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팬덤을 형성하듯 인기를 끌어온 샤오미의 ‘팬덤 경제(粉丝经济)’ 시대 마케팅 방식은 기업의 가치가 사회 전반의 대중에게 평가받아야 하는 ‘사회 경제(社群经济)’로의 진화에 문턱이 되고 있다.

사회 경제 체제 하에서 샤오미는 마니아를 넘어 사회 대중 시장으로의 경계를 넘어야 하는 난관에 서게 됐다. 중국 현지 언론은 이를 두고 샤오미의 성장 모델 변화로 인한 성장통이 본격화됐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 예전 같지 않은 샤오미의 ‘신제품 발표’

5월 이래, 샤오미는 바빴다. 10일 대화면 최신 제품 ‘샤오미 맥스’를 발표했고, 뒤이어 미국에서 첫 번째 발표회를 열어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 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 번의 발표회는 그렇게 인상적이지 않았으며 예전처럼 ‘일대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 현상을 분석한 바이두 바이지아는 “이는 분명 샤오미가 일으켜 오던 화제성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연구업체 IDC는 ‘글로벌 휴대폰 분기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2016년 1분기 글로벌 휴대폰 출하량에서 삼성, 애플, 화웨이가 1~3위를 차지했으며 오포(OPPO)와 비보(vivo)가 4~5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샤오미는 5위권에서 밀려났다.

해외 시장에서 샤오미는 사실 그리 순탄치 못했다. 특허의 한계에 부딪쳤으며 인도 시장에서도 사실상 실패의 쓴 잔을 마셨다. 미국에서의 발표회 역시 걱정을 더했다.

샤오미는 창업 초기 이래 ‘팬덤 경제’ 모델의 마케팅 방식을 사용하는 팬덤 경제에 의존해 왔다. 일반적인 ‘광범위한’ 방식의 언론매체 광고를 하지 않았으며 제한적인 정보 전달을 통한 마니아층이 이룬 경제 효과에 기대 온 것이다. 하지만 사회 경제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하는 시기가 오자 기업, 구조 적인 면의 가치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샤오미의 팬덤 경제는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블로그 미디어 바이두 바이지아는 “사회 경제는 팬덤 경제의 진화이며 팬덤 경제 보다 한 단계 높은 단계”라며 “샤오미 실적의 구조는 팬덤 경제에서 사회경제로의 진화 과정에서 겪어야할 성장통을 겪고 있는 듯 보인다”고 분석했다.

▲ 레이쥔 샤오미 회장(가운데 빨간 옷)과 샤오미 주요 임원들

■ 사회 경제로의 가는 샤오미의 변화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샤오미가 팬덤 경제의 ‘집대성자’ 같은 모델이었다는 점이다. 샤오미는 창립 초기 스스로를 ‘군중 노선을 걷는 기업’으로 정의했다. 사용자들과 친분관계를 맺고 참여감을 갖게 했으며 사회적 매체를 빌려 입소문을 확대시켰다. 이 ‘군중 노선’은 샤오미 내부에서 세 개의 핵심 요소를 가졌는데 색심 사용자와 정제된 스토리 및 화제, 그리고 고효율적인 전파 경로였다.

핵심 사용자의 의미는 무엇일까? 2011년 세계에 ‘애플발’ 바람이 몰아닥쳤을 때 애플이 제시했던 높은 가격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갖게 했다. 이 점을 고려해 샤오미는 가성비가 높은 제품을 내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했다. 스마트폰을 갖고 싶어 하지만 애플이 제시하는 비용을 지불하지 못하는 ‘그룹’을 위해 발군의 위력을 발휘해 한데 모이게 했고 팬덤을 만들어 냈다. 이들은 샤오미의 핵심 사용자가 됐다.

이렇듯 핵심 사용자가 생긴 이후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사용자로서 참여하는 이들이 스스로 홍보매체가 되어 이 스토리는 번져 나갔다. 이를 통해 샤오미의 인터넷 판매는 이후 불이 붙은 듯 번져 나가며 인기를 모았다.

샤오미는 전략상 ‘상품’과 ‘미디어’를 결합시켰다. 콘텐츠 마케팅 시에는 특히 상호 작용과 참여감이 중요한 요소 였다. 실제 상품과 관련이 없는 정보에 사용자들은 관심을 갖지 않았다. 샤오미가 위챗에서 밝힌 정보 수치의 열람율은 통계상 높은 경우 70%에 이르기도 했지만 상품과 거리가 먼 캠페인 소식 등에 열람율은 5%에도 못 미쳤다.

이 때문에 샤오미가 얻어낸 결론은, 샤오미의 공식 팬으로 등록해 있는 팬들은 대부분 샤오미의 ‘상품’에 관심이 있는 자들이며 그들의 요구는 멋진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상품에 대한 정보만을 제공해 주고 물류와 주문 및 구매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 콘텐츠라는 것이었다.

상품에 대한 사용자의 참여감은 샤오미가 많은 팬을 보유하도록 해줬다. 동시에 이 팬들로부터 막대한 경제적 수익을 얻게 해줬다. 샤오미가 상품에 대한 알림을 주면 판매로 이어졌다.

상품과 스토리, 사용자를 통해 샤오미는 세 가지 마케팅 플랫폼을 만들어냈다. QQ는 마중물 역할을 했으며 웨이보는 화제를 전파시키는 데 적합했고, 위챗은 사용자를 위한 서비스에 사용됐다.

이렇게 형성된 팬들은 샤오미를 키워냈다. 일종의 직접적인 소통 창구를 가진 기업으로서 샤오미는 ‘팬덤 경제’를 일으킨 집대성자가 된 것이다. 하지만 팬덤 경제에서 사회 경제로 진화하는 시점에서 이같은 팬들은 또 하나의 문턱이 됐다.

■ 사회 경제로의 ‘성장통’

사회 경제와 팬덤 경제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사회 경제는 팬덤 경제의 발전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지만 사회 경제는 구성원 간의 진정한 다방향적 상호작용이 이뤄지며 이같은 상호교류 로 인해, 상당 부분 그 자체로 움직이고 공유하면서 스스로 창조하고 상품과 가치에 대한 생산과 재생산이 일어난다. 일종의 ‘간접 재생산’ 과정이 필요한 셈이다. 사회경제의 실체는 사회경제 자체적으로 생산성과 가치의 증식 능력을 갖다.

중국의 한 전문가는 샤오미가 후유증을 앓고 있는 이유가 바로 샤오미가 기존에 갖고 있는 팬덤 경제의 홍보 관점에서 효과적인 다음 차례 홍보 매체가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직접적’ 홍보 매체의 파급효과를 높여줄 제 2의 홍보 단계가 없는 것이다.

초급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샤오미와 팬들 사이의 관계에서는 효과적인 쌍방 소통이 형성되지 않고 있었으며 팬들과 팬들의 친구 사이에서 제 2의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샤오미의 홍보도 일방향이 돼갔으며 샤오미 팬들은 단방향적인 정보 수신자가 됐다. 샤오미는 일부 고객을 위해 의견을 반영한 제품을 내놓기도 했지만 표면적인 활동에 머물렀고 수혈능력을 잃게 됐다.

샤오미가 ‘헝그리’ 마케팅을 펼치는 동안 품질 노선을 걷던 화웨이 등 브랜드가 성장했고 여전히 헝그리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샤오미에게는 온라인에서 고군분투해도 샤오미 제품을 사지 못한 팬들의 ‘변심’ 역시 변수가 됐다.

팬덤 경제 시대의 마케팅 방식이 샤오미의 사회 경제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며 이는 샤오미가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 시기에 필요한 고민일지도 모른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