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중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ZTE가 같은 날 나란히 내놓은 신제품이 화웨이와 오포(OPPO)를 맹공격하고 있는 양상에 현지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장을 위해 특별히 내놓은 ‘갤럭시 C’ 시리즈를 출시했고, ZTE는 피아니스트 랑랑과 손잡고 ‘엑손(AXON) 톈지(天机) 7’을 출시했다.

중국 인민망은 “주목할 만한 점은 삼성전자와 ZTE가 이번에 내놓은 신제품이 모두 중-고급 시장을 타깃으로 하면서 화웨이와 OPPO 등 브랜드와 전쟁을 치룰 제품이라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와 ZTE의 신제품은 최근 발표된 화웨이와 OPPO의 주력 제품군과 가격 차이가 크지 않으면서 기능적으로 우수함을 강조하고 있어 일전을 예고했다.

■ ‘중국만을 위한’ 삼성전자 갤럭시 C5와 갤럭시 C7의 출격에 현지 반응은...

중국 언론은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 내놓은 내놓은 이번 갤럭시 C5와 C7을 중국 사용자를 위해 ‘특별 제작한 제품(特供机)’ 이라며 주목하고 있다. 이는 중국의 신흥 스마트폰 세력을 저지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인민망은 이에 대해 “줄곧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는 주로 하이엔드 시장을 타깃으로 해왔으며 판매 가격도 애플의 아이폰과 맞먹었다”며 “하지만 샤오미, 메이주 등 중국산 휴대폰들이 낮은 가격과 높은 가성비 전략으로 시장을 침투하자 삼성전자는 부득불 전략을 변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분석했다.

우선 가격이 낮아졌다는 데 주목했다. 인민망은 “삼성전자가 이번에 중국에서 발표한 두 종류의 갤럭시 C 모델은 가격적으로 보다 친(亲) 서민적”이라고 설명했다. 갤럭시 C5는 32GB에 2199위안이며, 64GB에 2399위안이다. 갤럭시 C7은 32GB에 2599위안이며 64GB에 2799위안이다.

인민망은 “얼마 전 발표된 갤럭시 S7 엣지 32GB 가격이 5688위안인 것과 비교하면 갤럭시 C 시리즈는 모두 3000위안 가량 저렴한 것”이라고 비교했다.

▲ 삼성전자의 갤럭시C 시리즈

하드웨어 측면에서 갤럭시 C5와 C7은 모두 1080P의 슈퍼 AMOLED 디스플레이를 채용했으며 4GB 램을 탑재했다. 배터리 측면에서도 갤럭시 C5와 C7은 각각 2600mA와 3300mAh를 채용하며 고속 충전까지 지원한다. 전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는 1600만 화소를 갖췄으며 두 모델 모두 4가지 색으로 동시 출시됐다.

인민망은 “외관상 갤럭시 C 시리즈는 삼성의 가풍을 이어갔으며 앞면 위쪽에 ‘SAMSUNG’ 이란 로고가 새겨져 있고 타원형의 Home 버튼은 지문 인식이 가능하다”면서도 “하지만 뒷면의 분위기는 크게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뒷면에는 금속 재료를 채용하고 3단형 설계를 보여줘 카메라가 다소 튀어나온 설계를 구현했다는 것이다.

중국 현지에서는 갤럭시 C 시리즈가 무엇 보다 중국 사용자용 기능을 추가했다는 데 눈길을 줬다. 인민망은 “중국 사용자만을 위해 탄생한 갤럭시 C 시리즈는 중국적인 요소를 적지 않게 가미했다”며 “예컨대 삼성페이와 알리페이의 협력 기지국 위조 방지 기능, 문자 정보 카드화 등은 모두 중국 사용자를 위해 최적화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중화권 상품전략 및 연구개발 왕퉁(王彤) 총재는 “C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이전의 디자인 풍격을 버리고 완전히 중국 소비자의 요구에서 출발해 디자인 된 것”이라며 “갤럭시 C 시리즈는 중국 국민 휴대폰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고급폰 전략...피아니스트와 손잡은 ZTE의 AXON 톈지(天机) 7

때맞춰 ZTE는 피아니스트 '랑랑'과 함께 AXON 톈지 7을 출시했다. 이에 대해 인민망은 “삼성전자가 스스로 가격을 낮추는 전략을 쓴 것과 달리 ZTE가 발표한 AXON 톈지 7은 3299위안의 가격부터 시작해 ‘플래그십 폰’의 기조를 이어갔다”고 분석했다.

부품 측면에서 이 제품은 퀄컴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를 채용했으며 6GB LPDDR4 메모리와 128G의 저장공간, 그리고 5.5인치의 AMOLED 2K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7모드22핀으로 두 종류의 4G 방식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용량은 3250AmH이며 전면에 800만 화소, 후면에 2000만 화소의 카메라를 장착했다.

▲ ZTE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엑손7

고급스러운 비즈니스의 품격을 더하기 위해, AXON 톈지 7은 BMW에서 온 디자이너팀이 합류했으며 매 기기 마다 다른 모양의 나이테 무늬를 가진 목재가 사용됐다. 인민망은 “말하자면 매 AXON 톈지 기기가 서로 다른 기기”라고 설명했다.

비즈니스맨을 위해 전문적으로 개발된 음성 교류 기능도 눈에 띈다. AXON 톈지 7은 완전히 새로운 스마트 음성3.0을 채용했으며 음성 식별률이 95% 이상이라고 알려졌다. 실시간 음성 통역 기능 측면에서 ‘말하는 즉시 통역’을 지원하며 음성 비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회의록을 정리할 수 있다.

이 제품의 영상 및 음향 기능을 돋보이도록 하기 위해 ZTE는 피아니스트 랑랑을 AXON 톈지 플래그십 시리즈의 간판으로 삼고 있다. ZTE 통신 집행 부총재 단말기 CEO 정쉬에충(曾学忠)은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ZTE와 글로벌 명인 랑랑이 만나 하이엔드급 사용자군을 위해 하이엔드 품질의 제품을 내놨다”며 “ZTE의 브랜드 이미지 역시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AXON 톈지 7은 모델에 따라 가격은 각각 3299위안과 4099위안으로 책정됐다. 정쉬에충 부총재는 “ZTE는 앞으로 제품 시리즈를 줄이고 점차 고급형으로 치중해 보다 중-고급 시장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치열해지는 ‘중-고급’ 시장 경쟁

시장조사업체 IDC가 내놓은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에 있어 화웨이, OPPO, VIVO가 1~3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와 ZTE, 레노버 등 제품은 순위가 하락했다.

인민망은 “삼성전자와 ZTE가 나란히 발표한 신제품 가격은 2000~4000위안 구역에 집중돼 있으며 이 가격대는 화웨이, OPPO 등 브랜드의 주요 기종 가격과 크게 차이가 없다”고 분석했다. 얼마전 발표된 화웨이의 P9 판매가가 2988위안부터 시작하며 OPPO가 최근 발표한 R9 판매가가 2799위안부터 시작한다.

인민망은 “삼성전자와 ZTE의 신제품이 화웨이, OPPO가 노리는 중-고급 시장을 정면으로 정조준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매체는 또 발표회 현장에서 정쉬에충 부총재가 화웨이 P9와 수시로 비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 부총재는 AXON 톈지 7의 GPU가 화웨이의 P9 플러스 보다 높은 기능을 가졌다는 점 등을 어필했다.

중국의 한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내 저가형 휴대폰 영역에서 샤오미와 메이주 등 브랜드 가격 전쟁이 심화되면서 ‘레드오션’화 되고 있고, 하이엔드 시장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점유하고 있는 동시에 포화상태로 가고 있어 다른 브랜드의 진입이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2000~4000위안 대 중-고급 시장의 경우 각 휴대폰 기업이 줄줄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