차이가 있는 것이다. 알파벳과 숫자로된 모델명이 똑같은 동일 모델이지만 행사나 특판, 기획전, 할인기간, 제휴회사 카드가입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대형마트 가전매장 매니저는 "유통업자가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고 가격을 추가로 할인을 해주기도 한다"며 "마진은 작지만 싼 가격에 많이 팔아 이윤을 남기는 등 다양한 판매 전략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홈쇼핑의 경우는 일반 매장에서 팔리는 공용모델이 아니라 더욱 싸게 판매가 가능하다. 일부 제품이 홈쇼핑용 '전용모델'로 박리다매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어 더 낮은 가격에 제품이 공급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L사의 TV(모델명 : 55UF6610)는 홈쇼핑에서 190만원대에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이 제품은 다른 유통 채널에서는 볼 수 없는 홈쇼핑 전용모델이다.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모양은 비슷하지만, 기능이나 재질, 부품 등이 다른 제품이다.

▲ LG베스트샵 강서점에서 고객이 제품과 가격에 대해 상담하는 모습

홈쇼핑의 경우 제품 외에도 작은 가전 등 추가 구성품이 제공되는 등 파격적인 구성으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판매업자가 홈쇼핑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 등 비용 탓에 다소 기능이 제한된 제품이 공급되는 경우도 있으니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시중 동일제품이지만 판매시기가 지난 구형모델을 박리다매로 판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가전제품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은 인터넷이다. 인터넷 쇼핑몰은 매장 임대료, 전기세, 물류비용, 인건비 등 부수비용이 들지않고 대량 발주가 가능해 큰 폭의 가격 할인이 가능하다. 다만 중고제품을 수리해 파는 '리퍼' 제품일 가능성이 있고, 저렴한 대신 배송비나 설치비 등이 별도인 경우도 있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제품 배송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각 유통 채널 별로 동일 제품도 가격 차이가 난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을 살피고, 그에 적합한 가격을 온라인 정보를 활용해서 실속있게 구매하는 것이 좋다.

한 가전제품 직영점 판매원은 "특판, 기획전, 할인기간 등을 이용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 협상을 통해 좋은 조건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구매 팁"이라며 "제품에 문제가 발생시 빠른 대처가 가능하고 AS가 잘되는 조항 등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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