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갤럭시노트7 단종을 발표한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19만 여대의 리콜 조치를 발표한 이후 중국 언론도 대대적인 ‘삼성 때리기’에 나섰다. 삼성 초유의 스마트폰 리콜 사태가 MBA 교과서에 등장하게 될 것이라며 잘못된 제품으로 대응하려던 삼성의 문제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언론들은 한국의 대기업 그룹 집단의 ‘통치자적 마인드’가 이번 사건에서도 드러났다며 한국 경제 전반의 문제로 연계했다. 심지어 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 역시 이러한 마인드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두 사건을 비교하고 나섰다.

■ 잘못된 2차례 리콜...“마치 통치자처럼 행동해 온 삼성” 한국 대기업 문화 일침

11일 현지시각 밤 10시경 중국 신랑커지(新浪科技)는 “삼성 노트7의 ‘두 차례 리콜’ 사건이 MBA 교과서에 출현할 듯”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내고 삼성의 대처가 잘못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랑커지는 “전자업계 전문가와 시장 분석가들은 삼성전자의 ’두 차례 리콜‘ 사건이 MBA 교과서에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며 “학생들에게 ’결함이 있는 제품으로 위기에 대응하지 말라는 경고를 주기 위함”이라고 꼬집었다.

이 매체는 삼성의 리콜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재차 언급했다.

신랑커지는 “삼성의 갤럭시 노트7은 8월 출시돼 호평 속에서 출발했으나 많은 사용자가 노트7 휴대폰 배터리 폭발을 경험했고 9월 2일 삼성이 첫 번째로 노트7 리콜을 발표한 이후 9월 말 배터리 공급업체를 변경, 다시 글로벌 시장에서 노트7 판매를 회복했다”고 서술했다.

이어 “하지만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새로 교환받은 신 제품에서 다시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며 “이 점에 대해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이 이 참담한 리콜 사건에서 얻은 교훈을 얻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노트7에 존재하는 문제에 대한 철저한 검사가 필요했음이 매우 분명하며, 철저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했다”고 분석했다.

▲ 지난 8월 갤럭시노트7 출시 당시 많은 사람들이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섰다. (사진=SK텔레콤)

첫 번째 리콜 사태 당시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한 점이 다른 경영자들에게 반면교사로 남을 것이란 해석이다.

신랑커지는 “이어 삼성은 스스로의 이미지를 재건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지만 불행한 점은, 삼성과 같은 한국의 대기업 그룹은 대중과 마주할 때 늘 교만하고 고압적인 태도를 취해왔다는 점”이라며 “그들은 사실상 한국의 경제를 쥐락펴락하고 한다는 이유로 ‘통치자’처럼 행동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상 대기업의 고질적인 ‘갑’ 행태가 만연해 있으며, 이번 삼성 리콜 사태를 통해 이러한 단면이 드러났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 한국 대기업 비난으로 확대, “땅콩항공 사건과 같은 맥락”

신랑커지는 이에 이번 삼성 리콜사태를 한국의 대기업 문화와 연관지으며 대한항공 비행기를 회항시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항공’ 사건과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신랑커지는 “대한항공 기내에서 일어난 ‘땅콩항공’ 사건을 기억할 것”이라며 “2014년 12월 9일 대한항공 회장의 딸인 조현아씨가 뉴욕 케네디 공항에서 인천으로 가는 항공기에 탑승했다가 이륙하기 전 땅콩의 포장 상태를 문제 삼아 큰 소리로 책임자를 탓하고 회항을 명령한 일”이라고 회고했다.

이어 “당시 승객 업무를 담당하는 책임자를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으며 이로 인해 이 항공기는 20분이 지연됐지만 당시 승객들에게 어떠한 양해도 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12월 24일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은 조현아를 ‘항공보안법’ 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기소했으며, 소송으로 이어졌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 폭발한 갤럭시노트7 (사진=샘모바일)

신랑커지는 “사실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 사건이 과거에도 이미 있었다며 ‘페리에(Perrier) 벤젠’ 사건도 언급했다. 페리에는 글로벌 최대 탄산수 생산 기업 중 하나로 1990년 1월 19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시 소속 환경부 업무 담당자가 페리에의 포장에서 ‘벤젠’을 검출해 낸 사건이다. 이

에 대해 신랑커지는 ”하지만 회사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경솔한 태도로 일관했다“며 ”이후 페리에는 세계적으로 2억 달러 가량에 달하는 1.6억병의 탄산수를 리콜했으며 이 제품의 생산을 6주에 걸쳐 멈췄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금이 간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회사의 실적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회장이 사직했다“며 ”결국 2년 후 페리에는 네슬레에 인수됐으며 이는 위기에 제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라고 삼성의 사례와 유사하다고 제시했다.

■ 중국 전문가들, “삼성이 ‘존슨앤존슨처럼’ 했더라면...”

존슨앤존슨 사례는 대조 대상으로 삼았다.

신랑커지는 “존슨앤존슨이 ‘약물중독’을 제때 처리해 박수갈채를 받았다”고 삼성전자와 반대 사례임을 언급했다. 신랑커지는 “이 사건은 1982년 9월 미국 시카고에서 여러 차례의 존슨엔존슨의 ‘타이레놀’ 약에 중독 사망을 일으킨 사례이며, 죽음에 이르게 된 부분적인 원인이 약물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온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대해 존슨앤존슨은 신속하게 행동을 취하고 제품의 안전성을 높였다”며 “이를 통해 회사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가 보존될 수 있었으며, 이러한 대처가 나오기 이전에는 ‘존슨앤존슨이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것’이라고 예고한 사람도 있을 정도 였다”고 회상했다.

삼성의 ‘대처능력’을 여러차례 곱씹는 것이다.

신랑커지는 “같은 맥락에서 삼성이 어떻게 이번 위기에 대처했는지 봐야한다”며 “중국의 한 증권사는 ‘삼성이 300만대의 노트7과 100만대의 재고가 있을 때 처리했어야 했다’며 ‘개당 350달러로 추산하면 삼성이 입은 손실은 14억 달러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또 “하지만 결과적으로 삼성 스마트폰 부문이 입은 손실은 28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리콜이 초래한 직접적인 손실 이외에도 삼성이 입은 이미지 손실이 크다는 점까지 언급했다. 신랑커지는 “LG 등 삼성의 경쟁사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할만하다”며 “한 애널리스트는 ‘노트7 리콜 사건의 영향으로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눈에 띄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며 애플의 반사이익을 기대했다.

저작권자 © 디지털투데이 (Digital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