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지영 기자] '모르는 게 약이다'와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 중 어떤 것이 우리에게 더 유익한지는 사실 알고 난 뒤에야 판단할 수 있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축산물 가격이 어떻게 가격이 형성되는지 왜 이렇게 비싼지 알기 어려웠다. 그러나 축산물 유통 과정을 대폭 줄이고 가격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미트박스는 소비자들에게 '아는 만큼 보고 현명하게 육류 식자재 구매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22일 오후 판교에 위치한 미트박스의 사무실에서 김기봉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현 GS유통의 전신인 LG유통에서 축산 MD로 이 시장에 첫 발을 디뎠다. 그는 90년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단체급식 등 대량으로 육류를 소비하는 고객을 위한 축산물 구매 업무를 담당했다. 당시에는 고기라는 품목은 정치적 국가적으로 중요한 무역 품목이라 쿼터제가 존재했다. 즉 필요하다고 마음대로 수입할 수도 재고가 많다고 수입을 대폭 줄일 수도 없었다.

국내 축산물의 메카는 서울의 마장동과 독산동이었다. 김 대표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육류 식자재에 대한 시세와 물량 정보는 그 안에서 폐쇄적으로 공유됐다. 또한 특정 대학의 축산 관련 학과 중심으로 학맥까지 더해져 정보의 비대칭이 발생했다. 그러나 대기업의 시장 진입으로 기존 패권이 점차 약해지고 김 대표가 이 시장을 접하게 되면서 생산 및 수입원가를 알게 되고 그곳에 존재하는 거품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 미트박스의 김기조 대표를 판교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사진=미트박스)

식자재 중 가장 가격이 높은 것이 바로 육류다. 김 대표는 현재 외식업들이 고전하는 이유 세 가지를 임대료, 식자재 비용, 인건비라고 설명했다. 그중 임대료와 인건비는 다양한 사회적 요인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조정이 어렵다. 그러나 그는 식자재의 유통 과정을 줄이고 가격 거품을 없애 좀 더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그가 실현하고자 하는 것은 축산물 정보의 비대칭을 개선하는 '축산물 가격 민주화'다.

회사는 2014년 6월 설립되어 정식 서비스 론칭은 그해 11월이다. 미트박스는 축종, 원산지, 부위, 브랜드별 800종 시세 확인이 가능하며 가격 변동도 그래프로 실시간 확인 가능하다. 그는 증권 시세처럼 유통되는 모든 축산물의 정보의 지표를 구축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외식업자는 육류 유통업자가 매긴 가격대로 구매하는 일방향적인 기존 방식에서 미트박스가 무료로 육류 식자재 가격 정보를 공개하면서 외식업자는 반색, 일부 유통업자는 난색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아직 극복의 여지는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트박스는 육류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기도 했던 기존 미수 채건으로 발생 원인을 구매자의 '선충전 시스템' 도입으로 미수거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때문에 계산서도 투명해지는 효과도 얻었다. 현재 미트박스에는 100여 개 판매 업체가 등록돼 수십 종 품목이 올라와있다. 구매 고객은 1만 2천 명에 달하며 식당과 정육점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의 재구매율이 80%에 달한다. 회사는 B2B 축산 직거래 플랫폼인 만큼 낮은 수수료로 결제 기능과 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축산물 이력 추적, 도살, 수입, 패키징, 판매자 정보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회사는 올해 안으로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마칠 예정이다. 또한 전국 물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현재 서울에서 집하해 전국에 출하하는 시스템에서 지방에서 집하해 전국으로 유통하는 역 유통망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이다. 회사는 올해 이미 작년 대비 100% 성장했으며 올해 안으로 고객 3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2019년까지 연간 거래액 1조 원을 목표로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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