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퀄컴에 특허 소송을 당한 중국 휴대폰 기업 메이주가 입을 열었다. 최근 메이주는 퀄컴으로부터 3G와 4G 특허 침해에 관한 소송을 당한 바 있다. 메이주는 적극적으로 소송에 임하는 동시에 퀄컴과의 특허 협상은 대외적으로 ‘블랙박스’라며, 외부에서 볼 수 없는 영역이기에 전부 공개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퀄컴은 최근 화웨이와 샤오미 등 업체와 특허권 계약을 맺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메이주를 압박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350% 성장한 메이주는 중국 휴대폰 업계에서 급속히 성장하는 기업 중 하나다.

■ 메이주의 리난(李楠) 총재 “특허 협상은 ‘블랙박스’...‘불합리’ 존재"

메이주는 이번 특허 소송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에서 언론 기자들과 커뮤니케이션 행사를 열었다. 신랑쇼우지(新浪手机)에 따르면 이 행사에서 메이주는 각 언론사에 플라스틱으로 된 블랙박스 모양의 상자를 증정했다. 메이주의 리난 총재는 이 자리에서 “특허는 응당 보호돼야 하는 것이며 제 값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메이주의 특허 핵심은 주로 퀄컴의 기술을 기반하고 있지 않다며 “메이주는 기초 핵심 기술을 선두하는 브랜드가 아니며 우리의 특허는 주로 외관 설계 방면에 있다”고 설명했다.

▲ 퀄컴 (사진=픽사베이)

블랙박스 모양의 플라스틱 박스를 나눠준 이유에 대해서 리난 총재는 “메이주는 줄곧 퀄컴과 특허 권리에 대한 협상을 벌여왔지만 협상 결과는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마치 모든 언론의 수중에 있는 블랙박스와 같다”고 비유했다. 분명 이 곳에 있지만 열어볼 수는 없는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퍼포먼스인 셈이다.

이번 커뮤니케이션 행사에서 리 총재는 권리 침해를 인정했다. 신랑쇼우지는 “그의 발언은 매우 교묘했으며 화제를 퀄컴과의 불합리한 권리 비용 제도로 돌렸다”고 설명했다.

■ 메이주, 소송에 적극 대응...퀄컴은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협상 상대

‘공정’ ‘합리’ ‘비차별’. 메이주의 리난 총재가 이 커뮤니케이션 행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세 가지 단어다. 메이주는 이번 소송에 매우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메이주의 제품 중 분명 퀄컴의 특허가 포함된 것이 있으며 리난 총재는 이번 커뮤니케이션 행사에서 이번 사안을 회피하려 하지는 않았다. 다만 특허 비용 문제에 관해서 리난은 “퀄컴은 미국 회사로서 자체적으로 통신 관련 특허와 상품의 독점적 지위를 갖고 관련 특허 사용 허가와 특허 비용 산정 방식에 있어서 퀄컴 일방의 오퍼가 있을 뿐 강제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메이주가 퀄컴에 소송을 당해 중국 스마트폰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사진=픽사베이)

이와 동시에 퀄컴과의  협상에 있어서 퀄컴의 특허 비용 청구 기준이 불평등하고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예컨대 휴대폰의 내장 메모리 용량이 늘어나면 특허 비용이 늘어나는 것이다. 메이주는 협상을 이어갈 것이며, 향후 퀄컴과의 원만한 협의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중국 매체는 메이주가 그간 특허 방면에서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바이두 바이지아는 “메이주의 특허를 샤오미와 비교하면 메이주의 발명공표는 샤오미의 12%에 불과하며 발명수권은 샤오미의 8%에 불과하고 실용신안 수는 샤오미의 14%에 불과하다”며 “메이주가 설립된 지 13년이 된 기업이고 샤오미가 불과 6년된 기업이란 점을 비교했을 때 10여년의 기간 동안 메이주가 지식재산권을 다소 중시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두 기업의 과거 사실상 ‘인연 끊은 사이’

신랑쇼우지는 “많은 휴대폰이 퀄컴 칩을 휴대폰 판매의 마케팅 요소로 삼고 있는 이 시대에 메이주는 사실상 퀄컴과 ‘절연(인연을 끊다)’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 첫 번째 휴대폰이 나왔을 때 메이주는 삼성의 칩을 사용했으며 최근 몇 년간 휴대폰 대부분이 미디어텍의 MTK의 칩을 사용했다. 최근 몇 년간 한 개의 중급 휴대폰 메이란노트(魅蓝 note)만이 퀄컴의 스냅드래곤615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이외에는 퀄컴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신랑쇼우지는 “한 기업에 있어서 어떠한 칩을 선택하느냐는 스스로의 권리이지만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이 사실상 퀄컴의 특허 연막을 피해낼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3G, 4G 통신 상품을 제조하려면 사실상 퀄컴의 특허를 피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퀄컴과 메이주는 특허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으며 메이주는 퀄컴에 특허 비용 지불을 거절했다. 그들의 협상 이력은 2009년으로 올라가지만 2015년 이후 실질적인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5년 메이주의 판매량은 무려 350% 성장했기에 퀄컴 역시 이같은 메이주의 성장세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됐다.

▲ 메이주 스마트폰 MX3 (사진=플리커)

2014년 메이주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440만대에 그쳤지만 2015년 2월 메이주는 알리바바로부터 5.9억 달러의 전략적 투자를 받으면서 휴대폰 시장의 맹주로 등극했다. 2016년 4월 6일 메이주의 한 고위 임원은 메이란 시리즈 상품의 판매량이 이미 2000만 대에 이르렀다고 밝혀 화제를 일으켰다.

이 때문에 지난 23일 13년된 중국산 휴대폰 브랜드 메이주는 퀄컴에 베이징지식재산권국을 통해 5.2억위안의 배상 요구 소송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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