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중국인의 ‘아이폰 사랑’이 식어가고 있다는 것은 애플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연속 51개 분기의 성장을 멈추고 아이폰 판매 실적이 하락했으며 팀쿡 등 고위 임원들에서는 ‘가격 인하’ 설이 끊임없이 새어나오고 있다.

이에 맞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진영은 아이폰의 하이엔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겨냥해 애플의 ‘새로운 대안’이 되면서 고급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중 어떤 업체가 아이폰을 떠난 소비자를 붙잡을 ‘흡입력’을 갖고 있는 지 여부는 아직 뚜렷하지 않지만 매우 뜨거운 관심사인 것 만큼은 틀림없다.

현지 언론 텅쉰커지는 중국 치어즈쿠(企鹅智酷)와 전샹(真象)이 공동으로 발표한 ‘중국에서 아이폰을 떠나고 있는 사용자들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또 어디로 가고 있는지 확인했다.

아이폰을 떠난 사용자들은 화웨이와 삼성전자로 향하고 있었다.

▲ 불과 1~2년 전까지 중국 시장에서 애플이 전성기를 맞이했던 시절이 저물고 있다. 중국 최대의 애플스토어 서호점 직원들이 오픈 당시 축하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 3분의 1의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는 매년 최소 1번 이상 휴대폰을 바꾼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 사용자의 기기 교체자의 3분의 1 가량은 1년에 한번씩 휴대폰을 바꾸고 있었다.  75.4%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2년 마다 한번 이상 휴대폰을 교체했으며 34.4%의 사용자는 최소 1년에 한번 이상 휴대폰을 교체했다. 3년간 바꾸지 않고 사용하는 이는 24.6%에 불과했다.

휴대폰 업체에게 있어서 이는 호재다. 사용자의 기기 교체 의지가 높을수록 소비가 진작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자주 휴대폰을 바꾸는 이들을 구체적으로 조사했다.

비(非) 아이폰 사용자들은 아이폰 사용자들에 비해 교체 빈도율이 높았다. 안드로이드 휴대폰에 비해사 아이폰 하드웨어가 주는 ‘안정적인 사용 시기’가 더 길었으며 통상 한 대의 애플 휴대폰을 2년 간 사용하는 기간 중에 업그레이드 된 시스템 버전은 사용자들에게 문제없이 사용될 수 있도록 보장해줬다. 안드로이드 기기의 경우 이 점에 있어 아직 부족한 점이 다소 있는 것으로 포착됐다.

흥미로운 데이터는, 아이폰을 한 번이라도 써본 사용자들의 기기 교체 빈도율이 높다는 것이다. 보고서가 조사한 ‘현재 아이폰을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 중 아이폰을 사용해본 적이 있는 사용자들의 휴대폰 교체 빈도율은, 아이폰을 한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사용자에 비해 현격히 매우 높았다. 보고서는 “이 점은 일반적으로 소비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높기 때문”이라며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심리적 작용인데, 애플 기기 사용 경험이 사용자들에게 다른 휴대폰에서도 쉽게 떠나려는 심리를 만들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 화웨이와 삼성은 중국 아이폰 사용자들의 ‘새로운 선택’으로 부상

아이폰을 떠난 중국 사용자들은 어떤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을까? 보고서는 “이 점은 매우 흥미로우면서도 민감할 수 있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위는 화웨이 였다. 보고서에서 조사한 수 천명의 ‘아이폰을 떠난 사용자’ 중 25%의 사용자가 최근 화웨이의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최근 몇 년간 여러 대의 하이엔드 휴대폰을 내놓은 화웨이는 직장인들과 비즈니스맨들에게 브랜드 파워가 높아졌다”며 “본래 시스템 등으로 더 알려진 중국 기업은 휴대폰을 통해 보다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고 전했다.

2위는 삼성이었다. 17.7%의 ‘아이폰을 떠난 사용자’가 한국의 제품을 선택했다. 보고서는 “비록 삼성의 모바일 사업이 최근 적지 않은 논쟁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하이엔드 스마트폰 영역에서 분명 간과할 수 없는 존재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샤오미와 오포, vivo는 각각 3~5위를 차지했으며 세 기업간 차이는 크지 않았다.

보고서는 “이 리스트는 중국산 브랜드가 중급과 고급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점이 뿌듯하다”며 “톱5 안에 4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아이폰 사용자의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는 것은 이제 현실이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아이폰 사용자와 비(非) 아이폰 사용자의 휴대폰 선택 기준을 비교해 본 결과, 아이폰 사용자가 가장 중시한 것은 ‘성능’ ‘브랜드’ ‘디자인’ 순이었다. 하지만 비 아이폰 사용자는 ‘가격’을 2순위에 두었으며 디자인을 3순위에, 그리고 ‘브랜드’를 5순위에 뒀다. 1순위는 마찬가지로 성능이었다.

성능과 디자인은 휴대폰의 사용자 경험을 결정하는 관건이었으며, 모든 사용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브랜드와 가격에 있어서는 아이폰 사용자들과 비 아이폰 사용자들의 관점 차이가 존재했다.

▲ 삼성전자의 갤럭시S7(왼쪽)과 화웨이의 P9

■ 중국 아이폰 사용자를 붙잡는 것은 ‘iOS’

중국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아이폰을 떠날 경우 무엇이 가장 아쉽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iOS 였다. 아이폰 사용자들이 가장 아쉬워 하는 것은 특유의 iOS 시스템이였으며 그 비중은 58.7%에 달해 다른 모든 이유를 더한 것보다 많았다.

브랜드, 안전성, 외관 등 이유도 한 몫씩 했다.

하지만 보고서가 주목한 점은 애플이 여러 차례의 발표회에서 여러 APP을 소개하고 있지만 최근 사용자들의 4.3%만이 이러한 APP을 가장 핵심적인 특징으로 꼽고 있다는 점이었다.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애플에 대항하고 있는 형국이다.

■ 절반의 아이폰 사용자, “안드로이드가 낫다”

의외의 결과 중 하나는 아이폰 사용자의 45% 이상이, 비 아이폰 사용자의 71% 이상이 ‘안드로이드’가 애플을 앞섰다고 여기고 있었다는 점이다. 아이폰 사용자 중 절반에 가까운 45.4%가 애플 휴대폰이 안드로이드 휴대폰에게 따라 잡혔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하지만 비 아이폰 사용자들의 경우 안드로이드에 대한 믿음이 더 강했으며, 아이폰을 앞선다고 느낀 비중이 71.1%에 달했다. 최근 몇 년간 아이폰은 ‘입소문 평가’의 혜택을 입어왔지만 최근 상황은 바뀐 셈이다.

‘아직 아이폰을 사용해 보지 않은 사용자’ 중 절반 가량은 아이폰 가격이 15% 가량 내려갈 경우 구매를 고려해볼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약 46%의 사용자가 이같은 의향을 드러냈다.

팀쿡은 최근 인도에서 판매 가격을 낮추겠다고 선포한 바 있지만 중국에서도 어느 정도 소비자마음을 움직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위 조사에서도 밝혀졌듯이 비 아이폰 사용자들의 가격에 대한 민감도는 매우 높았다.

나이대 별로는 90년대 생들은 ‘데이터’를, 70~80년대 생들은 ‘브랜드’를 중시했다. 90년대 생들은 휴대폰을 교체할 때 휴대폰에 대한 평가 데이터를 중시했으며 70~80년대 생들은 브랜드를 의식했다. 보고서는 “이 점에서 젊은이들은 기존 세대와 달리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지 않았다”며 “이들은 상품에 대한 실제 사용기, 그리고 새로운 기기를 시도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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