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유료 매체 KIPOST에 2016년 5월 14일 게재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설비 핵심 협력사로 꼽히는 AP시스템 1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1월과 2월 각각 1304억원⋅481억원씩 대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한 것에 비하면 영업이익은 1년 전 대비 적자 전환돼 대조를 이뤘다.

KIPOST는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AP시스템의 주력 생산 설비인 레이저결정화(ELA) 장비와 레이저탈착장비(LLO)의 수익 구조에 대해 파악해봤다.

 

ELA 장비 매출의 절반 코히런트로

 

11일 AP시스템은 1분기 매출 442억원, 영업손실 6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연이은 단일공급⋅수주계약에도 불구하고, 1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악화되자 업계서는 궁금증이 증폭됐다. AP시스템은 1~2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약 1800억원 규모의 OLED 관련 장비를 수주했다. 아직 국내 공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중국 티안마에서도 3월 14일 6세대 ELA 장비를 수주했다.

AP시스템의 1분기 영업이익이 수주 계약과 반대로 악화된 것은 이 회사 주력 제품인 ELA와 LLO의 원가 구조 때문이다.

ELA 장비 구조. 엑시머레이저 소스 모듈에서 나온 원형 레이저가 호모제나이저를 통과하면 선형 레이저로 바뀐다. 그림 내 노란색이 레이저가 조사되는 부분.  /한국디스플레이협회 제공

 

ELA는 크게 보면 레이저를 생성하는 엑시머레이저 소스 모듈과 원형의 레이저를 선형으로 바꿔주는 호모제나이저(렌즈)로 나뉜다. 엑시머레이저 소스 모듈에서 나온 원형 레이저가 호모제나이저를 거친 뒤 박막트랜지스터(TFT) 기판에 조사되는 방식이다.

TFT 위의 비정질실리콘(a-Si)이 엑시머레이저에 녹았다가 다시 굳으면 저온폴리실리콘(LTPS)으로 변환된다.

AP시스템은 엑시머레이저 소스 모듈과 호모제나이저를 미국 코히런트로부터 구매해 사용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AP시스템에 발주한 ELA는 엑시머레이저 소스 모듈과 호모제나이저가 한 대당 6개씩 달려 있는 특수한 모델이다. 기존에 엑시머레이저 소스 모듈이 4개 달린 모델은 6세대 기판(1500mm X1850mm)을 750mm씩 두 번 결정화(어닐링) 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에 납품한 모델은 1500mm를 한 번에 결정화 할 수 있다.

그만큼 작업 속도가 빠르고 고가다. 다만 코히런트에 지급하는 원자재 비용 또한 비싸다. 업계서는 AP시스템의 ELA 매출 중 50% 안팎이 엑시머레이저 소스 모듈과 호모제나이저 구입 비용으로 지출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계약시 매출 인식은 10~20%만

 

AP시스템이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ELA 장비를 수주한 날짜는 지난 1월 12일이다. 따라서 이미 1분기에 코히런트에 ELA용 엑시머레이저 소스 모듈을 발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ELA 매출과 수익이 인식되는 것은 이와는 시차가 있다. 장비별로 다르나 삼성디스플레이는 구매발주(PO) 시점에 약 10~20%의 선수금을 지급하고 장비 입고 후 나머지를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히런트에 지급하는 원자재 비용은 선(先)지출되는 반면, 매출 인식은 최장 7개월 정도 걸리다 보니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코히런트의 ELA용 엑시머레이저 소스 모듈 ‘하이라이트 8000D’. /코히런트 제공

 

이는 AP시스템의 또 다른 주력 제품인 LLO 역시 마찬가지다. LLO도 구조가 ELA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역시 엑시머레이저 소스 모듈을 코히런트로부터 구매한다.

비록 핵심 모듈 구입 비용이 크게 들어가나 ELA⋅LLO 비즈니스의 장점도 있다. 엑시머레이저 소스 모듈과 호모제나이저가 소모품이라는 점이다. ELA 공정량에 따라 다르겠으나 대략 6개월에 한번씩은 교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유지보수 수요가 발생하는데, 이를 장비 공급사인 AP시스템이 담당한다. 여타 장비들이 유지보수 매출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것과 달리 AP시스템의 유지보수 수익이 비교적 크게 잡히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코히런트 원자재를 써 줄 것을 주문했기 때문에 AP시스템 자체적으로 협력사를 이원화 할 수 있을 가능성은 없다”며 “호모제나이저는 그린광학이라는 국내 회사에서 대체재를 만들 수 있지만, 이 경우 ELA 성능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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