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투데이 김동규 기자]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현지 업체인 오포(OPPO)와 비보(VIVO)가 선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대응 방안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이 전과는 다른 중국 시장 전략으로 점유율 탈환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오포와 비보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불과 4년 전 까지만 하더라도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대에 불과했던 두 회사는 올해3분기 점유율에서 각각 18%와 16%로 1위와 2위로 뛰어 올랐다. 전까지 1위를 지켰던 화웨이는 15%의 점유율로 3위로 내려앉았다. 애플이 7%의 점유율로 4위, 삼성전자는 5%로 5위에 그쳤다.

오포와 비보의 중국시장 대약진의 첫 번째 이유는 ‘마음 마케팅’이다. 대도시가 아닌 작은도시와 시골에서 수 만개의 매장을 통해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서 폰을 판매하는 전략이다. IDC 애널리스트 진 디(Jin Di)는 “오포와 비보는 그들의 수익을 로컬 판매상들과 나눈다. 이것은 엄청나게 활동적이고 충성적인 세일즈 네트워크를 만들었다”며 오포와 비보의 약진 이유를 블룸버그 통신에 밝혔다.

두 번째 이유는 ‘가격’이다. 성능이 좋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가격이 애플이나 삼성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이다. 애플의 아이폰7S가 5388위안(28일 기준 91만6000원)임에 비해 오포의 R9플러스의 가격은 2999위안(약 50만 6000원)으로 40만원 가량 저렴하다. 비보의 최고급 프리미엄 폰인 엑스플레이6도 4498위안(76만원)으로 애플보다 저렴하다.

▲ 오포 R9 플러스. (사진=씨넷 캡처)

삼성전자로서는 이런 상황에 격세지감을 느낄 법도 하다. 2014년까지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20%가량을 유지하며 공고하게 1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현재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과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투트랙’ 전략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불과 2년 만에 점유율이 4분의1로 줄었기 때문에 특단의 방법이 요구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장중혁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전략에서 보다 확실하게 스마트폰 사이의 경계 벽을 확실히 만들었어야 한다. 최고급 스마트폰과 저가 스마트폰 중 하나에만 집중해야 했는데 그렇게 못한거 같다”며 “지금이라도 새로운 전략을 짜야 한다”고 밝혔다.

오포와 비보의 ‘마음 마케팅’전략을 참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됐다. 이준영 상명대 교수(소비자주거학과)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보고 하는 마케팅이 일종의 종합 세일즈 컨설턴트처럼 보여 소비자들의 마음을 끌 수 있다”며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인적 판매망을 강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조만간에 중국에 특화된 스마트폰인 갤럭시C시리즈의 최신판 갤럭시C7프로를 중국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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