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최근 중국 가전 기업이 잇따라 호전된 3분기 실적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수익성 악화로 침체 일로를 걸었던 중국 기업이 성장세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비결은 바로 ‘인터넷’을 이용한 수익 창출에 있었다.

지난 26일 창홍(长虹)이 발표한 3분기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1~3분기 매출은 484.99억 위안으로 지난해 보다 5.53% 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창홍 관계자는 “올해부터 창홍의 TV 사업에 변화가 생길 것이며 사용자들을 운영의 주체로 삼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을 발생키고 있다”이라고 최근 수익 성장의 비결에 대해 말했다.

인터넷TV를 판매하는 러스왕(乐视网) 비롯해 하이센스, TCL 등이 모두 3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판도 변화를 보여줬다.

중국 증권일보에 따르면 중국 가전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흑색가전 상장 기업의 3분기 실적을 보면, 실적의 대부분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흑색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의 가속화로 백색 대기업 가전의 실적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멀티미디어 전략의 가속화로 전반적인 실적이 호전되는 ‘변곡점’을 돌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흑색가전 이익률 상승...“인터넷 모델 잘 나가네”

올해 흑색가전 기업의 3분기 실적을 보면, 업계 실적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이엔드와 대화면 기기 등 비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흑색 가전 비즈니스 모델이 자리를 잡은 덕이다. 흑색 가전 ‘생태계’를 조성하고 게임, 증강현실(AR), 교육, 사교, 전자상거래 등 새로운 요소가 부단히 접목되고 있다. 올해 1~3분기 TV 부문의 이익률도 개선세를 보였으며 해외 시장에서 성장 역시 호조세를 보였다.

러스왕이 지난 24일 내놓은 3분기 재무 보고서를 보면, 회사의 매출은 167.95억 위안으로 지난해 보다 100.54% 성장했다. 매출 증가의 주 원인은 ‘슈퍼 TV’의 판매가 호조를 보인 덕으로, 회원을 대상으로 매기는 과금 모델과 광고 비즈니스가 빠르게 성장했다.

매출의 급속한 성장과 이익의 안정적인 성장으로, 이 회사는 3분기 4.93억 위안의 영업이익을 달생했다.

하이센스가 25일 공개한 3분기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20.75억 위안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 보다 0.2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회사의 상품이 ‘하이엔드’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으며, 디스플레이 가격이 상승한 것이 단말기 판매가의 상승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TCL멀티미디어도 같은 날 3분기 재무보고서를 발표했으며, 고급 모델의 선전이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 TCL의 스마트TV 판매량은 지난해 보다 12.5% 뛰어올라 351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이 회사 전체 LCD TV 판매량의 63.1%를 차지한 것이다. 이중 4K TV 판매량은 191만대에 달해 역시 이 회사의 모든 LCD TV 판매량의 34.3%를 차지했다. 기본적으로 대화면 TV의 판매량 비중이 상승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TCL의 55인치 이상급 제품 판매량이 이 회사의 전체 LCD TV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7.8%에서 올해 26.5%까지 올랐다.

■ 상품 구조의 ‘하이엔드화 뚜렷’

가전 시장의 ‘하이엔드화’가 가속화되면서 하이엔드 LTPS LCD 모델 역시 수요 대비 공급이 달릴 정도다. 올해 하반기 이래 글로벌 디스플레이 가격 하락이 멈추면서 인치당 가격 역시 상승하고 있으며 BOE를 포함한 디스플레이 제조기업들의 실적 역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창홍은 올해의 ‘다크호스’다. 올해 상반기 상품의 구조가 지속적으로 최적화되면서 창홍의 TV 비즈니스 이익률은 18.79%에 이르렀다. 스마트TV 판매량 비중은 지난해 보다 20%P 올랐으며 UD 초고화질 TV 판매량 비중은 15%P 늘었다.

창홍의 관계자는 “스마트TV ‘CHiQ TV’가 출시된 지난 3년 간 시장의 반응은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다”며 최근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CHiQ TV는 창홍 TV 비즈니스 판매량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판매량 비중도 40%에 달한다. 창홍 TV 상품의 비즈니스 구조가 개선되고 있는 셈이다.

▲ 창홍의 CHiQ TV

이와 동시에 3분기에 창홍의 스마트 TV 플랫폼 UP 플랫폼에 CHiQ 2세대 냉장고, 스마트 공기관리기 및 CHiQ 인공지능 TV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창홍의 사업 모델 변화를 통한 시장 몰이에 힘을 싣고 있다.

창홍 산하의 화이야숴(华意压缩)의 1~3분기 매출 역시 51.54억 위안을 기록했다. 화이야숴는 중국에서 냉장고 시장의 27.7%를 차지했으며 업계 공룡 지위를 지키고 있다. 또 창홍 산하의 메이링의 1~3분기 매출도 99.97억 위안으로 지난해 보다 16.24% 성장했다.

창홍증권의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 년간 가전 업계의 온라인 판매가 증가하고 있지만 제조사들이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차별화’ 전략을 시행하면서 ‘하이엔드 제품’을 오프라인에 판매해 올해 3분기 오프라인 판매량이 급속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올해 1~3분기 중국 가전 기업의 실적이 상승한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또 “유통 채널의 지속적인 개선세로 제조사들의 이익은 더욱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 백색 가전 변곡점 돌다...멀티미디어 전략 시동

중국의 흑색 가전이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면, 백색가전 공룡들은 ‘멀티미디어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1~3분기 흑색가전의 경기가 비교적 개선되는 움직임을 보인데 이어, 백색가전의 환경 역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최근 TCL이 발표한 2016 3분기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1~3분기 TCL그룹의 매출은 776.9억 위안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83% 올랐다. 영업이익은 20.4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3분기 실적의 개선세에 힘입은 것으로,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주목할만하나 점은 3분기 TCL의 영업이익이 12.5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140.3% 올랐다는 점이다. 최근 TCL은 70억 위안의 세탁기 프로젝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목을 끈 바 있으며 이미 올해 무오염 드럼 세탁기 등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에어컨을 중심에 둔 백색가전 비즈니스 부문을 보면, 이 분야 대기업인 하이센스의 3분기 영업이익이 87.81% 성장해 8.32억 위안에 이르렀다. 이중 3분기 실적이 두드러졌으며 매출 역시 30.11% 늘었다.

또 다른 백색가전 공룡 거리(格力)와 미디어(美的)는 아직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증권일보는 “주목할만한 점은 ‘신재생에너지 자동차’를 포함해 가전기업이 뛰어드는 새로운 분야”라며 “상반기 미디어는 가전 기업을 세 개나 인수하면서 사업모델 확장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백색 가전 공룡 하이얼은 3분기에 중저가 제품의 선전이 돋보이면서 냉장고 사업이 성장세를 보였다. 8월 에어컨 판매량이 26.9% 상승했으며 3분기 매출이 15% 올랐다. GE와의 인수에 들어간 비용을 감안했을 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23%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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