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효정 기자] 중국 언론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후유증’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폭발 사건으로 인해 유발된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후속 처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에서는 삼성이 중국에서 20%의 인력을 감원할 것이며 감원 인원 수가 약 1000명이 이를 수 있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텅쉰커지(腾讯科技)는 “아직 삼성전자에 확인할 수는 없지만 갤럭시노트7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으로 봤을 때 감원은 이해가 가는 수순”이라고 전했다.

■ 삼성전자 ‘중국 시장서 신뢰회복 급선무’

갤럭시노트7의 리콜로 삼성전자가 가시밭길을 걷고 있음을 지적했다. 텅쉰커지는 “3개월 전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하반기 모바일 사업 전망은 매우 밝았다”면서 “하지만 갤럭시노트7의 폭발 소식이 연이어 들리면서 비행기에서 조차 금지되고 사용자들이 해를 입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삼성전자는 결국 갤럭시노트7을 리콜하기에 이르렀다”고 되짚었다.

스마트폰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글로벌 ‘리콜’이 이뤄졌고, 이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 3분기 실적에 치명타를 입혔다.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도 7.4조원에서 1년 만에 30% 가량 내려간 5.2조원에 그쳤다. 이중 삼성 모바일 사업의 영업이익은 전년에 비해 96% 줄어들었다. 삼성 측은 “갤럭시노트7 폭발 사건이 모바일 사업의 분기 영업이익을 6년전 갤럭시 시리즈를 처음 내놨을 때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이 지적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는 떨어진 신뢰도의 회복이다. 텅쉰커지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 외에도 삼성이 가장 우려해야 할 것은 브랜드 신뢰도와 시장 지위의 상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중국 시장에서 이 제품에 대한 조치가 늦어지면서 삼성 브랜드에 엄청난 영향을 입혔다”고 덧붙였다.

모건스탠리가 최근 발표한 스마트폰 구매 의향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을 사겠다는 중국 소비자 비율은 15%에 그쳐 화웨이의 추월을 허용했다.

삼성중국의 직원인 최인주씨는 텅신커지와 인터뷰에서 “초기 삼성은 이 사건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으며 애플의 아이폰을 포함해 어떤 휴대폰 브랜드도 일부 문제 상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하지만 생각지 못하게 이번 일의 영향은 매우 컸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가 갤노트7 리콜 등 일련의 사태로 중국서 인력 감소가 예상된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중국 시장에서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지만 최근 최순실 사태로 인해 복잡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 중국서 내리막길...비공식 감원 통지설로 ‘흉흉’

비록 삼성전자가 여전히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맹주라고 하도 중국 시장에서는 하락세를 면치 못해왔다.

삼성전자의 최근 재무 보고서에 따르면 스마트폰 판매량은 중국 시장에서 3년 연속 하강세를 이어왔으며 감소 폭은 각각 18%, 16%, 15%에 이르렀다. 중국 시장의 매출 측면에서 삼성의  역량 역시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과거 3년 간 매출이 40.1조원, 33조원, 31조원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텅쉰커지는 “2013년 삼성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1위였지만 중국 본토 브랜드의 부상으로 제왕의 자리를 빼앗겼다”며 “이후 판매량은 중국에서 5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화웨이, OPPO, vivo와 샤오미 등 가성비 높은 휴대폰에 밀려났다”고 설명했다.

실적이 나빠지면서 ‘감원’은 IT회사로서 피할 수 없는 수단이 됐다고 텅쉰커지는 덧붙였다. 지난해 9월, 스마트폰 판매량의 침체로 삼성전자 본사는 10% 인력을 감원했다고 알려지자 이후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감소로 인한 감원 루머를 부인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반면 이번 감원 소식은 사실일 것으로 중국 언론은 예상하고 있다. 텅쉰커지 취재에 따르면 삼성 내부 직원들은 중국 시장에서 감원에 대한 발표는 정식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내부에서 ‘구전’으로 통지가 이뤄졌으며 그 비율은 지역 마다 다를 것이며 가장 낮게는 9% 가량, 높게는 20% 가량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이미 대규모 감원을 실시한 바 있으며 원가 절감을 위해 1만명에 가까운 직원을 감원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에서 올해 3월까지 삼성전자 본사에서는 2480명이 줄어들었으며 총 직원수는 9만6902명으로 감소했다.

중국 삼성의 최인주씨는 텅쉰커지와 인터뷰에서 “중국 현지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으나 갤럭시노트5, 갤럭시 S6와 엣지 판매량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유통과 판매 관련 인력들이 감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 리콜 사건 이전 삼성은 S7과 S7엣지 판매량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스마트폰 실적 회복세를 보이면서 감원설이 잠잠해졌으나, 갤럭시노트7의 영향으로 다시 감원설에 휩싸이게 됐다고 텅쉰커지는 전했다.

텅쉰커지에 따르면 중국의 다른 제조기업들은, 올해 인력 채용 과정에서 삼성 출신 직원의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이미 예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이 공식적으로 감원 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시장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감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중국 시장의 예측이다. 문제는 신뢰도 회복이다. 텅쉰커지는 “감원은 시간의 문제이지만, 브랜드 신뢰도 손상은 감원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남은 후유증 극복해야 하는데”...‘최순실 사태까지’ 엎친데 덮친격

갤럭시노트7 리콜 사건은 삼성을 가로막았지만 삼성이 상품 전략을 전면적으로 수정해야 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텅쉰커지는 한국 매체 보도를 인용해, 삼성의 고위층이 과거 수년간 줄곧 휴대폰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를 꾀해왔다는 사실도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향후 매년 1대의 하이엔드 스마트폰 기종을 발표하고 상품의 품질을 높이는데 더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통해 갤럭시S8에 집중하는 한편 갤럭시노트8은 사라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2011년부터 삼성은 1년에 2개의 휴대폰을 출시하는 ‘플래그십폰 출시 전략’을 세웠으며 갤럭시S 시리즈는 2011년 발표된 이후 상반기에 선보여지고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하반기에 공개돼 왔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폭발사건 발생 이후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노트’ 브랜드가 없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텅쉰커지에 따르면 한 삼성전자의 협력회사는 삼성전자가 최근 두 개의 플래그십 전략을 수정하는 내용의 통지를 하지는 않았지만 폭발사건 이후 부품 공급업체에도 상당부분 영향을 줬으며 최근 노트7이 가져온 부정적인 영향을 어떻게 벗어나야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소비품안전위원회(CPSC)는 삼성 미국법인과 공동으로 미국에서 세탁기에 대한 리콜을 발표한 바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삼성 세탁기에 대해 접수된 고소건은 733건에 달한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텅쉰커지는, 최근 필리핀과 캐나다 등 일부 매체가 갤럭시 S7 엣지에도 노트7과 유사한 결함이 나타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더 나아가 최근 ‘최순실 사태’가 삼성그룹에 대한 검찰 조사로 번지면서 우려를 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부연했다. 삼성은 현재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구도 완성에 방점을 찍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대주주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에 관한 의혹 등 최순실과 청와대 개입 의혹에 대해 검찰의 조사가 시작되는 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설상가상의 사건이 겹치면서 많은 소비자들은 삼성에 대한 우려를 더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텅쉰커지는 “삼성이 스마트폰 제왕의 자리를 언제즘 다시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라며 만약 삼성이 빨리 효과적인 구제책을 실시하지 않으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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