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백연식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판매를 중지하면서 사실상 단종된 가운데, 내년 1분기까지 최소 7조원의 손실을 입었다.

단순한 영업손실 뿐 만 아니라 삼성전자는 갤럭시(모바일) 브랜드 가치와 함께 기업과 그룹 이미지에 많은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갤럭시노트의 브랜드 가치 훼손으로 내년 하반기에 갤럭시노트8이 나올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핸드폰 시장의 치열한 경쟁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사태(갤럭시노트7)으로 인한 여파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낙관하기 어렵다”며 “역사적으로 노키아나 모토로라, 블랙베리, HTC 등 핸드폰 및 스마트폰의 강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시간 안에 시장 영향력을 잃게 되는 경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 KT스퀘어에 전시됐던 갤럭시노트7

■ 영업손실, 내년 1분기까지 최소 7조원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올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갤럭시노트7 판매 실기에 따른 기회 손실이 3조원 중반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의 배터리를 적용한 갤럭시노트7의 1차 리콜때의 손실이 1조원 수준이고, 최종적으로 단종을 결정하면서 입은 피해액은 2조6천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즉, 삼성전자 IM부문은 갤럭시노트7으로 인해 이번 3분기에만 약 3조6천억원의 손해를 본 것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3분기 부문별 영업이익은 IM 2천억원, 반도체 3조4천억원, 디스플레이 9천억원, CE 7천억원을 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에는 약 2조원 중반, 내년 1분기에는 약 1조원 규모의 기회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모두 더하면 갤럭시노트7으로 내년 1분기까지 피해 규모는 7조원 수준으로 합산된다.

갤럭시노트7이 전작 갤럭시노트5에 비해서 큰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제품이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판매됐을 경우를 고려하면 그 피해액은 7조원이 아니라 훨씬 더 클 수 있다.

▲ 강남역 8번 출구의 벽 광고, 삼성은 갤럭시노트7 대신 갤럭시S7엣지로 다시 바꿨다.

■ 영업손실보다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치명타, 갤럭시노트8 나올 수 있을까

그러나 삼성전자가 잃어버린 것은 단순한 금액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갤럭시노트 브랜드 가치 등 모바일을 넘어 그룹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특히 스마트폰 배터리 폭발은 소비자의 안전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이미지 손실은 매우 클 것으로 풀이된다.

권성률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건이 삼성전자에게 많은 유무형의 손실을 가져왔고 브랜드 이미지 손실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8이 나올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업계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갤럭시노트8이 내년 하반기에 나올 때쯤 갤럭시노트7 사태와 안전 문제가 계속 언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이미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폭발로 인해 제품을 단종했다는 것은 기업에게 엄청난 사건”이라며 “갤럭시노트 브랜드가 없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전망했다.

이병태 카이스트(KAIST) 교수(IT경영)는 “국내시장 같이 작은 시장에서는 브랜드 하나를 알리는 비용이 적기 때문에 그런 얘기(갤럭시노트 브랜드 포기)가 나온다”며 “글로벌 시장에서는 (갤럭시노트7을) 쉽게 교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갤럭시노트7 폭발에 대한 원인 규명이 가장 중요

최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7을 잃어버린 삼성전자는 갤럭시S7시리즈에 대한 마케팅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갤럭시노트7에 새로 당장해 큰 인기를 끌었던 블루코랄 모델이 갤럭시S7이나 S7엣지에 적용돼 다음 달에 나올 예정이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의 수요자들은 최신 스마트폰을 원하는 고객층이고 경쟁작인 아이폰7이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에서 갤럭시S7시리즈로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삼성전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갤럭시노트7 폭발에 대한 원인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규명하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갤럭시S8에 삼성전자 IM 사업부의 운명이 걸린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지 않고는 신제품 출시가 독이 될 수 있다.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이번 실패로 갤S8의 출시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지만, 제품 출시를 앞당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한두 분기 실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명확한 원인 파악과 철저한 대비가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갤럭시S8이 조기 출시된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삼성의 신제품 구매에 상당한 검증기간을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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