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고무나 폴리머 등 신축성이 큰 재료를 사용해 만들어 지는 '소프트로봇' 개발 육성에 정부가 나섰다. 철로 만들어진 딱딱하고 육중한 로봇이 아닌 소프트로봇은 비정형 환경에서 생명체의 이동 및 상호작용의 원리에 기반을 둔 새로운 형태의 로봇이다. 정부는 해당 사업에 향후 7년간 125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9일 소프트로봇 분야를 공학분야 선도연구센터(ERC)로 지원하기 위해 연구팀을 공모한다고 밝혔다.

소프트로봇은 지난해 미래부가 연두 업무보고 후속조치로 발굴한 미래유망기술 중 하나다. 국내외 60여개 기관이 예측한 590여개의 미래기술 정보를 기반으로 시장성과 기술경쟁력, 국가 아젠다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우리나라가 도전할 만한 신기술로서 도출된 것이다.

▲ 기존 로봇(왼쪽)과 소프트로봇(오른쪽)의 비교 예시

우리나라는 하드웨어(HW)와 제어 알고리즘을 통한 연성의 구현, 케이블 구동을 이용한 수술로봇, 고분자 등의 연성 재료, 생체재료를 이용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소프트로봇 각 요소 기술의 연구역량이 많이 축적되어 있는 상태이다.

최근 주요 연구성과로는 서울대 조규진 교수팀의 ‘스누맥스’와 서강대 최정우 교수팀의 가오리 바이오 로봇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세계 소프트로봇 그랜드 챌린지 대회에서 1등을 한 스누맥스는 아르마딜로 동물 모양을 본떠 만들었으며, 종이접기를 응용하여 자유자재로 변형되는 바퀴, 척추관절을 모방한 유연한 소재를 활용하여 만든 로봇 팔이 주요 특징이다.

최근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표지 논문으로 발표된 가오리 바이오 로봇은 전기의 힘을 빌리지 않고 동물의 생체 조직을 이용해 빛의 자극으로 움직이는 로봇으로 향후 질병 진단 센서 등에서 다양한 활용 가능성 이 기대된다.

■선정된 연구팀, 최대 7년간 125억원 지원 받아

미래부는 지난 약 4개월간 관련연구자를 중심으로 워킹그룹을 구성하여 소프트로봇의 글로벌 연구동향을 분석하고 지난 6월 24일 이화여대에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소프트로봇 기술 개발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주도권 선점이 필수적인 상황임을 확인했다. 해외 연구동향을 분석한 결과 기존의 분업형 연구가 아닌 협업형 연구의 집단과제에서 우수한 성과가 도출된 점을 볼 때, ERC와 같은 협업형 연구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 의견이 모아졌다.

▲ 소프트로봇 해외 사례들. 왼쪽 위 유럽의 'STIFF-FLOP 프로젝트', 왼쪽 아래 일본의 'RIBA 로봇', 오른쪽 미국의 'Chambot Project 결과물'

ERC는 공학분야에서 원천·응용연구 연계가 가능한 우수한 기초연구 성과창출을 목적으로 10인 내외의 중규모 연구그룹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정된 연구팀은 최대 7년간 약 125억원을 지원받을 예정으로, 8월 말까지 접수 후 평가를 거쳐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소프트로봇 ERC는 현재 기초연구수준 소프트로봇을 상용화를 위한 시제품 수준까지 발전시키며, 최종적으로 5개 내외의 소프트로봇 시제품 개발과 성능평가까지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미래부는 “소프트로봇 ERC를 통해 현존 로봇기술로 구현하기 어려운 극한 환경에서의 정찰로봇, 의료기기로봇, 웨어러블 로봇 등 소프트로봇 활용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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