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서강대학교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가 이끄는 공동연구팀이 국제로봇대회 ‘사이배슬론(CYBATHLON)’에서 동메달을 따는 쾌거를 이뤘다. ‘입는 로봇(엑소레이스)’ 종목에 유일한 한국팀으로 출전, 독일과 미국에 이어 3위로 입상하며 전세계에 우수한 한국 기술력을 증명하였다.

사이배슬론은 장애인 보조로봇 기술 등 의·공학 분야의 최고 기술이 모여 겨루는 국제대회로 ‘아이언맨 올림픽’으로 불린다. 지난 10월 8일 스위스에서 개막, 대회 현황이 생중계로 전세계에 생생하게 전달될 만큼 많은 관심을 모았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엑소레이스, 로봇의수, 로봇의족, 기능성 휠체어, 전기자극 자전거 등 6개의 종목 가운데, 서강대 공동연구팀은 가장 주목받는 입는 로봇 종목에 출전해 입상했다.

선수로 출전한 김병욱씨(42)는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장애인으로,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20년 만에 두발로 걷게 되었다. 그는 서강대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 ‘워크온(Walk-on)’을 착용하고, 앉기와 서기, 장애물 통과, 앞경사로 통과, 징검다리 건너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 5개 미션에 도전하여 모두 성공했다.

▲ 서강대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입는 로봇 ‘워크온’

연구팀이 세계 3위라는 성적을 내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작년 6월 사이배슬론 지원서를 제출하고, 두달 뒤인 8월에 스위스 주최 측에서 서류검토를 통한 출전 예정자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워크온 수트’ 로봇 개발에 몰입했다. 올해 3월 워크온의 1차 시제품이 완료되고, 세브란스재활병원에서 보행훈련이 진행되었다.

연구·개발의 총책임자인 서강대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는 “5천여명의 관중들이 한 목소리로 우리 팀을 응원해주고 선수의 이름을 불러줄 때 가슴 벅찬 감동을 느꼈다. 모든 사람들이 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응원해 주고 있었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경쟁이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일어서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김병욱 선수는 “오랫동안 힘들게 준비했는데 대한민국의 로봇기술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 뒷줄 왼쪽부터 최정수(서강대 박사과정), 장명철(세브란스 물리치료사), 공경철 교수(서강대 기계공학과), 정평국(서강대 박사과정), 나병훈(서강대 박사과정), 나동욱 교수(세브란스재활병원), 앞줄 김병욱 선수

이번 대회에 출전한 공동연구팀은 서강대 기계공학과, 로봇개발업체 SG메카트로닉스, 세브란스재활병원으로 구성되었다. 서강대 연구팀은 로봇 기구·제어알고리즘·회로 및 전자장비 설계를 맡고, SG메카트로닉스는 로봇 제작을, 세브란스 재활병원에서는 장애인 선수의 임상훈련을 맡았다. 한편, 이번 사이배슬론 대회 참가 준비에 서강대 LINC사업단의 지원을 일부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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