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올해 상반기, 중국 3대 통신사의 ‘데이터’ 비즈니스 매출 총합이 처음으로 ‘음성 및 문자’ 등 기존 비즈니스를 뛰어넘었다. 데이터 매출 호조에 힘입어 중국 통신 시장을 나눠갖고 있는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 등 3대 통신사의 상반기 실적이 동반 호조세를 보였다. 이를 확인한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의외의 결과에 반색하고 있다.

최근 중국 정부의 통신 보급 전략인 ‘속도(통신 속도)는 높이고 가격(통신비)은 내리기(제속강비:提速降费)’ 정책 기조에 의해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예상을 깨고 선방했기 때문이다. 바로 4G 보급에 힘입은 ‘데이터 비즈니스’ 덕이다.

인민망은 “속도는 높이고 가격은 내려야 하는 시대적인 사명이 통신사들의 영업이익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며 “4G 사용자의 증가로 데이터 매출이 음성과 문자 메시지를 뛰어넘어 통신 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3대 통신사 매일 총 4.04억 위안 벌었다...차이나모바일 ‘독주’ 지속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중국 3대 통신사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매출 측면에서 3대 통신사의 상반기 매출 총합은 6874억 위안으로 지난해보다 5.7% 상승했다. 하지만 차이나모바일은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의 총 매출 합을 넘어서면서 여전히 ‘독주 체제’를 강화했다.

차이나모바일의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차이나모바일은 3704억 위안 매출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동기 대비 7.1%나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605억7200만 위안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5.6% 올랐다.

차이나유니콤의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은 1402억5500만 위안이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4억2900만 위안으로 지난해 상반기 보다 79.6% 감소했다.
 
차이나텔레콤의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매출은 1768억2800만 위안이었으며 지난해 상반기 보다 7.2% 늘어난 것이다. 영업이익은 116억7300만 위안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6.3%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3대 통신사의 상반기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의 매출은 모두 7% 넘게 불어났으며 비록 차이나유니콤의 영업이익이 80% 가까이 줄어들었지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흑자전환 했다. 지난해 하반기 차이나유니콤의 손실액은 33억6000만 위안이었다.

3대 통신사를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3개의 통신사의 상반기 영업이익 합은 736억7400만 위안으로 하루 평균 4억400위안(약 667억6006만원)씩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숫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4억1600만 위안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중국 현지 언론은 통신사들이 정부의 가격인하 정책 영향을 의외로 크게 받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정책은 처음 나올 당시부터 중국 통신사의 영업 실적에 크게 타격을 주면서 통신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이 팽배했었다. 인민망은 “주의할만한 점은 3대 통신사의 재무 보고서가 모두 중국 정부의 ‘속도는 높이고 가격은 내리기’ 정책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 점에서 유추해보면 ‘속도는 높이고 가격은 내리기’ 정책이 통신사들의 매출 압박에 미치는 영향으 점차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마지화(马继华) 통신 분야 애널리스트 는 “지난해 3대 통신사의 실적이 그리 좋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속도는 높이고 각겨은 내리기’ 정책의 영향 때문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이 정책의 추진 속도가 완화됐고, 여기에 더해 이 정책이 ‘데이터 소모’를 독려하는 방향으로 강화되면서 통신사들의 영업이익이 상승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 4G 데이터 매출 급속 성장...통신사 비즈니스 구조 지각변동

중국 통신 업계에서 ‘데이터’ 총 매출이 음성 및 문자를 넘어선 것은 올 상반기가 처음이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면 3대 통신사의 매출 구성에서 데이터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중 차이나모바일 데이터 매출이 처음으로 기존 전통적인 비즈니스를 뛰어넘었다. 본래 가장 큰 수익원 이었던 음성 및 문자 매출을 앞질러, 올 상반기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은 전년 대비 133.9% 늘었다.

차이나텔레콤의 상반기 유선 인터넷 및 음성 부문 매출 및 모바일 음성 매출은 각각 11.1%와 8.2% 떨어졌으나 휴대폰 인터넷 데이터 매출은 전년 보다 42% 증가했다. 급기야 차이나유니콤의 비(非) 음성 비즈니스 비중은 73.1%에 달했다. 휴대폰 데이터 사용량이 전년 상반기 대비 102% 늘었어며 4G 사용자의 월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1246MB 였다.

인민망은 “이같은 통계에서 알 수 있는 것은 기존 음성과 문자 서비스의 매출 성장 기세가 약화되면서 데이터 매출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됐다는 점”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모바일 데이터 매출은 통신업계 매출 비중에서 봤을 때 2015년 말의 28%에서 34%까지 오르면서, 처음으로 모바일 음성을 뛰넘고 통신업계 최대 비즈니스로 부상했다. 인민망은 “업계가 전면적으로 ‘데이터’ 중심 시대로의 발전 단계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통신업계의 량푸(付亮) 애널리스트는 “4G 보급이 확산되면서 중국의 통신사들은 이미 전면적으로 ‘데이터 경영’ 시대로 접어들었으며 향후 미래에는 더 다양한 ‘데이터 경영’ 비즈니스 모델이 출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화 애널리스트도 “휴대폰을 통한 엔터테인먼트와 실시간 생방송 등 새로운 사업이 부상하면서 통신사들의 데이터 수익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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