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백연식 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으로 인해 이통3사가 공시한 지원금 외의 돈을 더 지급받아 저렴하게 구매하는 것이 불법인 상황에서, 신도림이나 강변의 테크노마트에서 휴대폰을 훨씬 싸게 구매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6엣지의 경우 출시 15개월이 지나면서 이통3사의 공시지원금이 한순간에 많이 올랐는데 여기에 불법 리베이트가 더해져 몇 만원에 구매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저렴하게 구매하는 현상이 신도림 등 일부 지역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 이유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이동통신 업계와 유통 대리점들에 따르면 번호이동 기준 대리점에 지급되는 리베이트(판매장려금)은 25만원~35만원 사이다. 가입자를 많이 유치하는 대형 대리점의 경우 여기에 10만원에서 20만원의 리베이트 비용이 더해진다.

즉, 리베이트가 대리점 별로 차등 지급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번호 이동 기준 대리점에 지급되는 최대 리베이트는 약 55만원이다.

▲ 신도림 테크노마트 전경.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가입자를 많이 유치해야 리베이트를 많이 받기 때문에 일부 유통 대리점이나 판매점들은 받은 리베이트를 대부분 고객들에게 지급한다. 이들 대리점은 손님을 많이 유치하기 위해 50만원이 넘는 리베이트 중 몇 만원 정도만 남기고 모두 고객에게 지급한다. 즉, 박리다매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신도림 테크노마트 등에서 비싼 프리미엄폰을 공짜폰이나 몇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이유다. 신도림은 이런 매장들이 많이 모여 있는 집결지인 것이다.

유통점 관계자들에 따르면 작년 여름까지만 해도 신도림 테크노마트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임대비가 사실상 거의 없는 곳이었고 매장 운영비용이 매우 저렴했기 때문에 마진을 많이 남기지 않고 받은 리베이트를 고객에게 돌려주는 것이 가능했다.

작년 10월부터 언론에 불법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성지라고 보도가 됐고 고객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기 때문에 판매점이나 유통점이 갑자기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한국에서 임대료가 가장 비싼 곳 중 하나다. 1년 새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뛰어 올랐다. 하지만 몰려드는 손님이 있고, 리베이트를 최대한 받기 위해 상인들은 이 곳을 떠날 수 없다.

가입자를 많이 유치해야 이통3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많이 받기 때문에 불법인 줄 알면서도 받은 리베이트의 일부분을 고객에게 지급한다. 악순환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유통점을 운영하는 관계자는 “이통사가 우리에게 성과에 따라 차등적으로 리베이트를 지급하면서도 단속에 걸릴 경우 나 몰라 한다”며 “폰파파라치 등 감독이나 규제를 정부인 방송통신위원회가 하지 않고 이통3사가 회원사로 있는 KAIT(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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