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이길주 기자] 사무실 책상 위 꽃이 시들어갈 즈음이면 택배로 새 꽃이 도착한다. 택배 상자에서 하루 이틀을 보냈을텐데 방금 화원에서 가져온 것처럼 싱싱하다. 흔히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이라고 부르는 정기배송으로 생화까지 받는다니 신기하면서도 편하다.

해외에서도 흔치 않은 ‘생화 서브스크립션’ 시장을 개척한 전문몰 ‘키마’. 원예 사업에 관심이 컸던 김하영 대표(29)가 지난 2014년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를 통해 선보인 후 빠르게 성장해왔다. 창업 1년여 만에 오프라인 매장을 개설했을 정도로 잘 된 브랜드다.

키마의 성장 동력은 김 대표의 면밀한 시장 조사와 배송 혁신 노력 등에 있는데, 안정적 생화 서브스크립션이 가능하겠냐는 물음표를 말끔히 지워버렸다.

키마는 고객 선택에 따라 생화를 월별로 4번 혹은 2번, 3번 등의 주기를 두고 배송한다. 예를 들어 ‘1년 기간 월 3회 배송’ 형식의 주문이 가능한 서비스다. 관리에 따라 2주 정도 싱싱함을 유지하는 생화의 특성상 월 2회 배송 상품이 가장 인기라고 한다.

▲ 키마쇼핑몰

사업 초기에는 배송 범위를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으로 제한하면서, 택배 대신 전문기사의 직접 배송에 의존했다. 먼 거리 배송에 필요한 택배로는 생화를 제대로 보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사업 확대를 위해 김 대표가 최우선 해결 과제로 삼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키마를 찾는 수요가 지방에서도 늘어났지만 전국 배송에는 새로운 준비가 필요했었다”며 ”택배로 생화를 배송하기 위한 갖가지 연구가 결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연구 결과물은 자체 제작한 택배 박스로 대표된다. 공기 순환용 통풍구를 갖춘 박스 안에서 물을 머금은 스펀지가 생화에 수분을 공급하는 구조로써, 화병 없이도 사흘 정도 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다. 원예 초보자들도 꽃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관리 방법과 주의사항을 함께 전달하는 정성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대목.

생화를 특수 용액으로 보존 처리한 ‘프리저브드 플라워(Preserved Flower)’는 차후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한 기대주다. 물을 주지 않아도 생화 모습을 1~3년 정도 나타내기에, 배송기간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이미 중국에서 원예 수업용 주문이 들오기 시작해 김 대표는 더욱 분주해졌다.

주요 고객은 의외일 수도 있으나 30대 남성이다. 여성을 위한 선물용 구매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사무실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경영자 단골 규모도 증가세가 꾸준하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꽃의 즐거움을 전한다는 김 대표의 목표가 현실화되고 있다.

김 대표는 “꽃은 연령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이라며 “국내 고객 만족도 증대는 물론, 글로벌 진출확대 전략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 키마 김하영대표

<김하영 대표와 일문일답>

■키마의 인기가 SNS 등에서도 쉽게 보인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으로 마케팅을 확대해왔다. 인스타그램 구독자만 4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지도가 성장한 것에 대해 고객들께 감사 드린다. ‘키마 스타일’을 더 많은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알려가겠다.

■창업 계기는?

새로운 원예 아이템 사업이 있을지 상당 기간 고민해왔다. 창업 전년인 2013년에는 유럽에서 꽃의 의미를 진중히 생각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도시에 살면서도 꽃과 일상을 함께하는 일상을 한국에서도 확대하고 싶었다. IT 업계에 종사하는 남편의 도움을 받아 전문몰 인프라를 활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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