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선민규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지원금 규모를 늘리면서 벌어진 갤럭시S6엣지 대란에도 불구하고 ‘기기변경’고객은 웃지 못했다. 같은 기종, 같은 요금제를 선택하더라도 번호이동 고객과 많게는 20만원 이상의 가격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통 3사는 지난 주말 출시된 지 15개월이 지나 지원금 상한에서 벗어난 갤럭시S6엣지 모델의 공시지원금을 크게 올렸다. 최대 50만원 상당의 공시지원금을 쏟아내면서 시중에는 갤럭시S6엣지를 10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는 광고들이 넘쳤다.

하지만 10만원대 갤럭시S6엣지는 번호이동 고객에 한정됐을 뿐, 기기변경 고객에게는 그보다 10만원에서 20만원이 더 비싼 가격이 제시됐다.

이 같은 차이를 두고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사이 대리점이 지급하는 추가지원금의 규모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통신사는 판매하는 스마트폰에 공시지원금을 책정한다. 소비자는 20%요금할인과 공시지원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공시지원금을 선택할 경우 단말기 출고가에서 지원금을 제한 나머지 가격만 부담하면 된다.

통신사 관계자는 “통신사의 공시지원금은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주어지는 혜택으로 기기변경과 번호이동 고객 모두에게 같은 금액이 제공된다”며 “다만 단말기를 판매하는 대리점에서 주는 추가지원금은 각 대리점의 재량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대리점은 단말기를 판매할 때 최대 공시지원금의 15%에 달하는 금액을 ‘추가지원금’으로 지급한다. 이 추가지원금 규모가 대리점의 재량으로 정해지는 만큼, 기기변경과 번호이동 고객의 차이가 추가지원금에서 생긴다는 것이다.

▲ 일선 판매점에서는 같은 기종으 스마트폰, 같은 요금제로 가입하더라도 기기변경에 비해 번호이동 고객에게 더 많은 할인을 제공하고 있었다(사진=픽사베이)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공식적인 이유에 불과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시장점유율 경쟁을 하고 있어 타사 가입자를 빼앗아 오는 데 더 많은 혜택이나 마진을 대리점에 준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추가지원금의 차이는 대리점의 판매 마진과 연계해 생각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번호이동 고객을 모집할 경우가 기기변경으로 고객으로 모집하는 경우에 비해 마진이 더 큰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통신사의 마케팅 전략이나 지원금 정책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번호이동이 마진이 큰 만큼, 일부 대리점에서는 기기변경의 추가지원금을 깎아 번호이동으로 유도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 일선판매점 관계자는 "기기변경과 번호이동 시 대리점에게 주어지는 통신사 지원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기기변경이 번호이동 보다 지원금이 높은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 역시 통신사의 지원금 정책 때문이라는 것이 일선 판매점들의 주장이다. 또다란 판매점 관계자는 “매일마다 번호이동과 기기변경 시 통신사로부터 받는 지원금이 달라진다”며 “오늘은 번호이동이 더 저렴하지만 내일은 기기변경이 더 저렴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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