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IT 강국 코리아'라는 단어는 이제 먼 옛날의 추억이 됐다. 지난 수년간 중국의 거센 추격에 한국의 IT 경쟁력은 이미 추월당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도 수백, 수천개에 달하는 중국의 창의적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전세가 역전된 한국의 인터넷 및 IT 기업들은 이제 중국을 벤치마킹해야 할 상황이다.

최근 알리바바, 샤오미 등으로 대표되는 중국 인터넷 대기업들이 잇따라 가정 내 거실을 공략하는 전략을 내놓고 ‘거실 경제’의 주도권 전쟁에 돌입했다.

중국 언론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 가전기업들이 과거 외자 기업의 OEM에 머물다 생산 역량을 높였지만, 브랜드와 이익 방면에서 글로벌 기업에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보고 있다. 이에 최근 중국 인터넷 대기업들은 생산 사슬에서 주도적인 지위를 가질 수 있는 ‘거실 경제’ 경쟁에 돌입해 전통적인 가전 제조업과 승부를 펼치고 있다.

■ 거실에 뛰어드는 인터넷 대기업들

알리바바그룹의 디지털엔터테인먼트사업부(이하 알리디지털엔터)는 최근 요우쿠(优酷)를 중심으로 하는 알리바바의 발전 전략을 공개했다. 동시에 ‘가정 엔터테인먼트 전략’의 비전도 내놨다. ‘중국인과 중국어권 가정을 위한 1위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동시에 알리디지털엔터는 ‘TV 생태계 Inside 계획’이란 이름의 스마트TV 협력 동맹 전략도 내놨다.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최근 알리디지털엔터와 협력한 스마트TV의 누적 출하량이 1000만대를 넘어섰으며 알리디지털엔터의 ‘TV 생태계 Inside 계획’의 협력 파트너에는 하이얼 콩가,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샤프, 필립스, WHALEY(微鲸) 등 유명 기업이 모두 포함돼 있다.

경제참고보가 인용한 알리디지털엔터의 리졔(李捷) 사장은 “가정 엔터테인먼트 전략에서, 알리바바가 가장 역량을 발휘할 수 부분은, 인터넷 기술과 빅데이터 및 클라우드 우위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화슈(华数), CIBN 등 콘텐츠 기업과 긴밀히 협력해 인터페이스와 콘텐츠를 무기삼아 생태계 자원을 구축하고 협력 파트너들과 함께 글로벌 수천만 가정에 혁신적이면서 맞춤화된 풍부한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대화면에서 가능케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중국의 인터넷 대기업들이 가전 제조업체와 함께 '거실 경제'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플리커)

알리바바 이외에도 많은 인터넷 기업이 ‘거실’로 돌진하고 있다. 올해 6월 쥐리미디어(聚力传媒)가 가정용 인터넷 전략을 내놓고 ‘가정용 인터넷 산업’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선포했다. 쥐리미디어의 미신(米昕) 총재는 “중국 가정 인터넷 업계에 뛰어드는 사업자가 매우 많지만 시장의 골격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며 “쥐리미디어는 정책에 부응해 이 ‘대화면’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 자본 구조를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러에코(乐视), 샤오미 등 역시 스스로 가진 인터넷 생태계를 기반으로, ‘거실경제’ 주도권 잡기에 한창이다. 생태계 사슬을 강화하기 위해, 러에코는 22.67억 홍콩위안을 TCL멀티미디어(TCL多媒体)에 투자해 주주가 됐으며, 양측은 ‘거실경제’와 대화면 사용자를 위해 혁신적인 상품의 공동 연구개발과 우수한 콘텐츠 및 수직형 서비스 영역에서 공동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경제참고보가 인용한 중국의 컨설팅기업 이관즈쿠(易观智库)에 따르면, 스마트TV는 개인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 이외에 거실의 4번째 화면ㄴ으로, 거실의 핵심 미디어다. 중국 경제 소비 구조의 성장모델 업그레이드와 가정 내 광대역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 및 개선으로, 거실 경제가 자라나는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고자, 많은 기업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 ‘거실’은 그 자체로 중요한 시장

중국의 전문가들은 대화면화와 개방화, 스마트화의 특징을 가진 스마트TV의 잠재적인 경제가치가, 스마트TV 사용자의 규모와 활동 정도에 따라 부단히 높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영상 콘텐츠와 앱,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대한 잠재 공간을 생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히, 스마트TV를 중심으로 하는 거실 경제는 ‘슈퍼급’ 시장이다. 경제참고보는 “최근 인터넷 기업들은 TV 산업사슬을 리모델링하고, 거실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서, 하드웨어를 돌파구로 삼아 콘텐츠와 앱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신(米昕) 총재는, “2011년 말 이래 PC와 모바일 접속자는 이미 한계에 부딪쳤으며, 스마트TV 시장의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TV 대화면이 최후의 ‘접속 노다지’가 됐다”고 묘사했다. 영상 콘텐츠와 앱, 부가가치 서비스를 가져다주면서 엄청난 성장 잠재력을 안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터넷 TV의 대화면이 가진 매력은 사용자들과 제조업자들을 다시 ‘거실’로 끌어당기고 있는 셈이다. 해외 투자 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TV 인터넷 생태계의 구축은 2014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으며 이후 하드웨어 기업들과 인터넷 기업들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급속한 진전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다. 2016년은 인터넷 스마트TV 업계에 진정한 의미에서 ‘변화의 원년’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경제참고보는 “인터넷 기업들의 추진력 아래, TV 기업들 역시 최근 ‘인터넷+’ 전략, 혹은 콘텐츠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거실 경제에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하이센스의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3분기까지 하이센스 인터넷 TV 사용자는 200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중 중국 국내 사용자 수는 1700만명을 돌파했다. 사용자 수가 누적됨에 따라 운영 인프라도 갈수록 성숙해지고 있으며, 회사는 2016년 매출이 1.5억 위안이 되면서 처음으로 이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전통적인 가전 기업은 ‘들러리’로 전락

컨설팅 기업 이관즈쿠의 연구 보고서는 “향후 거실 경제의 경쟁은 우수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면서 스마트TV를 매개로 삼아, 거실의 스마트 기기가 생태계로 결합됨으로써 사용자들의 거실 영화관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동시에 사용자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수요가 광범위한 생활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알리디지털엔터 사업부 TV연맹의 리구웨이(理贾伟) 총재는 “전통적으로 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하던 TV 산업 사슬은 이미 질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으며, 오늘날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와 콘텐츠, 앱이 결합한 스마트TV 생태계 사슬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같은 산업 사슬은 변화할뿐 아니라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러한 큰 흐름에 따라, 어떤 기업도 ‘독립적’인 산업 사슬을 구축하기 어렵게 됐으며, 필수적으로 여러 기업이 자신의 강점을 살려 공동으로 완성해갈 수 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중국의 또 다른 컨설팅 기업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의 TV 시장에 진출한 인터넷 TV 브랜드는 5개에 불과했지만 2015년 9개 였으며 2016년에는 4개 기업이 추가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터넷 TV 시장이 갈수록 더 많은 기업의 먹거리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인터넷 TV가 가져다 주는 거실 경제의 비즈니스 기회에 대해, 알리디지털엔터 관계자는 “과거에 사람들이 하드웨어 브랜드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콘텐츠의 중요성이 끊임없이 높아짐에 따라, 향후에는 하드웨어와 콘텐츠의 서비스를 동시에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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